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춘추와 극단 RM의 김영무 작 송훈상 연출의 서 교수의 양심
공연명 서교수의 양심
공연단체 극단 춘추 & 극단 RM
작가 김영무
연출 송훈상
공연기간 2019년 11월 27일~12월 15일
공연장소 아름다운극장
관람일시 11월 27일 오후 7시 30분
혜화동 아름다운극장에서 극단 춘추와 극단 RM의 김영무 작, 송훈상 연출의 <서 교수의 양심>을 관극했다.
이 연극은 배우 정 욱(1938~) 연기 인생 60주년 기념공연이다. 정 욱은 MBC TV 개국 드라마부터 출연하기 시작해 향후 3 40년간 200여 편의 드라마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해 연기력의 진수를 보이며 국민 탤런트로서의 발군의 기량을 드러냈다. 정 욱이 출연한 드라마는 대부분 인기정상의 드라마가 되었다. 그는 드라마의 상징적 존재가 되었다.
정 욱은 성우를 시작으로 연극배우로 출발해 70여 편의 연극에서도 주인공으로 활약했다. 1기 국립극단배우, 탤런트, 그리고 영화배우로 그 전성기에 화려한 불꽃을 피워 올렸다. 그리고 현재 80대에 이르자 다시 연극배우인 자신의 본연의 자태로 돌아가 무대 위에서 중후하고 품격 있는 연기력으로 관객을 감동의 세계로 이끌어 가고 있다.
극작가 김영무(金永武, 1943~)는 자타가 공인하는 우리시대의 원로 극작가다. 1969년에 중앙일보 신춘문예(희곡)를 통해 문단에 데뷔하여, 지금까지 <장씨 일가> <구름가고 푸른 하늘>, <탈속>, <퇴계 선생 상소문>, <황진이(무용극)> <광개토 호태왕(오페라)>,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악극)>등 다양한 형태의 극작품 40여 편을 공연으로 발표하면서, 한국 희곡문학상, 행원 문학상 , 한국 문학상, 예총예술문화상 등을 수상하고, (사)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회장을 역임하고 연극전문지(계간) 「극작에서 공연까지」의 편집주간으로 활동했다. 『달은 달』,『퇴계 선생 상소문』,『보물찾기』와 같은 희곡집과 『드라마의 본질적 이해』, 『동양극장의 연극인들』, 『향토문화 탐방기』등 20여 권의 저서를 펴내기도 했는데, 그 중에는『반야심경으로 보는 불교사상』이란 대승불교의 공사상(空思想) 해설서도 있고, 『군자 만나기』와 같은 인간 탐구서도 있어, 열정적인 그의 지적 탐구열을 표현했다.
송훈상은 서울예술대학교 연극과 출신으로 현 극단 성좌 상임연출, 2009년 현재 약 200여 편의 연극, 무용, 뮤지컬, 축제에서 연출 및 무대 조명감독으로 활동했다. <장씨 일가> <황소 지붕위로 올리기> <분장실> <마요네즈> <당신 안녕> <엘렉트라 인 서울> <마요네즈> <세일즈맨의 죽음>,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느릅나무 그늘의 욕망> <리타 길들이기>, <라생문> <탱고> <아카시아 흰 꽃은 바람에 날리고> <신의 아그네스> <프랑스뮤지컬 콘서트 무대감독(KBS홀)> 등에 무대감독 조명감독으로 참가했다. 강릉 국제 관광 민속제, 공주 아시아 1인극 제 무대, 운현궁 청소년 축제 무대감독, 크루즈여객선, 우크라이나 공연 팀 연출, 춘천 국제마임축제 기술 감독, 양천구 청소년축제 (쉼터) 감독, 진주 드라마 페스티발 연출팀, 한강 청소년동아리 문화축제 연출, 청소년동아리문화마당 연출, 블랙 코미디 연출, 과천 한마당 축제 기술 감독과 연출을 했다.
이 연극은 서 교수의 양심을 통해 보여주는 부처의 염화시중의 미소 같은 연극이다. 연화미소(蓮花微笑)’ 또는 ‘염화미소(拈華微笑)’ 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진다.
석존께서는 영산(靈山)에서 자주 설법을 했다. 어느 날 대중의 한 사람이 석존에게 한 송이의 꽃을 드렸다. 그러자 석존께서는 그 꽃을 들어 대중들 앞에 보여 주시고 아무 말씀도 하시지 않았다.
대중이 영문을 알지 못해 어리둥절한 얼굴을 하고 있을 때 오직 마하가섭(摩訶迦葉) 존자(尊者)만이 혼자 빙그레 웃었다.
이것을 보고 석존께서 말씀하시기를, "나에게 정법안장(正法眼藏) 열반묘심(涅槃妙心) 실상무상(實相無相) 미묘법문(微妙法門) 불립문자(不立文字) 교외별전(敎外別傳)이 있으니, 이를 마하가섭에게 전하노라."하셨다.
여기 석존의 마음에서 가섭 존자의 마음에 인생의 진실이 전해진 다. 그것이 "염화미소(拈華微笑)"의 뜻이다. "염화(拈華)"란 꽃을 손에 드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고 이 꽃에 어떤 신비로운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석존께서는 손에 꽃을 갖게 되어 그것을 대중들에게 보여 주었을 뿐이다. 꽃이 아니라도 무방하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진리를 깨친 가섭 존자의 깊은 마음이다.
신문 기자인 박 인식은 대학 은사이자 유명 소설가인 서 동호 교수가 최근에 저지른 엄청난 비리 한 가지를 알게 된다. 서 동호 교수 명의로 출간 된 베스트셀러 소설‘저 산 너머 저 산’의 원작이 자기 대학 동창이었던 강 진욱의 옛날 원고임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문제의 그 원고는 서 동호 교수의 부인 구 여사가 밤 낮 없이 원고 독촉에 시달리는 남편의 모습을 보기가 너무 딱해서 다락방의 먼지 속에 있는 원고를 출판사에 넘긴 것이었다. 그러한 원고 절취 사건이 불거지면서 희미한 기억 속의 인물이었던 강 진욱이 나타나게 되고, 더더욱 놀라운 일로 그는 서동호 교수에게 오히려 용서를 비는 사건을 연출하기도 한다. 강 진욱은 대학생 시절에 서 동호 교수 댁을 드나들면서 사모님인 구 여사와 정을 통했다는 비밀을 고백하는가 하면, 원고 절취 사건에 대해서는 하등의 이의를 제기 하지 않겠다고 이야기 한다. 게다가 서 동호 교수와 구 여사 사이의 딸인 서 주미의 생부가 바로 강진욱으로 밝혀진다. 그래서인지 강진욱은 기자인 박인식에게 원고 절취 사건의 기사화야말로 서동호 교수를 생매장하는 일이 되니, 절대 그런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못 박기도 하는가 하면 은사의 마음을 편히 해 주려고 죽음을 가장 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강진욱의 그러한 행동은 역효과로 나타나 서동호 교수는 기어코 진실을 고백 하고자 한다. 그는 파멸을 각오하고 기자 회견을 하며 양심선언을 하려 든다. 하지만 서 동호 교수의 양심선언은 진실로 나타나지 못하게 된다. 왜냐하면 그간 서 동호를 모시고 있던 문단 후배 민 국장과 구 여사는 서동호 교수의 양심선언을 치매 증세에서 비롯된 횡설수설로 각색, 그를 정신 병원으로 싣고 가 버린다. 사태가 진정 되고 서 동호 교수가 귀가했을 때, 구 여사 모녀는 자연스런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원했지만 그러한 바람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서 동호 교수는 이미 실성한 사람으로 변모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 연극을 통해 거짓과 위선이 날개를 펄럭이는 작금의 현실에서 관객은 공연을 관람하며 석존의 마음에서 가섭 존자의 마음에 인생의 진실이 전해진 "염화미소(拈華微笑)" 같은 느낌을 갖게 된다.
무대는 서 교수의 서재와 거실로 나누어져 있다. 집필실에는 탁자와 의자 그리고 컴퓨터가 배치되고, 거실에는 긴 안락의자와 거기에 딸린 입체로 된 사각의 깔개가 배치되어 있다. 하수 쪽 객석 가까이에 기자가 해설자 노릇을 하는 장소로 지정되고, 상수 쪽에 등퇴장 로가 있다. 음악과 조명이 극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 욱이 서 교수로 출연해 혼신의 열정으로 일생일대의 명연을 펼쳐 보인다. 한인수가 강진욱으로 출연해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현 석이 기자 박인식으로 출연해 넘치는 기량과 경륜으로 호연을 펼친다. 김호영이 기자, 김민경이 서 교수 부인, 홍정재가 서 교수 부인으로 더블 캐스팅되어 출연해 호연을 보인다. 이창익이 언론사 민 국장 역, 윤상현이 이 주간 역으로 출연해 독특한 성격설정으로 관객의 주목을 받는다. 윤상현의 여성에 방불한 연기는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김현숙이 서 교수의 연인으로 출연해 에로틱한 장면으로 남성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이선주가 서 교수의 딸로 출연해 봄날에 갓 피어 오른 꽃망울이 터지는 듯싶은 연기를 해 보인다. 최 청, 에리카 김, 강해향, 최성희가 기자로 출연한다. 특히 최성희의 기자 역은 단역이지만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심기도 한다.
의상 이규태, 총괄진행 이한순, 시진 전윤태, 포스터 유승호, 분장 강해향, 홍보 김성호, 무대 조면 송훈상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극단 춘추와 극단 RM의 김영무 작, 송훈상 연출의 <서 교수의 양심>을 정 욱의 연기 인생 60주년 기념공연에 걸 맞는 걸작공연으로 탄생시켰다.
11월 27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