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무자'를 읽고/정약용
인생은 먼 길 가는 나그네 같아
평생토록 갈림길서 헤매는 신세
육경을 즐김이 옳은 일이나
구류九流도 두루 엿볼 생각에
강개한 마음에 병서를 읽어
만고에 한바탕 휘둘러볼 생각했다가
이 생각 진실로 지나치기에
책 덮고 길게 한번 탄식해보네
호기로운 선비는 가까이 못할레라
나 배운 것 바탕 삼아 이용할까 두려움고
용렬한 사람은 가까이 못할레라
나보고 스승 삼자 달려들까 두려움네
초연히 내 갈길 혼자서 걸어가며
내 생각 저으기 위로한다네
천지는 언제나 변하는 거고
도덕이 언제나 높은 건 아니니
이 세상 조화가 미묘하고 빈틈없어
누가 능히 그 연원을 살필 수 있나
신이 머리를 한번 흔들면
연못의 잔고기가 시름에 잠기고
온갖 귀신 거리에 날뛰다가도
푸른 바다 아침 해가 돋는 법인데
때로는 이 이치가 어긋나기도 해
모진 환난 당할까 두렵긴 하나
차분한 마음으로 명교名敎"를 따르노니
이 즐거움 어찌 말로 다할 수 있으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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讀孫武子
人生如遠客 終歲在路歧
六經本可樂 九流思偏窺
慷慨讀兵書 萬古期一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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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략)
출처 - [다산시선] 정약용 지음/공재소 역주/창비2014
<감상>
천지는 언제나 변하는 거고
도덕이 언제나 높은 건 아니니
이 세상 조화가 미묘하고 빈틈없어
차분한 마음으로 성인의 가르침을 헤아리니
이 즐거움 어찌 말로 다할 수 있으리오
♤손무자는< 손자병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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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무자를 읽고/정약용
유단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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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7
23.03.15 10:44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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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장화영 선생님 죄송해요. 댓글 달다가 어찌어찌해서 올린 시가 삭제되어 지금 다시 올립니다.
완벽한 사람도 없고
또한 완벽한 세상도
어쩌면 재미가 없습니다
내 마음속 간직한 성현말씀
이땅의 뿌리입니다
잘 음미해 봅니다
유단천 선생님, 추천시와 수필 게시판으로 이동했습니다.
아침에 다산 시 한편 이라는 제목을 손무자를 읽고/정약용으로 바꿔주셔요~^^
네. 그 제목이 당연하네요. 카페를 천천히 둘러보아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