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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26 (일) 이재명 체포동의안 '부결 후 출구전략'… 고민하는 민주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월 24일 국회에 보고됐다. 현재로선 2월 27일 본회의 표결에서 '부결'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다만 검찰이 '쪼개기' 구속영장 청구에 나설 경우 '이재명 방탄' 비판 속에 부결로만 맞대응해야 하는지가 민주당의 고민이다. '이재명 대표의 대표직 사퇴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언급이 비이재명계와 원로들로부터 나오는 배경이다.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선 부결 이후 당 차원의 출구전략 모색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2월 27일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칠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이 있으면 가결된다. 의원 전원(299명)이 표결에 참여한다고 가정하면, 국민의힘(115석)과 정의당(6석),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체포동의안에 찬성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산술적으로 민주당(169석)에서 28명의 이탈표가 나와야 체포동의안이 가결된다.
이탈표 차단에 나선 민주당은 이날도 검찰에 대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민주당 법률위원회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검찰의 구속영장은 수준을 논하기 어려울 정도로 공상과 추측으로 가득하다"고 비판했고, 민주당 출신 전임 지방자치단체장들도 "적법한 행정행위였음에도 더 큰 이익을 지자체에 가져오지 못했다는 이유로 배임이라고 하면 대한민국의 어떤 자치단체장도 적극적인 행정을 펼치지 못할 것"이라고 가세했다.
◆ 일단 '부결'로 대응… 비명계 '이재명 결단' 요구도
민주당은 지난 2월 21일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자율투표에 맡기되, '부결'로 총의를 확인한 만큼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단일대오가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비이재명계인 조응천 의원은 전날 MBC 라디오에서 "이번에는 부결을 해도 내년 총선을 위해서 어떤 계획을 마련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비명계 설훈 의원이 2월 21일 의총에서 "이재명 대표가 결단해야 하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비명계인 한 재선 의원은 이날 "기소될 경우 대표직을 내려놓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는 의원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검찰의 체포동의안 요청이 계속될 경우, 이재명 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포함한 출구 마련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대표직 사퇴와 내년 총선 공천권 포기 요구에 대해 "당이나 정치세계에는 생각이 다양한 사람이 많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이재명 대표가 희생하는 모습을 보이며 지지율 반전 계기를 찾아야 한다'는 당내 견해와 관련해 "총선 6개월 전부터 선거기획단이 만들어지고 4개월 전부터 공천 준비가 시작되는데, 이재명 대표도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할 것"이라고 했다. 당장은 '부결 후 대표직 사퇴'를 고려하지 않아도 총선이 가까워지면 고민해볼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 '노웅래 부결'과 비교해 이탈표도 관심
이탈표 규모에 따라 '대표직 사퇴' 요구 시점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지난해 12월 노웅래 민주당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161명이 부결표를 던졌는데, 이재명 대표가 이보다 적게 부결표를 받을 경우, 당내 사퇴 요구가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재명 대표는 이날 검찰 수사에 대한 언급보다 '민생' 메시지에 집중했다. 그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은 생사기로에 서 있는데 이 정권은 현장 고통의 심각성을 전혀 알지 못하고 그냥 책상에 앉아 장난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겨울이 다 지나도록 난방비 대책은 감감무소식이고, 한우값 폭락 대책이라고 내놓은 게 암소 무더기 도축"이라며 "장난하십니까"라며 꼬집었다.
"형 어떻게 이래" 김성태 눈물 호소… 이화영은 눈만 꿈뻑
‘800만 달러+α’를 북한에 건넸다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를 대신해 대북송금을 김성태 전 회장에게 요청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실게임이 점입가경이다. 검사를 앞에 두고 수원지검 조사실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 김성태, “나라 위해 한 일 아니냐” 설득
2월 25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월 22일 오후 3시 이뤄진 두번째 대질심문에서 김성태 전 회장은 “과정이야 어찌됐든 (대북송금은) 나라를 위해 한 일 아니냐. 말 못 할 것이 뭐가 있느냐”는 취지로 이화영 전 부지사를 설득했다고 한다. 지난 2월 15일 1차 대질조사에서 김성태 전 회장은 “쌍방울의 대북송금은 모르는 일”이라는 이화영 전 부지사의 모르쇠에 분통을 터뜨렸지만 이날은 비교적 차분하게 설득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날 김성태 전 회장은 “형님, 잘 생각해보라”, “내 주변 사람들이 다 구속됐다. 우리 오랜 인연 아니냐”는 등 인정에 호소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그러나 1시간 가량 이어진 2차 대질에서도 이화영 전 부지사는 모르쇠 전략을 접지 않았다. 대신 임플란트 치아가 빠지는 등 심한 치통을 느낀다고 호소해 대질 상황을 예정보다 일찍 벗어났다. “아무래도 김성태 전 회장이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 달러 대납 요구 등에 관한) 많은 증거를 가지고 있으니 이화영 전 부지사가 부담을 느끼는 눈치였다”는 게 대질 상황을 전해들은 김 전 회장 주변 인사들의 말이다.
◆ “아버지·동생… 내가 참 많이 울었다”
그에 비하면 1차 대질 조사는 김성태 전 회장의 격정 토로의 장이었다. 첫 대면하는 순간에는 “웃지마라”, “쳐다보지 말라”며 이화영 전 부지사에게 날을 세우기도 했지만 조사가 시작되자 “내가 어제 이런저런 생각 때문에 참 많이 울었다”는 등 신세를 한탄하기도 했다고 한다. 2019년 모친상을 당한 김성태 전 회장은 홀로된 부친과 함께 조사받는 친동생 이야기도 꺼냈다. 그러면서 김성태 전 회장은 “20년을 알고 지냈는데 형이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느냐”며 “우리 쪽 사람 10명이 넘게 구속됐고, 회사도 망하게 생겼다. 우리 식구들은 살아야 하지 않느냐”고 호소했다. 그러다가 “나 (감옥에) 들어갔다 나오면 70세다”며 “왜 형 입장만 생각하느냐, 우리 입장도 생각해달라. 왜 같이 밥도 먹고 술도 마셨는데 어떻게 기억이 안 난다고 하느냐”고 따지기도 했다.
김성태 전 회장의 갖은 설득에도 이화영 전 부지사는 요지부동이었다. 한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김성태 전 회장은 “(이화영 전 부지사가) 말을 안하고 얼굴만 보고 1시간 동안 눈만 꿈뻑꿈뻑하고 있는 게 참기 힘들다”고 말했다. 당시 이화영 전 부지사는 “쌍방울이 대북사업을 안부수 아태협 회장을 끼워넣어 북한과 협약서를 쓴 것 아니냐”며 경기도의 대북송금 요청을 부인했고 “형”이라고 부른 김성태 전 회장에게 “회장님”이라고 경칭을 쓰며 거리를 뒀다고 한다.
◆ 상호 인식 양해… 이재명 제3자뇌물 법리 가다듬는 검찰
진실게임이 되어버린 두 차례 대질심문은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제3자뇌물제공 혐의 입증에 필수적인 청탁 현안에 대한 ‘상호 인식과 양해’를 뒷받침할 진술 증거를 보완하기 위해 시도였다. 이미 쌍방울이 800만 달러를 조직적으로 중국으로 반출해 북측에 전달했다는 것과 김성태 전 회장이 대북사업에 걸었던 기대와 그에 따른 청탁 현안이 존재했다는 것에 대한 증거는 이미 충분한 상태다. 김성태 전 회장이 북측에서 받은 800만 달러에 대한 ‘령수증’과 2019년 5월 김성태 전 회장이 이화영 전 부지사를 대동한 자리에서 체결한 북한과 경협 합의서 등을 모두 확보했기 때문이다.
남은 입증과제는 이재명 대표가 김성태 전 회장 또는 쌍방울그룹 측에 이같은 현안이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북측에 경기도의 스마트팜 사업비를 대납하고 이재명 대표의 방북 비용을 송금하도록 지시했거나 묵인했는지 여부다. 이미 상당한 수준의 객관적 정황을 확보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이재명 대표와 김성태 전 회장이 3~5회 직접 통화하고 모친상에 서로 대리 조문을 하는 등 접촉이 있었다는 진술 등이 그런 맥락에서 의미있는 팩트라는 것이다.
검찰은 쌍방울이 2019년 1월 북한 관계자들에게 “경기도와 함께 사업을 하기 때문에 남북협력기금을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는 점 등도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대표의 ‘인식과 양해’ 없이는 쌍방울의 대북사업 시도 자체가 불가능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정황이라고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경기도와 쌍방울이 컨소시엄을 만들면 경기도의 하도급사(대리인)처럼 동시에 사업이 가능해진다”며 “경기도 역시 쌍방울을 껴서 남북교류협력기금을 지출해 대북사업을 하려던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이화영 전 부지사의 진술 태도 변화를 압박하는 데 공을 들이는 것은 이재명 대표와 김성태 전 회장 사이의 다리 역할을 했던 이화영 전 부지사의 자백만큼 ‘부정한 청탁’의 확실한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두 차례 대질신문에도 이화영 전 부지사가 이재명 대표로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는 ‘방화벽’ 역할을 고집하자 수원지검은 2월 22~24일 연달아 경기도 평화부지사실, 행정1부지사실과 이화영 전 부지사가 수감된 구치소까지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김성태 전 회장이 이화영 전 부지사에게 추가 뇌물을 줬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판사 출신 변호사는 “대장동과 성남FC 사건이 법리 싸움이라면, 대북송금 의혹은 증거 싸움”이라며 “검찰 입장에선 대북송금 사건에선 앞선 사건들보다 훨씬 뚜렷한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MZ세대들 모시자"… 백화점 문화센터들 봄 맞아 변신 중
"다 다른 여성 같지만, 모두 한 여성을 그린 거예요. 연인 카미유에 대한 모네의 애정이 느껴지죠." 2월 16일 목요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9층 아트전시관 '그라운드시소'. 문화센터에서 연 미디어 전시 강의를 찾은 직장인 이슬기(33)씨의 입에서 짧은 탄성이 터져 나왔다. 대형 미디어아트로 표현된 화가 모네의 대표작 '정원의 여인들'(1866)을 보며 윤지원 아트 큐레이터 겸 첼리스트가 해설을 더하자 깊은 감명을 받은 것이다.
모네의 작품 세계를 설명하던 윤 큐레이터는 이내 첼로로 클래식 '송 프롬 어 시크릿 가든'(Song From a Secret Garden)을 연주했다. 빛의 변화를 생생하게 담아낸 모네의 작품이 첼로 연주와 어우러지면서 감동이 두 배로 다가왔다. 평일 퇴근 후 '지옥철'에 몸을 담고 집에 가기 바빴을 시간, 백화점에서 샴페인과 함께 모네의 삶에 귀 기울이고 있자니 이씨는 삶의 질이 좋아지는 것 같은 기분마저 느꼈다. 1시간 30분 동안 이어진 이날 강의는 수강료가 6만 원으로 비교적 비쌌지만 40명 넘는 수강생들이 자리를 꽉 채웠다. 대체로 구매력 있는 3040 직장인이 많이 눈에 띄었고 5060 여성들도 볼 수 있었다.
이씨는 과거 다른 장소에서 윤 큐레이터의 강의를 듣고 깊은 인상을 받아 이날 강의를 들으러 왔다. 그는 1년 전부터 백화점 문화센터를 다니기 시작했는데 올해 벌써 세 번째 방문이다. 2, 3주에 한 번꼴로 문화센터에서 클래식 해설, 술 만들기 등 다양한 강의를 듣다 보니 어느덧 문화센터 관계자와 친분도 생겼다. 이씨는 "얼마 전까지 내 삶은 회사 일과 집이 다였다면 문화센터를 다니면서 훨씬 풍성해졌다"며 "오롯이 나만을 위해 시간을 쓰는 것이라 비용은 아깝지 않다"고 했다.
백화점 문화센터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엔데믹(풍토병화) 시대, 더 참신하고 고급스러워진 프로그램으로 개성 강한 MZ세대 수강생들을 끌어들이면서다. 백화점 문센이 ①점포 이미지를 좋게 하고 ②고객을 끌어들이는 것은 물론 ③간접매출을 올리는 복덩이로 거듭나고 있다. 최근 백화점을 소비 공간이 아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려는 업계의 고민과도 맞물리면서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 '하이브리드형'·'1대1' 등 고급형 강의 크게 늘어
특히 올봄 그 어느 때보다 문화센터를 찾는 이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 백화점들은 고급스러움(프리미엄)을 키워드로 삼았다. 과거 인문학, 요리, 댄스 등 한 가지 분야에만 집중했다면 최근 '와인+인문학', '미술+클래식' 등 두 가지 분야를 접목한 '하이브리드형 강의'가 늘고 있다. 나를 위한 투자에 돈을 아끼지 않고 의미 있게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수요를 반영해 회당 10~20만 원에 달하는 강의도 눈에 띈다.
최근 롯데백화점이 마련한 한옥에서 나만의 향수를 만드는 조향 강의는 회당 18만 원, 최대 정원 6명의 소규모 강의로 구성해 예약을 다 채웠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4월 경북 군위군 사유원에서 도슨트(전시 해설가)와 함께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사색을 즐기는 강의를 회당 20만 원에 선보인다. '1대1' 요가, '1대5' 필라테스 등 소규모 체형 분석·운동 처방 강의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김영림 롯데백화점 문화센터 실장은 "예전엔 많은 수강생을 오게 해 학교 수업처럼 진행하는 '강연형 강의'가 많았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거치면서 더 프라이빗하고, 다른 곳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내용으로 바꾸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수민 롯데백화점 문화센터 책임은 "강의를 기획할 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고 남들에게 자랑할 수 있을 만큼 세련되고 이색적인 요소를 심어주는 게 특히 중요해졌다"고 덧붙였다.
◆ '주말도 아깝지 않아'…엔데믹 이후 수강생 '쑥'
평일 저녁 퇴근 후 짬을 내 강의를 듣던 패턴에서 나아가, 금쪽같은 주말 하루를 문화센터에서 보내는 직장인이 늘어난 것도 눈에 띈다. 신세계백화점은 3~5월 문센 봄 학기에 주말 강의를 늘렸는데 특히 재테크 관련 강의는 40여 개 중 30개 가까이를 주말에 집중 배치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 부터 재테크 강의에 30대 직장인 수강생이 많이 찾아오면서 평일 저녁 강좌를 늘렸는데 최근에는 주말로 그 수요가 옮겨가는 추세"라며 "일상 회복으로 주말 백화점 방문객이 늘어 수강생도 많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수강률 상승도 두드러진다. 롯데백화점 문화센터에는 이번 겨울 학기(지난해 12월~올해 2월)에 1988년 개관 이래 가장 많은 수강생이 몰렸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10% 이상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은 수강생 수가 전년 대비 약 40% 늘었다. 이에 백화점 3사는 봄 학기 오프라인 강의를 10~20%까지 추가했고 특정 점포에서만 즐길 수 있는 강의도 늘렸다.
◆ 문화센터 수강생 '간접매출' 효과… 명품 구매도 적극적
백화점이 문화센터에 이처럼 힘을 주는 이유는 이색 체험을 할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점포 이미지를 탈바꿈하고 정기 방문하는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문센의 주이용층은 경제적으로 자립 가능한 30대 이상 직장인이라 백화점 수강생 모집·관리 역량에 따라 간접매출을 얻는 효과도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2월 24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최근 5년(2018~2022년) 동안 문화센터 수강생의 구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수강생이 일반 고객 대비 구매 횟수는 네 배, 1인당 구매 금액(객단가)은 다섯 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매출 중 수강생의 명품 구매 비중이 일반 고객 대비 5%포인트 높아 럭셔리 상품군에 대한 수요도 많았다. 현대백화점은 문센 수강생의 객단가가 일반 고객 대비 두 배 이상 높았다. 수강생의 백화점 방문 횟수는 월평균 8회로 일반 고객(평균 2회)과 비교해 약 네 배 자주 백화점을 찾았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에 대한 친밀감과 긍정적 이미지가 쌓이면서 수강생들이 명품처럼 값비싼 물건도 어렵지 않게 사게 되는 것 같다"며 "그만큼 각별하게 챙겨야 할 잠재 고객으로 관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문화센터는 특정 브랜드나 관련 상품에 대한 각인 효과도 낳는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오늘날 백화점 문화센터는 그저 많은 소비를 끌어내기 위한 고객 선점 역할을 넘어섰다"며 "좋은 기억으로 유통 관련 트렌드를 만들고 여러 상품에 대한 호감을 이끌어내면서 백화점 운영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주부, 어린이 등 주말 가족 대상 프로그램에 집중했던 대형마트 문화센터도 최근 MZ세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성인 대상 강의를 점차 늘리고 있다. 롯데마트는 겨울 학기 저녁 강좌 수강생이 직전 학기 대비 20% 증가하자 봄 학기 성인 강의를 겨울 학기 대비 30% 확대했다. 홈플러스도 자기계발과 취미를 시작하려는 직장인이 늘 것으로 보고 건강, 악기, 미술 등을 다루는 포르그램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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