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은 누구보다 '정형돈' 이 많이 보인 명절이었다. [도전천곡][우리 결혼했어요] 부터 시작해 [빅스타 X파일][스타 대 동물, 야생 올림픽] 등 정규 프로부터 특집 프로까지 정형돈이 총망라 한 것이다.
이처럼 2008년 들어 한국 예능계에서 차지하고 있는 정형돈의 비중은 과거 1~2년에 비해 훨씬 극대화 됐다. 일명 규라인을 통해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처음 발을 들여 놓은지 3년이 지난 지금, 정형돈은 누구도 무시하지 못할만큼 '예능계의 유망주' 로 성장했다. 정형돈이 가는 길은 어디인가. 그는 지금 어디쯤 도착해 있나.
스탠딩 개그를 주로 하던 개그맨이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들어오면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스탠딩과 버라이어티가 추구하는 지향점이 상당히 다르기 때문이다. 버라이어티 진출 초기, 정형돈이 버라이어티 쇼에 쉽사리 적응하지 못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반된 지향점의 위기를 그는 [무한도전] 의 '어색한 뚱보' 캐릭터로 극복했다. '웃겨야 하는' 곳에서 '웃기지 않는' 캐릭터를 들이댐으로써 오히려 역으로 시청자들을 공략한 것이다.
그의 이런 캐릭터 선정은 큰 성공을 거뒀다. 정형돈의 캐릭터는 노홍철과 하하로 대표되던 '정신 산만하고 시끄러운' 캐릭터들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시청자층을 공략했다. 이른바 '틈새시장' 에 적절히 끼어든 것이다. 정형돈의 캐릭터 선정은 시청자들의 기대를 부정하고 거부하는 것에서 시작했다. 다시 말하자면, 트렌드를 따라가지 않고 트렌드를 만들어내는 것을 통해 버라이어티 안착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정형돈의 성공은 -패션계를 넘어서- 21세기 대중문화 시장의 전반적 트렌드인 맥시멀리즘(화려한 디테일과 다양한 디자인) 대신에 미니멀리즘(단순하고 직선적 형태의 표현) 을 선점한 의외성에 있었다. 그의 존재는 맥시멀리즘 뿐 아니라 미니멀리즘을 선호하는 계층 역시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방송계에 다시 한 번 각인시켜줬다. 정형돈의 뒤를 이어 유세윤(상상플러스), 이수근(1박 2일) 등이 비슷한 캐릭터로 버라이어티 쇼에 등장한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 기인해서다.
그는 [무한도전] 이 주도하고 있는 맥시멀리즘 경향에서 철저하게 '고독' 한 미니멀리즘의 상징으로 활약했다. 그것이 [무한도전] 내에서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의외의 반향을 일으켰고, 이러한 인기는 정형돈을 중심으로 한 미니멀리즘 경향이 예능계의 또 다른 트렌드로 자리 잡을 수 있게 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유재석의 말처럼 "정형돈의 캐릭터는 경향을 거꾸로 거슬러 올랐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던 아주 의외의 캐릭터 였던 것이다. 대중문화의 기본적인 본질이 어차피 '이윤 추구' 에 있는 것이라면, 전반적 추세를 벗어나 자신의 캐릭터를 대중에게 확실히 각인시킨 정형돈의 존재는 넘치고도 모자를 정도로 '남는 장사' 였다.
남들과 다른 경향을 추구할 때 비로소 성취 되었던 정형돈의 캐릭터 변주는 분명 파격적인 도전이고 모험이었다. 피카소가 유명한 건 그의 데생이 실물을 똑같이 그려서가 아니라 오히려 전혀 다른 시각으로 봐서였고, 앤디 워홀의 성공이 예술의 순수성을 대신 예술의 상업성이라는 파격에서 비롯되었던 것처럼 정형돈의 캐릭터도 맥시멀리즘과 미니멀리즘의 조화라는 '의외의 선택' 을 통해 빛을 발한 케이스인 것이다.
이는 과거 유재석과 강호동의 성공 전략과도 일맥상통하는 측면을 갖고 있다. 유재석과 강호동은 90년대 원하는 MC상과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들이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 그들은 [공포의 쿵쿵따] 를 통해 예능계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내며 전설의 '유-강 시대' 의 개막을 예고했다. 정돈되고, 차분한 진행에서 왁자지껄하고 정신 사나운 캐릭터 쇼의 변모의 중심에는 바로 그들이 있었고, 유-강 라인의 지향점은 곧 21C 한국 예능계의 전반적인 경향이 됐다.
경향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경향을 창조하는 것으로 '국민 MC' 의 반열에 올랐던 유-강 라인처럼 정형돈 역시 경향을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경향을 만들어 냄으로써 스스로의 길을 걸어가는 길을 택했다.
[무한도전] 의 '어색한 뚱보', [우리 결혼했어요] 의 '막장 남편' 캐릭터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그가 걷는 길은 일반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전반적인 예능 캐릭터와는 구도를 완전히 달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꾸준히 대중의 기대를 배신하는 의외성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높여가고 있고, 시청자 층을 장악해가고 있다. 정형돈의 성공 기반이 되었던 전략이 '反 경향' 이었다는 점에서 살펴볼 때, 이런 그의 움직임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정형돈의 또 다른 장점은 바로 녹록치 않은 '진행실력' 에 있다. [무한도전][우리 결혼했어요] 등의 인기 프로그램을 관통하면서도 달라지지 않는 것은 웃음 포인트를 적절하게 짚어내는 정형돈의 재능이다. 불과 몇 년전만 해도 프로그램의 흐름을 쫓아가는 것도 버거워 했던 정형돈이지만 이제는 그 실력이 일취월장해 적절한 포인트를 짚고 넘어갈 수 있을 정도로 프로그램의 흐름을 예리하게 파악하고 있다. [우리 결혼했어요] 에서 툭툭 던지는 말 한마디가 큰 웃음을 일으키는 것 또한 바로 프로그램의 방향을 그가 제대로 캐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재석은 [택시] 출연 당시, "만약 내가 [무한도전] 에 없다면 형돈이가 진행을 할 것." 이라는 말을 통해 공식적으로 정형돈의 진행 실력을 인정하기도 했는데 [무한도전] '체인지' 편에서 볼 수 있듯 정형돈은 정돈형 MC와 돌격형 MC의 장점을 골고루 가지고 있는 재능 있는 '신세대 MC' 임은 분명하다. 유재석-강호동 투 톱 시대 속에서 그들의 후계자로 가장 어울릴 만한 사람이 바로 정형돈인 이유도 캐릭터와 MC로서의 재능이 여타 다른 동기들보다 훨씬 월등하기 때문이다. 신봉선, 유세윤, 이수근이 여전히 패널이 어울리는 반면, 정형돈은 이제 제법 MC로서의 모양새도 갖춰가고 있다.
[무한도전] 유재석, [도전 1000곡] 이휘재, [브레인 배틀] 박수홍 등 당대 내로라 하는 명 MC들 사이에서도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만 봐도 정형돈이 2~3년 새에 얼마나 성장했는지 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정형돈이 1.5인자의 위치를 넘어서 강호동, 유재석의 뒤를 이을 '1인자' 로 성장하기 위해선 아직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아 있다. 가장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여전히 웅웅 거리는 그의 목소리와 발음이다. 타고난 목소리는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MC의 생명력은 목소리로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호동의 쩌렁쩌렁한 목소리와 유재석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는 그들의 재능만큼이나 선천적으로 물려 받는 '장점' 이기 때문이다. 정형돈이 1인자로서 시청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선 강호동 정도의 목소리는 내지 못해도, 웅웅거리거나 발음이 안으로 물려 들어가는 단점은 반드시 고쳐야 한다. 이 단점을 시정하지 못한다면 정형돈은 확실하게 대중에게 어필하는 MC로 성장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또한 프로그램의 흐름을 짚어내고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 내는데서 끊나지 않고, 웃음 포인트를 생산하고 직접 끌고 가는 노력도 보여야 한다. 모든 프로그램이 [무한도전] 내에서처럼 유재석이 틀을 짜내고 정형돈이 짚어주는 식으로 끊나면 곤란하다. [도전 1000곡] 에서 정형돈보다 이휘재가 훨씬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이유도 관록과 실력의 차이도 차이지만 웃음 포인트를 이휘재 주도로 생산하고 움직이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내에서 빠르게 받아치는 애드립은 정형돈이 아직 갖추고 있지 못한 장점이다. 이러한 애드립 능력은 쉽사리 갖춰지는 것이 아니기에 우선은 이휘재, 유재석 등 최고의 MC들을 모범으로 서서히 배워나가야 할 것이다.
이처럼 가야할 길도, 해야할 것도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형돈은 예능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차세대 MC' 다.
지금껏 정형돈은 가장 정형돈다운 방식으로 스탠딩 코미디언이 어떻게 차세대 MC로 성장할 수 있는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줬고 누구도 도전하지 못했던 새로운 캐릭터로 예능계의 신기원을 이룩하며 시청자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정형돈은 버라이어티 쇼에 '무모한 도전' 을 하던 지난 3년의 시간 동안 수 많은 프로그램의 부침을 맛보며 지금까지 성장했다. 그리고 그는 그 시련의 과정 속에서 이경규, 신동엽, 유재석, 이휘재 등 동시대 내로라 하는 최고의 MC들과 호흡을 맞추며 자신만의 커리어를 만들어가는 미덕을 보여왔다. 그것은 결코 '재미없다, 있다' 로 좌지우지 될 정도의 가벼운 것이 아니기에 더욱 의미있는 '길' 이었고 '도전' 이었으며 '끈기' 였다.
유재석이 인정한 것처럼 유-강 시대의 뒤를 이을 차세대 후계자로서 지금 정형돈에게 남겨진 몫은 그리 가볍지 않다. 의외의 캐릭터와 색다른 트렌드의 창조로 인해 성공할 수 있었던 그는 이제 경향을 쫓아가는 동시에 새로운 경향을 주도해야 하는 새로운 도전의 길목에 놓여 있다. 지금껏 해왔던 그 성실함과 묵묵함이라면 그는 차세대 MC의 선두주자로서, 유-강라인 '제 1의 후계자' 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충분히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다.
도니형이 아직은 다른 분들에 비하면 배울게 많은 MC지만, 이런 기사까지 나온 것을 보면 분명 도니형의 진행실력을 알아주는 것 같네요. 지피지기나 무한도전의 [체인지]만 보더라도 도니형의 진행실력이 좋다는 것을 느낄수 있어요. 이런 기사들로 도니형이 힘을 얻고 더욱 더 진행에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네요.
처음 제목 보면서 또, 맡은 프로그램이 여러개네.. 제작진이 좋아하네.. 이런 뻔한 얘기만 있을 줄 알았는데 나름 심층분석이네요.. 근데 도니보고 사람들이 맨날 규라인, 규라인 하는데.. 상상원정대에서 처음으로 같이 프로그램 하면서 알게된 사이 아닌가요? 지금은 절친한 사이겠지만 마치 상상원정대에 들어간 거 자체가 이경규 빽인거 처럼 말들 많이 하는데.. 실제로 경규님이 버라이어티 나와서 하는 말 들으면 전혀 그런거 같지 않거든요.
첫댓글 지금껏 기사 중 가장 잘 분석한 기사네요... 이미 "예견"됐던 거지만..이번 추석은 달님을 위한 추석이었어요...^^ // 목소리 부분은 여러명 진행할땐 좀 그런 면이 있지만...단독 진행할땐 아주 또박또박 잘하시던데요. 머.. '정형돈 시대' 기대됩니다~~^^
근데 도니 빅스타X파일에 나왔었나요? 이수근이랑 전진이랑 신지랑 뭐 그런애들 나온거 아닌가? 일단 나왔다고 적혀있어서 확인차 파일 받고있긴한데..안나온거 같은데.....
방금 확인한바로는 ...도니는 그 방송에 한컷도 안나왔는데 기사 쓴애가 뭘좀 착각한듯..ㅋㅋㅋㅋㅋㅋㅋ
빅스타X파일 에도 나왔나요????
그러게...?요?
다음 기사에가서 댓글달아 줍시다...ㅋㅋㅋㅋ
흠~~~ 정말 많이 성장(?)하셨네요..ㅋㅋㅋㅋ
빅스타 X파일에는 안나왔어요~!! 도니오빠 목소리 여러명 있을때는 쪼~~끔 묻히기는 하지만,, 좋다고 생각합니다~ 도니오빠 화이팅이요^^
이런글들댓글에는 항상 악플로만 가득차던데 좀더 시간이 지난다음에 이런글들이 나오면 더낫지않았을까싶군요.
드디어..도니오빠가 인정받기 시작했어요!!! 완전 기뻐서 ㅎㅎㅎ 오늘 팬카페 가입했읍니다..ㅎㅎ
아네요 ㅜㅜ 인정은 예전부터 .... 받아왔다고 얘기하고싶네여 ㅜㅜ
도니형이 아직은 다른 분들에 비하면 배울게 많은 MC지만, 이런 기사까지 나온 것을 보면 분명 도니형의 진행실력을 알아주는 것 같네요. 지피지기나 무한도전의 [체인지]만 보더라도 도니형의 진행실력이 좋다는 것을 느낄수 있어요. 이런 기사들로 도니형이 힘을 얻고 더욱 더 진행에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네요.
예전의 유재석을 생각하면 앞으로도 갈길이 구만리... 난 목소리도 좋은데...소리톤이 낮아서 그런건, 창을 배워서 뱃심도 기르고하면 어떨지...(소속사는 이런 지원안해주나 ㅡ,.ㅡ?)
가슴이 벅차네요. 오빠 너무 멋있어요^^
진짜 추석때 돈돈행님 모습 자주 본거 같아서 좋았어요
여기서 차세대 엠씨란 오래후에 엠씨가 된다는 것이 아니고 엠씨의 세로운 장을 여는 엠씨의 세대교체를 하는 엠씨란 뜻
개념있네요! 이런 기사보며 입가에 미소가.. <씨익..
개념기사
왠지 보는 제가 뿌듯......ㅎㅎㅎ
기사라기 보다는 개인 블로그에 올려 놓은 글입니다.. 저도 이 글 읽으며 기분 좋았었는데... 항상 그렇듯... 그노므 리플이......... 머~~ 반반쯤 되네요~~
개념 굳 ㅋㅋㅋㅋ
사람마다 느낌이 다른데... 악플 단 사람들을 보고 어이없더라구요... 인정은 받아 좋지만, 롱~~~런해야 하는 MC 도니씨이기에 이런 글 하나, 프로 하나에 일희일비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형돈씨야... 알아서 잘 하실건데요..뭐...
1인자 하나?ㅋ
브라보 돈돈~!!ㅎㅎ
역시 대세는 도니님..
발성 교육을 받든지 하긴 해야될거 같아요. 앞으로 1인자가 되기 위해서 말이죠...
똔똔군은 진짜 발성만 잘 다듬으면 성큼, 성장할 거 같아요. 그리고 자신감도 좀 가지시고 ^-^ 10년전 지금의 유재석씨를 상상못했듯 10년후 똔똔군도 우리가 상상못할 방식으로 크게 성장했음 해요.
처음 제목 보면서 또, 맡은 프로그램이 여러개네.. 제작진이 좋아하네.. 이런 뻔한 얘기만 있을 줄 알았는데 나름 심층분석이네요.. 근데 도니보고 사람들이 맨날 규라인, 규라인 하는데.. 상상원정대에서 처음으로 같이 프로그램 하면서 알게된 사이 아닌가요? 지금은 절친한 사이겠지만 마치 상상원정대에 들어간 거 자체가 이경규 빽인거 처럼 말들 많이 하는데.. 실제로 경규님이 버라이어티 나와서 하는 말 들으면 전혀 그런거 같지 않거든요.
눈물나네요 ㅠㅠ 감동적이야
오류잇는기사긴해도 기분좋은기사네요^^*
그렇습니다~~~~ 당연하죠!! 우리 도니가 당연히 차세대 국민 엠씨죠!! 제 친구들도 다들 무한도전에서 유재석 다음 진행자가 박명수가 아닌 정형돈이라고 그러는데!!
태호 PD 자막 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좋아요 ㅋㅋㅋ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