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에 네 백성의 보호자, 미카엘 대제후 천사가 나서리라. 또한 나라가 생긴 이래 일찍이 없었던 재앙의 때가 오리라. 그때에 네 백성은, 책에 쓰인 이들은 구원을 받으리라." (1)
다니엘서는 히브리서로 쓰여진 부분이 12장으로 끝난다. 다니엘서 12장은 그 중에서 후반부인 7-12장 에 기록되어 있는, 다니엘이 직접 경험한 네 가지 환시 가운데 마지막 네번째 환시인 10-12장의 마무리 부분이다. 본장은 다니엘이 페르시아 임금 키루스 제삼년에 티그리스 강가에서 보았던 일련의 환시의 연속 부분이다. 그런데 앞선 10-11장에서는 페르시아 초기 네 임금과 그리스 왕국의 성립과 분열 및 시리아의 안티오쿠스 4세 에피파네스와 관련된 예언들이 주를 이루고 있으나, 12장에서는 인류 역사의 마지막에 있을 대환난과 죽은 자의 부활과 심판 및 구원에 대한 신비를 직접적으로 계시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때에'로 번역된 '우바에트 하히'(ubaeth hahi ; at that time)는 본장이 직접적으로 11장 36-45절 의 내용과 연결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어떤 학자들은 B.C. 2 C의 안티오쿠스 4세 에피파네스(Antiochus IV Epiphanes)의 박해 말기에 국한된 예언이라고 해석하지만, 1-3절의 내용으로 보아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이 이루어지는 종말의 때를 지칭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12장의 주제 역시 다니엘서의 큰 주제와 병행한다. 다니엘서 전체에서 이 세상의 진정한 주권자는 이스라엘의 주 하느님이라는 사실이 강력하게 제시되는데, 본장 역시 마찬가지이다. 비록 세상은 악한 통치자가 다스리고 있고, 그 통치하에서 하느님의 의로운 백성들은 고난을 당하지만, 이들 통치자들에 대한 절대적 주권은 궁극적으로 주 하느님께서 쥐고 계신다.
따라서 언젠가 하느님께서는 역사에 개입하셔서, 악한 통치자를 심판하시고, 신실함을 지킨 의로운 백성에게 큰 보상으로 갚아주실 것이다. 바로 이러한 주제가 다니엘서 전체를 통해 면면히 흐르고 있는데, 본장에서는 종말의 때에도 이러한 일이 있을 것임을 예언한다.
즉 전례를 찾아볼 수 없던 큰 재앙이 있을 것이지만(1절), 생명책에 기록된 모든 자가 구원을 얻을 것이며(1절), 악한 자들은 영원한 치욕을 당할 것이다.(2절)
이러한 메시지는 고난과 핍박의 환경 가운데 살아가던 다니엘 당시의 하느님의 백성뿐만 아니라 오늘날의 신실한 하느님의 백성들 모두에게 큰 희망을 줄 것이며, 그들 모두로 하여금 인내하며 최후 승리의 날을 바라보며 살아가도록 격려한다.
한편 본문에서는 종말의 때에 대제후(the great prince) 미카엘이 나설 것이 예언된다. 미카엘이 특히 선민을 위해 싸우는 천사로 소개된다. 이것을 보여주는 '네 백성의 보호자'에 해당하는 '하오메드 알 빼네 암메카'(haomed al bene ammeka ; who protects your people)는 문자적으로 '네 백성의 자손들 편에 서는 자'(who is standing up for the sons of my people)라는 의미이다.
다니엘서 10장 13절과 21절에도 나오지만, 세상 나라 페르시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탄, 즉 가브리엘 천사를 21일 동안 막았던 악한 영에 대항하여 하느님의 백성들을 위하여 싸우는 천사가 바로 미카엘 천사이다. 본문에서 미카엘의 역할 역시 이스라엘 백성 편에 서서 그들을 보호하는 것으로 소개된다. 그때에 미카엘은 주권자 주 하느님의 명을 받들어 일어날 것이다. '또한 나라가 생긴 이래 일찍이 없었던 재앙의 때가 오리라.' '나라가 생긴 이래'로 번역된 '미헤요트 꼬이'(miheyoth goy)에서 '꼬이'(goy)라는 단어는 구약 성경에서 일반적으로 이방 민족을 지칭하는 단어로 많이 사용된다(창세10,5; 26,4). 본문에서는 정관사없이 단수형으로 사용되었으므로, 이것은 어떤 한 민족(a nation)이라는 의미로 볼 수도 있고, 어느 민족이든지 관계없이 보편적인 민족(any nation; nations)라는 의미로 볼 수도 있다. 전자일 경우는 선민일 것이지만, 후자일 경우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민족일 것이다. 보통 학자들 가운데는 후자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재앙과 유사한 재난에 대해 예언하시는 예수님의 올리브 산 설교 가운데 있는 '세상 시초부터 지금까지 있었고 앞으로고 결코 없을 것이다'는 표현(마태24,21)과 더불어 그 환난이 세상 모든 곳에 걸쳐 나타날 것임을 증언한 사실을 고려할 때, 본문의 '꼬이'(goy)는 단순히 선민만을 제한적으로 지칭하는 표현이 아니라 모든 민족들을 보편적으로 포괄하는 표현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 환난은 선민뿐 아니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민족들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대 환난(the great tribulation)이 될 것이다. 그 환난의 고통은 너무나 커서, 하느님께서 그 환난의 날수를 줄여 주지 않으시면, 구원받을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마태24,22).
'그때에 네 백성은, 책에 쓰인 이들은 구원을 받으리라.'
본문에서 '그때에' 문맥상 종말의 대환난이 끝나는 때를 지칭한다. 그때는 구원과 심판이 동시에 일어난다. 이러한 사실은 본문에서는 간접적으로 드러나지만, 2절에서는 직접적으로 표현된다.
'네 백성(중) 책에 쓰인 이들'이란 표현은 간접적으로 '책에 기록되지 않은 백성'도 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하느님의 구원은 오직 '그 책에 쓰인 백성' 에게만 주어진다. 여기에서 '그 책'(빳 쎄페르; basepher ; in the book)은 어린양 예수 그리스도의 피를 통해 구속함을 받은 자들의 명단이 기록된 생명책이다(묵시록20,15; 21,27). 그런데 '그 책에 쓰인 이들'이 구체적으로 누구를 지칭하는 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지금까지 다니엘은 시종일관 선민과 관련된 예언을 했기 때문에, 본문의 '네 백성'(암메카;ammeka;your people) 역시 선민을 우선적으로 지칭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구원사적 측면에서 이방인들 가운데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 사업의 은총으로 하느님의 자녀가 되고, 생명책에 그 이름이 기록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묵시21,27) 여기의 '네 백성'은 보다 포괄적으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느님의 백성이 된 신실한 모든 그리스도인들까지 다 포함하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피앗사랑 rigel글 참조> |
첫댓글 🍁🙂↕️...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로 "야훼,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르고 모시게 하신 주님의 자녀들 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