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22일 브라짜 필하모니를 지휘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브라짜 필하모니 단원들은 기분좋게 반겨준다.
연습중에 누군가가 솔로파트를 연주하면 모두가 와 하고 박수를 쳐준다.
내가 보기에는 헛점이 많은데도 단원들은 매사에 서로 칭찬을 하면서 아껴주고 위로해준다.
이 작은 도시에 어떻게 이런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생기게 되었을까 궁굼하여 물었더니 이유가 있었다.
한때 브라짜에는 불가리아 최고의화학공장이 있어서 돈이 넘쳤고 또 엄청난 직원들을 위하여 정책적으로 오케스트라 만들었단다.
그런데 화학공장이 망해서 나간후부터 재정이 감소하고 또 감소되어 단원수를 줄이게 되었단다.
줄이는 데에도 한계가 있기에 그때부터는 단원들의 월급을 깍았다.
그래도 재정이 힘들어지자 몇명의 단원들이 돌아가면서 거의 무보수로 일을 하게 되었단다.
그래서 지금은 정기적으로 월급을 받는 단원은 40명도 되지않고, 그때 그때마다 객원단원을 초대하고 있단다.
하여간
도시의 규모나 열악한 재정상태에 비해서 오케스트라는 좋은 사운드를 내고있으며 최선을 대해서 연주하고 있다.
지휘료를 받아가는 자체가 미안하여서 단원들에게 식사대접을 하였다.
단원들 중에는 부부나 모녀, 부녀가 많이 있다.
첼로수석은 지휘자의 부인이며, 악장 옆자리에 앉은 여자는 악장 부인이다.
내가 보기에는 악장의 부인이 더 잘하는 것 같다
이번에 가보니 소피아 국립음악대학에서 공부를 마친 악장 부부의 딸도 바이올린 단원으로 앉아 있었다.
그 뒤자리에는 늙은 아버지와 딸이 같이 연주하고 있으며, 사진의 오른쪽여자와 딸도 제2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다.
첼로와 다른 파트에도 이런 가족들이 있는데, 이들은 항상 웃으면서 좋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헤무스호텔은 정감이 가는 호텔이다.
가격이 저렴해서일까?
호텔안에서 전식.본식.후식에 특별한 아이스크림까지 시켜도 유럽식당 본식 하나 가격이면 된다.
시내중심에 자리잡아서 위치도 좋고 또 전망도 좋다.
공연장은 시청과 붙어있는데 공연장 들어가는 문은 따로있다.
공연장앞에는 불가리아는 물론이고 러시아 문제를 만든 키릴형제의 동상이 서있다.
아는 사람들은 알듯이 러시아 글자를 전파한 사람은 불가리아의 키릴 형제다.
10월말에는 어김없이 안개가 많이 끼어있다.
그래서 호텔 이름이 "해무스"인가?
소피아 국립 오페라단은 지휘할 때마다 소피아 그랜드 호텔이나 동급의 호텔을 잡아주었다.
호텔에 VIP 손님을 가끔 초대하고 대신 호텔을 스폰서 받았단다.
호텔은 왠지 감옥같고 갑갑한데, 소피아 그랜드호텔은 모든 방들이 크서 갑갑함이 덜하다.
내돈 내고는 자기 힘든데 - 이것은 지휘자가 누리는 혜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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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처음으로 불가리아에 입성했던것 같다.
스타라자고라 오페라단과 리골레토, 라 트라비아타, 갈라음악회 등 을 지휘했고, 슈멘필하모니와 또 다른 오케스트라도 지휘했다.
불가리아 사람들은 돈 문제만 아니면 순박하고 낙천적인것 같다.
유럽에 속새 있지만 유럽과는 다르고 음악적인 주법은 오히려 슬라브적이다.
오래전
루마니아에서 국경을 통과하자마자 키릴문자가 나와서 뜻박이었다.
루마니아 바로옆에 있지만 문자나 음악은 다른 색깔이다.
소피아 국립오페라단과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휘가로의 결혼, 오텔로 등 많은 공연을 지휘했었다.
불가리아는 물론이고 대구 국제오페라축제와 인천, 고양 등 순회공연도 가졌었다.
소피아 국립 오페라단도 재정이 넘치지는 않는데, 항상 지휘료를 넉넉하게 주고 또 손님을 잘 챙겨주었다.
보리스 이바노프는 총감독이면서 상임지휘자 였는데 오케스트라 살림도 잘하고 또 음악도 잘 이끌었다.
그분이 나에게 했던말 "왜 당신은 지휘자가 되려고 하느냐? 오페라극장 총감독이 되면 나처럼 마음대로 지휘도하고
재정을 움직이면서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을텐데" 하고 충고했던 말이 떠 오른다.
지금은 80대 중반을 넘었을 보리스 이바노프는 카라얀과도 작업을 했고 세계적으로 활동했는제
지금은 흑해 바닷가의 바르나극장에서 가끔 지휘도하고 쉬면서 여생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안다.
2007년 여름쭘 "베르디 국제 오페라축제에서" 오페라 춘희를 지휘했던 옛날 오페라극장이다.
지금은 연극극장 등으로 활용되고 있는데, 오페라극장이 수리한다고 여기서 공연을 가졌다.
그때 한국대사와 일본. 아르헨티나 등 많은 대사들이 제일 앞자리에 앉아서 박수를 쳐준것이 기억난다.
블가리아는 거의 500년동안 터키의 지배를 받았었다.
이 하나만 보아도 불가리아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이해가 갈 것이다.
한국 같으면 독립군들의 활약으로 엄청난 사건이 일어났을텐데 불가리아는 미미했다.
불가리아의 독립은 어쩌면 러시아의 도움으로 가능하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불가리아는 러시아를 좋아하며, 러시아정교회를 시내 중심에 세웠다.
뿐만 아니라 러시아 병사들을 기리기위하여 이렇게 동상도 세웠고 이지역은 러시아 구역처럼 ...
불가리아 사람들은 순박하고 또 물가가 저렴하여서 노후에 여생을 보내기에 좋은 나라다.
첫댓글 잘읽었어요~
더 찾아 공부해보고 싶네요 ㅎㅎ
반갑습니다.
불가리아에 대한 글을 보니 기회가 되면 지휘자님과 다시 가보고 싶네요.
오랜만에 들렀어요. 요즘 여러가지로 여유가 없네요. 항상 건강에 유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