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의 연탄재 관련 시 감상
너에게 묻는다 - 안도현 詩(1)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연탄 한 장 - 안도현 詩(2)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 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느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었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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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묻는다 -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이런 시가 있는지도 몰랐었는데 어제 어느 모임이 있었던 허름한 식당(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B상가 지하 1층)에 별로 크지도 않은 달력 크기만 한 종이에 유성매직펜으로 엉성하게 쓰여 있는 이 시를 그것도 파할 때쯤 알딸딸할 때 보았다. 오늘 아침에 출근을 하면서 참! 어제 식당에서 본 시가 무슨 시였었지? 기억이 안 났다. 에이, 모르겠다. 그런데 사무실에 들어오면서 연탄이 생각났다. 발로 차지 마라는 것도 생각이 났다. 그래서 이렇게 안도현의 시를 완성(?)해 보았다. 내가 아닌 남을 위해서 나를 불태울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희생과 헌신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그 밑바탕에는 이웃과 공동체에 대한 사랑이 자리 잡고 있겠지만. <봉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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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봉래산과 동강 원문보기 글쓴이: 봉래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