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감독 욕만 하는거 같고 부정적인 얘기하면 더 힘빠지는거 같아 적었다 지웠었는데.. 엊그제 적었던 글 다시 적어봅니다.
믿기지 않는, 믿고 싶지 않은 나날의 연속입니다. 한 게임 이기기 힘들던 그 때가 떠오르려고 하고 직관의 현장에서는 정규시즌 1승을 마치 포스트시즌의 승리처럼 기뻐하게 될 조짐이 보입니다. 그렇게라도 안하면 직관이 너무 재미없으니깐요.
이미 잠실구장조차도 평일이지만 너무 쉽게 예매해서 보고 왔는데 씁쓸하네요. 이글스샵에서 5만원어치 쓰면 티켓 준다고까지 하니 말 다했죠. 뭐.
오늘도 못 이겼네요. 한화의 미래가 어둡다고 몇 번 댓글을적긴 했지만 사실 한화의 암흑기가 올 거 같다는 장문의 글을 적었다 지운 적이 몇 번 있습니다. 혹여나 말이 씨가 될까봐 써놓고 지웠었는데..요.
저는 한용덕 감독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비판하는 사람 중 하나이지만 요즘의 패배는 감독도 어찌할 수 없다고 봅니다. 시즌 초 주축 구상 멤버들도 많이 빠졌는데 이태양, 박상원, 안영명, 정우람 까지도 하나같이 얻어 맞는걸요. 감독이 어쩌겠습니까. 팀 분위기조차 수습하기 힘들고 경기 직전 선수들이 둘러모여 화이팅 하는 모습도 안쓰럽기만 한걸요.
물론 감독이 전적으로 책임을 지는거야 당연하지만 지금은 감독에게도 참 잔혹한 나날입니다. 6위에서 허둥댈 때 감독의 역량으로 놓친 경기가 많아 답답함이 컸지만 이미 5위권과 멀어진 지금. 올 시즌에 대한 기대는 내려놨습니다.
그럼 앞으로 내년, 또 그 이후는 어떻게 해야 할까.
뜬금없지만 예전에 유시민 작가가 포커를 쳐서 많이 잃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잘 치고 싶어서 포커 잘 치는 법 책을 사서 읽었는데 그 책 첫 문장이 '내가 하수임을 인정하라' 였답니다. 내가 하수임을 인정할 때 비로소 포커꾼으로서의 발전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겁니다.
저와 마찬가지로 여러사람들이 단장과 감독의 교체를 원하기도 하겠지만 우선 내년까지 간다는 전제하에 적어보자면 단장과 감독은 작년에 겪은 어느 정도의 성공을 바탕으로 올 시즌을 보다 안일하게 준비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보는 실패를 진행 중이고요.
늦었지만 단장과 감독은 스스로 부족했음을 인정하고 다시 마음잡고 준비해나가면 좋겠습니다.
첫 번째로 선수층은 무조건 두텁게.
베테랑을 정리하는 과정이야 어느 구단이나 겪는 문제지만 작은 역할이라도 맡긴다는 심정으로 심사숙고하길 바래봅니다. 누군가 부진할 때 대체할 선수가 부족해보이니 뒤늦게 아쉬움이 생기기도 하니깐요.
베테랑 뿐만 아니라 FA영입, 용병 영입, 젊은 선수 육성에도 과감하고 전폭적인 지원은 두 말할 필요 없겠죠. 그래도 타 구단보다 뒤처진다고 느낀다면 보고 배울 필요도 있어보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보다 공정한 경쟁.
사실 취향이지만 저는 믿음의 야구를 그닥 좋아하진 않습니다. 특히 특정 선수에 대한 믿음, 그리고 특정 선수에 대한 못믿음도 싫어합니다. 그게 간혹 성공을 거두긴 하지만 실패도 많이 겪으니깐요.
작년 하주석의 경우. 무조건 믿고 쓴다고 잘했습니까. 오히려 다른 백업 선수를 적절히 활용하면서 하주석 선수가 보다 잘 할 수있는 편한 상황으로 만들어주는 것도 감독의 역량이라 봅니다. 올 시즌도 박주홍, 이태양, 이성열, 노시환 등
쓰지 말라는게 아니라 기대했던 모습을 반복해서 보여주지 못 할 때는 역할을 뒤로 가져가는 것도 한 방법으로 봅니다.
반복된 상황에 반복된 패배가 팀 분위기를 저해하고 그 몇 경기 뒤처짐으로 팀의 침체될 때 아예 회복 불가능을 만든 면도 없지 않아 있어보입니다. 분위기 싸움도 사실 한 몫 하잖아요.
차리리 이태양 박주홍이 부진할 때 안영명의 역할을 올리고 김종수, 김성훈을 조금씩 6,7회에 활용해봤으면 어떨까도 싶습니다. 그렇게 경쟁해가며 기회 쟁탈 하는거니깐요.
지금의 모습은 기대했던 선수가 부진하고 그 부진한 선수가 계속 나와서 지고 있으니깐요. 앞으로는 박윤철이 선발이 가능할지 김종수 김성훈이 필승조로 활용이 가능할지 조금 더 적극적으로 기용해보면 좋겠습니다. 필승조가 부진하면 누군가 대체해야지요. 내년을 봐서라도 준비해가야 합니다.
그리고 신인에게 주어지는 무조건적인 기회는 세금이라고도 표현하지만 전 그걸 꼭 1군에서만 가능한걸까에 대한 의문이 있고 그동안 기회받고 사라진 수많은 신인들을 보았으니 실패하면 남는게 없다는걸 느꼈거든요.
물론 노시환은 송광민의 빈 자리에서 경쟁자가 고만고만 했기에 기용한 거에 어느 정도 이해는 하지만 오히려 수비력 측면에서 벤치에만 앉아서 다듬을 시간을 얻지도 못한 채 냉혹한 평가만 받고 1군에서 있었던 시간이 아쉽기만 합니다.
합리적이지 않았던 선택도 지적하고 싶습니다.
많은 분들이 언급하시는 중근우.
정근우를 활용하고 싶은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정근우가 2루, 1루가 되면 스프링캠프는 적어도 우익수 이성열을 연습 시켜야 하지 않았을까요. 이성열 외야수 연습 시킬 생각 없다고 인터뷰한 채 중근우 연습시키고 시즌엔 이성열이 우익수 보고 있죠..정은원은 백업도 없구요. 무엇에 꽂혀서 이상한 선택을 한거지 도저히 이해가 안되지만 보여주고 싶은 성과 욕심이 있다면 내려놓고 순리대로 고민해보는게 좋을 듯 싶습니다.
정은원이라는 달콤했던 성공의 경험이 한 감독을 망친것도 어느 정도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뜻대로만 되지 않는다는걸 명심하고 플랜 B 플랜 C까지 생각하는 감독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선수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덕장이 되길 바랍니다. 미디어데이에서 샘슨을 버렸다고 표현할 때부터 내재된 평상 시 생각 또는 표현 방식이 부족하지 않나 싶었습니다. 사소한 말 한 마디의 무게를 느낄 줄 알고 선수들을 헤아릴 줄 아는 보다 성숙된 감독이 되길 바라봅니다. 그나마 성적이 안좋고 비난 여론도 있는 지금은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아 본인도 바뀌려고 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도 내년엔 달라질거라는 기대를 가지고
우울한 요즘이지만 더 열심히 응원하렵니다.
최강한화 화이팅.
첫댓글 현재 팀의 문제점이나 필요한부분을 정확하게 집으셨다고 생각됩니다.
이렇게 필력이 뛰어나신데 왜 지우고 썼다를 반복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팬이라면 비판을 하는것도 당연하고 걱정을 하는것도 당연하다고 생각됩니다.
저는 요즘 야구보는게 힘들기도합니다.
작년모습 때문에 더 기대를 해서 그런지 실망도 더큰걸까요?
그래도 저또한 님 생각처럼 내년에는 달라질꺼라는 기대를 해봅니다.
언제나 팀을 믿고 응원했듯이...
순위떨어진다고 다른팀응원할일은 없으니까요... 다만 순위보는일만 없어질 뿐이죠
ㅎㅎ 순위 떨어진다고 다른 팀 응원 못하죠.^^ 내년은 끝까지 긴장감 가지고 매일 설렜으면 하네요.
팀보다는 우리 선수 하나하나에 대한 플레이에 집중하면서 경기 보고 있읍니다. 팀 승리하면 더 좋고요. 승리에 집착하면 스트레스 받으니 내려놓고 보시죠. 요즘 은원이 보는 맛에 경기 봅니다. 추신수, 강정호, 류현진 보듯이말입니다.
정은원이 무럭무럭 성장해 정근우 뛰어넘어봤으면 좋겠네요.
공감가는 글 잘 읽었습니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 없다 하지 않습니까.
사회의 발전은 경쟁에서 이루어 집니다. 팀야구 발전도 마찬가지죠. 특정선수만 고집하지 말고, 포지션별 선수간 경쟁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팀 현실은 암울하죠. 경쟁할 선수가 정말 부족합니다.
막연하게 내년시즌은 잘 될거야가 아닌 내년시즌준비를 해야 겠죠. 이글님 말씀대로, 적극적 FA영입, 신인영입, 자금도 적극적으로 투자해야죠.
뎁스를 조금더 두텁게 한 이후에 선수간 경쟁을 시키는 것만이 강팀이 되는 길인것 같습니다.
경쟁할 선수도 부족하다는거에 크게 공감합니다.ㅜ 그래도 경쟁을 통해 기용해본다면 후회?! 아쉬움은 없을거 같아요.
한감독이 감독을 내년까지 계속 유지 하고 싶다면, 한 길만 고집하지말고, 이대로 팀을 방치하지 말고, 특정선수만 고집하지 말고, 성적의 조급함있더라도, 이 길이 틀렸으면, 실패했으면, 훌훌털고, 고쳐나갈 생각을 해야 됩니다.
플랜A가 실패하면, 플랜B가 실패하면, 플랜C
그마저도 실패하면, 다른 모색을 계속 해 나가야 합니다.
내년시즌을 위해 가능성 있는 10위팀이 됐으면 합니다.
야구의 기술.작전등 이런거는 잘모르지만 팀 조직운영.방향.리더섭.소통등에있어서 현 단장.감독체제로는 향후도 암울하다고봅니다ㅠㅠ 결정적으로 경기장서 실력을 발휘하고 좋은 성적을 거두는것은 선수들인데 작년부터의 여러여러 정황들을 볼때 현재는 의욕과 열정도없어보입니다(작년 3위에서 9위로 떨어지는 결정적요인). 옛말에 말을 물가로 끌고갈순있어도~~~ 있잖습니까. 팀리빌딩 기조를 선수들과의 상식적인 바탕위에서 소통을 통해서 이루어나가야 할것으로 보이네요
제 느낌으론, 한 감독은 이글스레젼드이자 합리적인 리더형같은데 단장의 일방적인 리빌딩기조(독단적이고 돈 안쓰는 경영)에 휘둘리다보니 무리수도 나오는등 이도저도 아닌 팀 운영을 하고있는것같음ㅠㅠ
한 감독도 주어진 자원을 가지고서 편중된 기용을 한다는 느낌을 저는 강하게 받긴 했어요. 그래도 발전해나가리라 기대해봅니다.
한감독보다 박단장이 더 문제임에 동의합니다.
작년 한감독은 박단장 말 잘듣는 일꾼처럼 느껴졌습니다.
박단장은 야구 선수들 사이에서는 앞뒤가 다른 사람으로 유명하죠.
엘지선수들에게는 금기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