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은 바둑돌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영토를 많이 형성하는 것이 기술의 핵심인 경제전, 즉 돌의 능률을 겨루는 싸움이다. 두뇌의 기능에 의존하는 바둑은 뇌의 기능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바둑을 둘 때 매 수마다 사고력이 필요하게 되므로 어떠한 방법으로든지 뇌의 기능을 활용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인간은 대국을 할 때 인지적 기능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측면에서도 뇌기능이 작용되고 있으며, 때로는 성격적인 측면에서도 뇌 기능을 활용하고 있다.
어린이 바둑 학습에서는 바둑이 심리적 측면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여 게임의 측면보다는 교육적인 측면을 강조한다. 1990년대부터 바둑학원이 증가하고, 이후에 초등학교에 특기적성 과목이 개설되면서 바둑의 교육적 측면이 강조되었다. 김바로미(2004)는 '아동바둑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의식조사'에서 집중력강화, 두뇌개발 등 두뇌의 기능과 관련된 효과가 아동을 바둑교육에 참여시키는 동기라는 것을 설문조사를 통해 밝혀내기도 했다.
인간이 개발해 낸 최고의 지적인 게임으로 알려진 바둑은 바둑수의 의미를 분석하고 장차 일어날 사건을 논리적 추리에 의해 예측하는 사고 작용을 끊임없이 사용한다. 이를 바둑에서는 '수읽기'라 하며 이것을 인지 심리학에서는 '문제 해결'이라고 한다. 문제는 최초의 상태와 목표, 그리고 목표에 도달하는 수단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통한 끊임없는 사고 작용을 함으로써 바둑을 두면 지능발달, 정신집중력 강화와 같은 인간의 뇌 기능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지고 있다.
오늘날 바둑은 아동의 지적 능력 배양, 인성 훈련 등을 위한 교육적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아동을 대상으로 한 바둑교육에서는 단순히 바둑실력을 늘리기 위한 지도 차원에서 벗어나 바둑을 통한 수련과정을 거쳐 두뇌를 계발시키고 정서훈련과 함께 인간성 함양은 물론 바둑내면에 있는 교육적 가치를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처럼 바둑이 인간의 사고 작용, 즉 뇌 기능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둑과 두뇌의 기능에 관한 실증적 연구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바둑이 노인의 폐용성 치매를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승우, 1992), 바둑을 통해 아동의 두뇌를 계발할 수 있다는 주장(가사이, 1994) 등이 있으나 이 연구들은 가설적 수준에 불과하며, 바둑과 뇌의 관계를 밝히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바둑은 뇌의 기능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어 다양한 심리적 효과성에 대해 논급되고 있음에도 실제로는 과학적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바둑 분야를 대상으로, 바둑학습을 하는 아동들이 일정 기간 학습을 한 후에 뇌의 기능이 어떻게 변화하는가를 분석해 볼 필요성이 있었고, 저자는 뇌파를 측정하는 방법에 바둑학습 아동의 사전·사후 뇌파검사 결과를 비교하여 바둑학습과 뇌기능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 '한국정신과학연구소'에서 개발한 2 channel system 이동식 뇌파 측정기)
본 연구에 사용된 뇌파 측정기는 '한국정신과학연구소'에서 개발한 2 channel system 이동식 뇌파 측정기이며, 이것을 노트북 PC에 연결하여 사용하였다. 이 측정기는 컴퓨터와 연결하여 뇌파를 측정하고 뉴로피드백 훈련도 겸용 할 수 있는 장치로 전도성 풀을 사용하는 기존의 습성 전극 시스템에 비해 훨씬 편리하며, 특히 간편하게 휴대하면서 뇌파를 측정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실험 후 뇌기능 지수를 분석한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주의지수, 항스트레스지수, 좌우뇌균형지수, 브레인지수에서는 바둑학습 전과 후에 유의미하게 점수가 높아졌다.
둘째, 기초율동, 활성, 정서지수에서는 바둑학습 전과 후의 점수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셋째, 자기조절지수에서는 학습 후에 평균값이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로 본다면, 바둑교육에서 강조하는 주의력 집중이나 브레인 기능에서 바둑학습이 의미 있는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항스트레스 지수가 증가한 것도 바둑이 스트레스 해소와 모종의 관련성이 있음을 시사해준다. 바둑학습에 참여할 경우 뇌의 기능을 정적으로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뇌의 다양한 기능을 사용하게 하는 바둑이 뇌의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 당연한 상식이겠지만, 실질적으로 바둑 학습이 뇌의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지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연구를 통해 규명해 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다양한 연구가 나와 바둑학습이 아동의 뇌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검증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