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의 순도를 나타내는 단어는 ‘캐럿’(karat)이다.
캐럿은 중동지역에서 나는 콩과 식물의 한 종류인 ‘캐럽’(Carob)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19세기 중동지역에서는 말린 캐럽을 한 손에 쥔 정도를 기준으로 금이나 소금 등의 물건을 교환했다. 캐럽이 무게를 재는 기준이 됐던 것이다.
캐럽은 보통 어른의 손으로 쥐면 24개가 잡히는데, 순도가 가장 높은 99.99퍼센트의 순금을 24K라고 표시하는 것이 바로 여기에서 유래했다. 18K는 24분의 18 정도의 순도이므로 75퍼센트가 금이고 나머지 25퍼센트는 다른 금속이 들어 있다는 의미가 된다.
고대에는 금을 정제해서 제련할 때 주로 녹여서 금의 순도를 맞춰냈는데, 요즘처럼 순도를 측정할 기술이 없었다. 그때 금 제련사들이 사용하는 금의 순도를 감별하는 방법이 있다.
그것은 녹은 금에 자기 얼굴을 비춰 보아 자신의 얼굴이 선명하게 보일 때까지 녹여내는 것이다.
선명하게 잘 보이면 순금이고, 흐리게 보이거나 안 보이면 불순물이 많이 섞인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하나님의 용광로인 고난은 그 속에 우리를 넣어서 하나님의 얼굴이 비칠 때까지 우리를 녹이시고 태우시고 낮추신다. 고난이란 연단을 통해 찌꺼기는 없애고, 깎을 것은 깎고, 버릴 것은 버리도록 하신 후에 하나님께서 자신의 형상을 그 인격에서 찾으신다.
결국 우리의 고난은 하나님께서 자신을 드러내는 거울과 같다.
세상의 고난은 고난 자체에 몰입하여서 삶의 질고와 어두움이 상흔으로 남지만, 그리스도인의 고난은 그 고난을 통해 순결해지고 순도가 높아지며 하나님의 얼굴이 드러나게 된다.
고난은 하나님이 함께하기 위한 장소이며, 하나님이 그 자리에 함께 계시며, 거기서 자신을 드러내기를 기뻐하신다.
다니엘의 사자 굴에 하나님은 함께하셨다.
다니엘의 세 친구들의 풀무불 속에 네 번째 사람, 그가 하나님이셨다.
고난에 몰입하지 말고 거기 함께 계시는 하나님을 만나자.
우리가 그 얼굴을 대하기까지 하나님을 찾고 또 찾아야 한다.
- 고난극복 : 변나명용, 한창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