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약과 비자와 파단행
홍 성 자
우리가 흔히 쓰는 말은 아니지만, 몰약과 비자와 파단행이라는 것이 있다.
성경 창세기 43장 11절에 나오는 단어들인데 궁금해서 알아보았다.
몰약(myrrh)이란? 그리스 명으로 미르라고 하는데 방부제라고 할 수 있겠다. 아라비아 반도에서 자생되던 소나무 과의 발삼나무, 즉 침엽수에서 분비되는 끈끈한 액체로, 고대 이집트에서는 시체를 썩지 않게 하는 방부제로 미이라를 만들 때 활용했다고 한다.
마음을 밝게 높여주는 작용이 있다하며, 한약재로도 쓰는데 어혈제거, 관절염, 항산화제 등으로 광범위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고대부터 나병과 매독을 치료했다 하고, 독사에 물렸을 때 해독제로 사용했다고 한다. 암 치료에 이용했다는 문헌도 있다. 요즘엔 한국에 몰약이 들어 간 치약도 나왔다.
비자란? Pistachio nuts 라고 되어 있는데, 우리가 아는 피스타치오 이다.
피스타치오를 한국인들은 보통 서양은행이라고 부르는데 한국의 은행처럼 생겼으나 효능은 다르다. 열매의 씨로서 볶으면 연두색과 노란색을 띠고 있다. 피스타치오는 옻나무 과의 열매로 중동지역, 지중해 등에서 재배된다. 캐나다의 슈퍼마켓에 가면 쉽게 구입할 수 있고, 견과류라고는 하나 과육을 벗겨 낸 씨앗을 먹음으로 실은 핵과 류 이다. 기원전 7천여 년 전부터 재배했다고 한다.
칼로리와 지방 함량이 가장 낮으면서도 영양이 풍부하여, 나쁜 콜레스톨 수치를 내려주고, 지아잔틴 성분이 많아 눈 건강에 좋으며, 뼈 건강, 두뇌발달, 변비, 피부개선, 기침에 도움, 장 건강 등등 다양한 효능이 있지만 많이 먹으면 좋지 않다고 한다. 또한 모든 견과류처럼 포장을 개봉했으면 가능한 한 속히 먹어야 되는데 산화가 빨리되어 독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모든 견과류에 해당되지만, 특히 피스타치오에서 쩐내가 나면 산패가 됐다는 증거인데, 아플라톡신이라는 독성이 생겨 이는 WHO국제암연구소에서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한 매우 위험한 독소이다. 견과류 알러지가 있는 분은 당연히 섭취하면 안 되며, 임산부도 태아를 기준으로 볼 때 옻나무에서 나오는 성분이 있어 알레르기와 쇼크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피스타치오를 과하게 섭취했을 때도 부작용이 생길 우려가 있다고 하며, 성인은 하루 한번 손으로 쥐어서 한 주먹 정도가 알맞다고 한다. 비자나무로는 바둑판을 만든다고 함.
파단행(巴旦杏)이란? 요즘 우리가 흔히 먹는 아몬드(Almond)이다. 모양이 복숭아씨처럼 생겼고, 견과류라고는 하나 역시 씨이기에 핵과 류 이다. 아몬드 꽃은 복숭아꽃이나 살구꽃처럼 생겼고 4천여 년 전부터 있었다고 한다. 한국에는 없다고 하며 지중해 연안, 터키(튀르키예), 레바논, 페르시아, 서남아시아, 중앙아시아에서 생산되나 현재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대규모로 재배하면서 세계적으로 제일 많이 생산한다.
예전에 한국에서 견과류라고 하면 뭐가 있었나? 호두, 잣, 호박씨, 땅콩, 은행, 정도가 생각날 뿐이다. 아끼다가 뭐된다고 어렸을 적에 어른들이 수정과나 약밥에 조금씩 넣던 귀한 잣을 아끼고 아끼다가 색이 누렇게 되면, 이건 먹으면 안 된다고 가차 없이 버리셨다. 우리들은 그 잣을 주워 다가 성냥개비를 비틀어 뾰족하게 해가지고 그 잣을 꽂아 불을 지폈다. 손가락 사이사이에 몇 개를 끼어서 활활 타면 신난다고 즐거워하던 불장난의 추억이 선명하다.
몰약과 비자와 파단행! 그 옛날 몇 천 년 전에도 있었던 것들이, 지구역사를 보더라도 지진과 홍수와 쓰나미, 산불 등에도 살아남아 지금까지 재배되어 이제는 세계인들이 흔하게 먹고 있다니, 그 또한 감사하고 신기할 따름이다.
너트종류를 자세히 살펴보니 보통 아는 것만 해도 50여 가지가 넘는다.
특히 핵과 류란? 종자제품 즉 씨앗을 말하는데, 씨앗? 억지로 비유를 들어 본다면, 여자가 임신을 하면서부터는 본능적으로 뱃속의 아기를 보호하고 온전하게 낳기를 바라게 된다. 아기를 낳으면 그 아기를 그 여자의 인생에서와 온 세상에서 제 1번으로 소중하게 지키며 키우게 되는데, 아기에게 어떤 불상사가 일어난다면, 어미는 목숨을 걸고 강함을 넘어 독을 품어내기까지 아기를 지키게 되는 원리가 본능적으로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짐승이나 미물들이나 식물들도 마찬가지다. 생명이 있는 것은.......
그럼으로 견과류에는 독성도 있음을 주지하니 많이 먹어지지도 않지만, 좋다고 하여 많이 먹을 일이 아님은 명심할 일이다.
(2023.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