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서 총 195억 달러(약 26조원) 지원받는 인텔
조 바이든 정부 국정 철학과 일치하는 주장 내놔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 사진=홍창기 기자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제2의 반도체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인텔이 조 바이든 미국 정부에서 195억 달러(약 26조 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 지원을 받는 가운데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인텔의 반도체 생산시설이 더 크게 더 빨리 되기를 바란다"고 미국 정부의 반도체 보조금 발표 행사에서 말했는데 미국 반도체 챔피언 '인텔'이 이를 활용해 미 정부의 수혜를 독차지 하려는 모양새다.
동아시아로부터 반도체 생산 가져오자
팻 겔싱어 인텔 CEO는 2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주최 포럼에서 "우리가 반도체 산업을 잃어버리는데 30년이 더 걸렸는데 그것을 3∼4년 만에 법 하나로 고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이는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이 최근 두 번째 반도체지원법(CHIPS·칩스) 등 지속적인 투자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비슷한 의견이다. 러몬도 장관은 지난 달 열린 인텔의 파운드리포럼(IFS) 행사에서 "미국 반도체가 세계를 선도하고 싶은데 너무 격차가 멀어졌다"며 제2의 칩스법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겔싱어 CEO는 "오는 2030년까지 미국에서 전 세계 반도체의 약 30%를 생산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 정부의 목표 20%보다 10%포인트나 높은 것이다.
이를 위해 겔싱어 CEO는 "아시아 경쟁국과 반도체 생산 비용 격차를 좁히려면 공급망을 재건하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공급망을 리쇼어(해외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하는 것을 도우려면 제2의 반도체법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겔싱어 CEO는 "제2의 반도체법에는 일정 수준의 보조금이 필요하고, 지속 가능한 세제 정책에 더 집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자본 투자에 대한 세금 공제와 지속적인 연구개발(R&D) 개발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겔싱어 "샘 올트먼과 여러차례 대화"
겔싱어 CEO는 인공지능(AI) 분야 반도체 투자와 관련,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와도 여러 차례 대화했다고 밝혔다.
그는 "AI 수요를 뒷받침하려면 컴퓨터의 연산력이 지금의 10배가 아니라 1만배나 더 강력해져야 한다"면서 "AI가 반도체 산업의 전반적인 성장을 가속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정부는 지난 2022년 반도체법을 제정, 시행중이다. 반도체법은 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에 반도체 생산 보조금 총 390억달러(약 52조3000억원), 연구개발(R&D) 지원금 총 132억달러(약 18조원) 등 5년간 총 527억달러(약 70조 7000억원)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인텔은 미국 애리조나, 오하이오, 뉴멕시코주에 반도체 생산시설을 짓는 대가로 보조금 85억달러와 대출 110억달러 등 195억달러(약 26조원)의 지원을 받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의 인텔 오코티요 캠퍼스에서 인텔에 총 195억 달러를 지원한다는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