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광남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감정 일기
송상목
매일 아침 여덟 시면 슬픔을 마주친다
그와 인사하고 같은 전철을 타고
버스에 올랐다 내리고
빌딩을 오르고 나면
정오가 된다
정오는 기쁨을 만날 시간
나는 잠시 슬픔과 작별하고
수저를 든다 기쁨이
키스해온다
지저분한 기쁨이 기분 나쁘지 않다
키스는 짧고
오후는 길다 나는 다시 슬픔을 본다
슬픔은 지치고 피곤한 기색이다 매일 같이 다니기 힘든 듯이
나는 빌딩을 쌓으며 슬픔의 눈치를 살핀다
슬픔은 슬퍼하면서도 빌딩 쌓기를 멈추지 않는다
아무래도 슬픔이 쌓아가는 것은 빌딩만이 아닌 것 같다
밤은 빌딩을 내려오는 때
슬픔이 가장 먼저 달아난다
나는 기쁨을 볼 생각으로 가득해진다
기쁨은 집에 있다
마구 꼬리를 흔들며 내게 달려든다
기쁨은 꽤 나이 들어있고
눈을 끔뻑거린다 느린 속도로
슬픔이 슬쩍슬쩍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광남일보- (gwangnam.co.kr)
[2024 광남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매일 아침 여덟 시면 슬픔을 마주친다그와 인사하고 같은 전철을 타고버스에 올랐다 내리고빌딩을 오르고 나면정오가 된다정오는 기쁨을 만날 시간나는 잠시 슬픔과 작별하고수저를 든다 기쁨이키스해온다지저분한 기쁨이 기분 나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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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광남일보 신춘문예] 시 심사평
신춘문예는 응모자들의 연령대가 다양하고 작품들 사이의 편차도 큰 편입니다. 감상적이고 상투적인 서정시들이나 추상적 사변을 직설적으로 나열한 시들이 가장 먼저 걸러졌습니다. 자연을 통해 얻은 깨달음이나 가족사를 둘러싼 시편들도 절실하기는 하지만 익숙하다는 인상을 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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