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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와 백합
 
 
 
카페 게시글
시 와 문학 스크랩 안도현의 연탄재 관련 시 감상
은하수 추천 0 조회 1,264 12.09.30 06:13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안도현의 연탄재 관련 시 감상

 

 

너에게 묻는다 - 안도현 詩(1)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연탄 한 장 - 안도현 詩(2)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 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느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었네, 나는.

 

.......................................................................................................................................................................

 

 

'너에게 묻는다 -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이런 시가 있는지도 몰랐었는데

어제 어느 모임이 있었던 허름한 식당(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B상가 지하 1층)에

별로 크지도 않은 달력 크기만 한 종이에

유성매직펜으로 엉성하게 쓰여 있는 이 시를

그것도 파할 때쯤 알딸딸할 때 보았다.  


오늘 아침에 출근을 하면서

참! 어제 식당에서 본 시가 무슨 시였었지?

기억이 안 났다.

에이, 모르겠다.


그런데 사무실에 들어오면서

연탄이 생각났다.

발로 차지 마라는 것도 생각이 났다.

그래서 이렇게 안도현의 시를 완성(?)해 보았다.


내가 아닌 남을 위해서 나를 불태울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희생과 헌신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그 밑바탕에는 이웃과 공동체에 대한 사랑이 자리 잡고 있겠지만.  <봉래산>


 

연탄 한 장
- 노래 : 안치환, 안도현 시, 강종철 곡 - 삶이란 나 아닌 다른 이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싸늘해지는 가을 녘에서 이듬해 봄 눈 녹을 때까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분명히 알고 있다는 듯이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온 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히 남는 게 두려워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려하지 못했나보다 하지만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아침에 나 아닌 다른 이가 마음 놓고 걸어 갈 그 길을 나는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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