찬미예수님!
“예수님께서는 성령의 인도로 광야에 나가시어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사순 시기는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시기’라고 합니다.
그래서 교회는 모든 그리스도인이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도록 사순시기를 시작하는 재의 수요일을 맞이할 때마다 기도와 자선과 단식과 관련된 복음 말씀을 묵상하게 합니다.
그럼 어떤 면에서 기도와 자선과 단식이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게 하는 수단이 되는지 생각해 봅니다.
먼저, 기도는 하느님과 나와의 관계를 재조정하는 것입니다.
기도는 하느님과의 대화, 만남입니다.
그래서 기도안에서 그동안 소흘하였던 아버지와 자녀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살다 보면 인간이 하느님의 자리에 앉게 되고, 즉 나의 뜻이 하느님의 뜻인 양, 내가 하느님을 좌지우지 하며 하느님을 피조물처럼 여길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기도를 통해 내 삶의 중심, 즉 하느님을 본래의 자리에 모시고,
인간은 한 줌 재로 돌아갈 연약한 존재임을 고백하게 됩니다.
하느님을 하느님의 자리로, 나를 나의 자리로 돌아가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처럼 기도를 통하여 하느님 사랑이 완성됩니다.
자선은 무엇입니까? 나와 이웃의 관계를 재조정하는 것입니다.
자선은 나 자신의 욕심과 이기심, 시기와 질투로 소유하고 있는 모든 것이
사실은 나만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본래의 주인에게, 빼앗긴 이들, 가난한 이들에게 돌려주는 것이 바로 자선입니다.
그런데, 자선을 실천하기 위해
우리는 주변 이웃들의 아픔과 어려움에 대해 이해하고 알고 동참하게 됩니다.
따라서, 자선을 통하여 이웃 사랑의 마음을 새롭게 합니다.
그리고 단식이란 무엇입니까? 나와 나 자신의 관계를 재조정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요, 그분의 제자로서 살아가려 합니다.
그러나, 그분의 가르침과 계명, 그분처럼 살지 못하는 모습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즉, 복음적 삶을 지향하는 이상적인 나와 현실적인 나와의 괴리,
그리고 하느님을 따르는 나와 그렇지 않은 나의 분열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러한 우리들은 단식을 통하여
그동안 좋지 않은 습관들, 악습을 고치고 헛된 욕망을 버리는 것, 그리하여 본래의 자신의 위치에 돌아오게 됩니다.
따라서, 단식은 내 안의 나쁜 것을 제거해 내는 영혼의 정화를 통하여
하느님이 사랑이 사랑하는 나를 나 자신도 사랑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바로 이렇게 기도를 통해 하느님과 나, 자선을 통해 나와 이웃, 단식을 통해 나와 나 자신의 관계를 재조정함으로써 우리는 본래의 자리, 하느님이 바라시는 모습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사순시기는 회개와 정화의 시기입니다.
사순시기의 첫 주에 우리는 악마의 유혹에 대한 이야기를 복음으로 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열심히, 성실히, 복음적으로 살려고 할 때 악마의 계교가 활발하고 활동하기 시작할 때임을 이야기하는 듯합니다.
오늘은 예수님께서 겪으신 악마의 유혹을 보며 악마의 유혹의 습성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먼저, 복음은 예수님께서 사십일을 밤낮으로 단식하며 몹시 시장하실 때, 악마의 유혹이 시작됨을 알려줍니다.
즉, 유혹은 우리가 육체적으로, 영적으로 약해질 때, 힘들 때 쉽게 다가옵니다.
띠라서, 우리는 우리의 한계에 다다랄 때나 약해질 때에 강한 힘을 주시는 주님을 찾아야 하겠습니다.
아니, 우리가 영육간에 약해지지 않을 수 있도록 주님안에서 영육간에 건강함을 유지해야 하겠습니다.
두 번째로, 복음에서 악마는 예수님께 말합니다.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이 돌더러 빵이 되라고 해 보시오.”
이는 하느님 없이 자신의 힘으로 한 번 해보라는 악마의 속삭임입니다.
악마의 유혹은 우리의 삶 안에서 하느님을 제외시키려 합니다.
“너두 충분히 할 수 있어 너가 하고 싶은대로 해”라고 속삭이며 하느님 없이 자신의 힘으로 사는 삶으로 우리를 유혹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하느님 없이 한순간도 살아갈 수 없는 존재임을 잊지 않고 늘 기억하며 유혹을 이겨내야 하겠습니다.
세 번째로, 예수님을 유혹하는 악마를 보면, 악마도 성경 말씀을 인용하며
마치 자신도 하느님의 편에 있는 것처럼 인간을 유혹합니다.
이는 우리들의 삶 안에서 식별, 판단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악마의 유혹의 목소리는 안주 간교합니다.
하느님에게서 오는 목소리인지,
아니면, 악마의 달콤한 속삭임인지 알 수 없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여기서 식별의 기준은 아마도, 예수님께선 말씀하신 복음을 따르는 길인지,
그리고 주님이 말씀하시는 참된 행복으로 이끄는 것일지가 기준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주님안에서, 성령의 빛 안에서 잘 식별해 나가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악마는 떠나갔으나, 늘 다음 기회를 노리고 떠나갑니다.
즉, 악마의 계교는 평생 계속될 것입니다.
그러나, 유혹에 넘어가고 안 넘어가고는 우리 각자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끝까지 그 유혹에 저항한다면,
악마는 더이상 어쩌지 못하고 늘 다음 기회를 노리고 떠나갈 것입니다.
주님의 은총과 도우심으로 끝까지 저항하려고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사순시기에 우리는 참 그리스도인, 예수님의 참다운 제자가 되기 위해
회개와 정화를 삶을 살아가려고 합니다.
이 40일간의 수련의 시간에 악마의 속삭임에서 넘어가,
어둠으로, 죄로 넘어가서는 안 될 것입다.
주님께서 가르치시는 참된 기도와 자선과 단식을 통하여
주님의 자녀다운, 제자다운 본래의 모습을 회복하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광야에서 사십 일 동안 사탄에게 유혹을 받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