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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알람이 울리기 전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 A오빠를 깨웠다. A오빠는 점심비행기를 타고 이즈미르로 가기 때문에 서둘러 짐을 정리했다.
짐정리가 다 끝나고 체크아웃을 하기 위해 칸호텔을 나왔다. A오빠와 나는 칸호텔 주인할아버지에게 남은 여행도 즐겁게 여행하라는 덕담을 듣고(약간의 진한 포옹과 함께 씨부럴)
F언니와 어제 만나기로 한 메이단광장 앞 맥도날드에서 재회했다. 내 짐은 괴레메티켓을 구입한 메트로회사에 언니 짐은 네브쉐히르행티켓을 구입한 수하회사에 짐을 맡기고 A오빠의 짐은 칸호텔에다가 맡겨놓았다.
보즈테페 언덕이 혼자서 올라가기는 거리가 조금 있어서 메이단광장 앞쪽에 돌무쉬를 잡아 2TL를 지불하고 10분 정도 후에 금방 도착했다.
보즈테페 언덕에 도착하자 트라브존 시내가 한눈에 보였다.
보즈테페 언덕에서 보이는 트라브존, 날씨가 조금 흐렸다.
보즈테페 언덕을 조금 둘러보다가 A오빠가 아침은 먹었으니 보즈테페 언덕을 바라보며 차이를 한잔하자고 제안을 했다.
보즈테페 언덕 명당 자리에는 테이블이 하나씩 놓여있는데 트라브존 사람들은 이곳에 와서 집에서 싸온 도시락과 같이 차이를 즐긴다고 F언니가 얘기해주었다.
내가 손을 번쩍 들자 어디선가 남자가 쑥 나타나 주문을 받았다. 차이가격은 8TL 기존의 차이보다 훨씬 비싸다고 생각해 바가지인가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대용량의 차이주전자가 나왔다. 위의 주전자는 차이 원액이고 밑에는 뜨거운물이 있다. 수도꼭지를 열면 뜨거운물이 나온다.
(뜨거운물은 얼마든지 리필이 가능하다)
터키 친구 K의 집마당 앞에 있는 헤이즐넛과 땅콩이다. 헤이즐넛이 정말 맛있었다.(사스가햄스터국터키)
A오빠는 F언니의 그동안 있었던 여행얘기를 듣고 나는 차이를 손에 들며 이곳저곳 둘러보았다. 아침이라 그런지 사람들도 별로 없고 조용해서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쫄래쫄래 둘러보는데
아까전에 뿅 나타났던 남자직원이 말을 걸기 시작했다. 이름부터 시작해서 어디에서 왔냐, 남자친구는 있냐까지. 그러더니 잠시 자기 친구를 데려오겠다며 기다리라고 했다.
근처에 일행도 있으니 알았다며 기다리자 몇분뒤에 남자직원과 남자직원친구가 오더니 반갑다며 인사를 했다.(다행히 추근덕거리지는 않았다)
자기들 사진을 찍어달라며 포즈를 한껏 취한 두분(열몇장 넘게 찍어드렸다;)
F언니가 찍어준 사진! 추근덕거리지 않고 터키어도 많이 알려줘서 두사람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차이를 다 마셨을때 A오빠가 공항을 가야될 시간이 다다르자 다시 돌무쉬를 타고 메이단광장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돌무쉬를 타기 전에 두 남자분이 각각 이메일과 연락처를 알려주며 앞으로 자주 연락하자며 살며시 쪽지를 내밀었다.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며 나왔지만 쪽지는 그냥 버렸다.
*주의하세요! 보즈테페 언덕 앞에 있는 화장실은 무료에요! 간혹 화장실앞에서 노점을 하고 있는분이 아무박스 내밀며 1리라 달라고 하는데 주지마세요! 돌무쉬기사분이 제가 돈 주려고 하니까 그냥 오라고 했습니다.
A오빠는 이즈미르로 가고 F언니와 나는 괴레메로 가야하기 때문에 이제 헤어져야했다.(파묵칼레에서 다시 잠깐 만나게 되지만) A오빠는 남은 여행 잘하라며 공항으로 가는 돌무쉬를 타고 사라졌다.
A오빠를 태운 돌무쉬가 안보이자 F언니와 나는 K가 일하는 카페를 가기로 했다.
메이단광장에서 흑해쪽으로 내려가면 재래시장이 있다.
재래시장의 과일들이 굉장히 싸고 맛있다. 특히 딸기가 압권이다.
F언니가 전화를 걸어 K의 카페 위치를 설명받고 카페로 가는 돌무쉬를 탔다. 한 20분쯤 되었을까? 흑해를 따라 쭉 내달리니 고속도로가 나왔다.
처음에는 맞나 싶어서(카페가 있을 적절한 위치가 아니였다;) 두리번거렸는데 저 멀리서 K가 손을 흔들며 마중을 나와주었다.
K는 다시 만나서 반갑다며 카페에서 파스타를 대접해주겠다고 했다. 일주일이 조금 넘게 케밥을 먹어 다른 음식을 원했었는데 마침 파스타도 판다고 하니
오랜만에 이태리 음식 좀 먹어보자 하며 기대를 잔뜩 했다.(But 파스타는..)
흑해가 보이는 카페, 평일이라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카페에서 보이는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다.(꽃은 조화다 소근소근)
K가 일하는 카페에는 평일이라 사람이 하나도 없어서 한산했다. K가 일하는 카페 사장님이 반갑다며 인사를 건네자 F언니는 악수를 했고 나는 나도 모르게 90도 인사를 했다.
카페에 있던 직원들이 나를 보고 웃었다. 왜 웃나 싶어서 어색하게 따라 웃었는데 K가 90도 인사는 처음이라고 설명해줬다.(서양에서도 예의차리는 나년;)
K는 카페에 와줘서 고맙다며 파스타를 대접하겠다고 했다. F언니와 나는 오랫만에 케밥 대신 파스타를 먹겠구나 싶어 잔뜩 신나했다.
그런데 채 10분도 안되서 우리 테이블로 와서 무언가를 건네는것이 아닌가.
생강향이 나는 커피우유(커피가루를 따로 물로 내리지 않고 우유랑 섞었다)는 내입맛에는 안맞았지만 목이 말라 다 마셨다.
뜬금없는 디저트가 나와서 놀랐다.
우리는 당황해서 이게 뭐냐고 물었더니 K가 파스타라고 했다. 우리는 디저트가 먼저 나온건가 싶어 다시 한번 물었더니 이 케이크가 파스타라고 해줬다.
알고보니 터키에서 pasta란 단어가 우리가 부르는 디저트 '케이크'(cake) 였다. 그때는 서로 어리둥절해 하면서 어쩔수 없이 주린배를 채우기 위해 케이크를 먹었다.
생각보다 케이크는 맛있었다. 터키의 특유의 쿰쿰한 향도 안났고 딸려나온 과일과 돈두르마 아이스크림도 맛있어서 스푼으로 싹싹 긁어먹었다.
케이크를 다 먹고 주방장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건네고 카페에 있는 종업원(꽤 훈남이었다)과 셀피타임을 가졌다.
알고보니 나보다 나이가 어린 친구들이었다. 18살이라고 했다.(우리나이로는 19~20살 정도; 나 철컹철컹)
K가 오늘은 손님이 없으니 카페 바깥에서 같이 사진이라도 찍으며 놀자고 했다. 야외로 나가자 흐렸던 아침 날씨가 어느새 구름이 싹 걷혀 맑은 날씨로 변했다.
F언니는 간만의 맑은 날씨에 신나하며(여행하는 동안 거의 흐린날씨라고 했다) 흑해바다에 발을 담궜다. K가 말렸지만 F언니는 해변가를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맑은 날씨와 바람을 느꼈다.
맑은 날씨라서 K도 F언니도 들떠했다. 카페 야외에서 한컷 찰칵.
흑해 바닷물에 잔뜩 젖은 F언니의 발.
K가 왜 들어가지 말라고 했는지 알것 같았다. F언니가 흑해에서 나왔을때 F언니의 발은 검은 기름 투성이였으니까. 물론 사진에는 물로 닦아낸 사진이라 안보이지만 트라브존 흑해는 해수욕하기에는 조금 더럽다.
트라브존은 항구도시라 유조선이나 배들이 많아 배에서 흘러 나온 기름이 많다. 카페 바깥에서 봤을때는 흑해가 맑아보였는데 야외에 나와 직접 가까이 보니 바다에 기름이 둥둥 떠다녀 있었다.
F언니는 상관없다며 카페 화장실에서 발을 닦아냈다. 슬슬 메이단광장으로 돌아가봐야 할것 같아서 K에게 인사를 했다. K는 데려다주지 못해 미안해했다. F언니와 나는 카페에서 먹은 디저트 값을 지불하려 했지만
K는 자기의 마음이라고 했다. 조만간 한국에 갈때 내가 밥을 사주겠다는 약속을 했다.(K는 내년즈음 한국에 온다고 했다.)
메이단광장쪽으로 가는 돌무쉬가 도착하고 그렇게 K와 작별인사를 했다. 누가 알았을까? K와 나와 F언니는 다시 이스탄불에서 제외했을지.
메이단광장쪽으로 가는 돌무쉬 안, 동양인이라 그런지 다들 우리만 쳐다보았다.
한 20분 즈음 되었을까? 메이단광장 밑에 도착한 우리는 트라브존의 재래시장쪽을 구경하기로 했다. 버스 시간도 아직 널널하게 남았겠다싶어 천천히 골목골목을 둘러보았다.
역시나 터키인들의 시선들은 자연스럽게 우리를 향했다.
빵집에서 동양인인 우리가 서성거리자 화덕 안을 사진찍어도 된다고 해서 찍었다. 저 에크맥 하나에 1리라*(400원)이다.
마치 우리나라의 동대문시장 뒷골목을 보는 것 같았다. 정말 다양한 물건들을 팔았다.
햄스터국 나라답게 견과류 가게도 있는 터키. 터키에서 견과류란 견과류는 실컷 먹었다.
마침 샤프란볼루에서 보내지못한 엽서(터키 공휴일이라 PTT(*터키의 우체국) 가 닫음)를 보내기 위해 전날 A오빠와 봐둔 메이단광장 PTT를 찾았다.
F언니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내가 PTT로 들어가자 PTT 안에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나를 쳐다봤다. 거짓말 같아 보일수 있겠지만 정말이었다. 뭔가 내가 잘못한건가 싶어서 그대로 굳어서 서있자
PTT 경비원이 터키어로 뭐라 얘기했다. 내가 뭘 알아 들을수가 있어야지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어정쩡하게 웃으며 엽서를 보여줬다.
경비원은 아하 하더니 번호표를 대신 뽑아주고 의자에 앉으라고 해주었다. 내 차례가 되자 직원은 능숙하게 엽서에 우표를 붙여서 바구니 안에 넣었다.
엽서가 잘 도착하길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직원과 경비원에게 귈레귈레(안녕이라는 인사)하며 PTT를 나왔다.
PTT*(터키의 우체국) 우표값은 2리라, 어디 지역이든 2리라다. 엽서에 터키어로 (영어로 쓸것) 주소를 꼭 쓰지 않아도 잘 도착하니 터키 여행중에 꼭 엽서를 써서 보내셨으면 좋겠다.
한국에 도착해서 엽서를 읽어보면 감회도 새롭고 추억도 새록새록나는 재미가 있습니다.
F언니와 잠시 숨을 고르기 위해 메이단광장의 벤치에 앉아 서로 다음 행선지 카파도키아(괴레메)를 이야기 하고 있었을때즈음 터키 남자들이 와서 같이 사진을 찍자고 했다.
처음에는 같이 사진을 찍어주었지만 점점 포옹하며 사진을 찍어도 되냐, 남자친구는 있냐며 이것저것 캐묻길래 사진을 다 찍었으니 가라고 소리쳤더니 꽁무니빠지게 도망을 쳤다.
뒤에 있던 터키 아주머니께서도 무어라 말을 하니 주변에 있던 터키 남자들도 더이상 우리를 건들지 않았다.
이제 다가오는 터키남자들도 유도리있게 쳐낼 만큼 능숙한 여행자가 되었다. (염병할것들아. 포옹하고 사진을 왜 찍니 내가..)
F언니는 다른 버스를 타서 다른 버스회사 사무실로 가기 때문에 서로 메이단광장에서 헤어졌다. F언니는 괴레메에 도착하면 연락하라며 핸드폰을 흔들었다.
메트로 버스 사무실에 도착하자 한 외국인 여자가 큰 배낭을 메고 있었다. 인사를 하자 반갑게 서로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국적은 프랑스이며 지금은 휴가차 1달동안 유럽일주를 돌고 있다고 했다.
서로 같은 버스도 타는 터라 몇가지 정보도 주고 받았다. 그녀는 괴레메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먼저 내린다며 나에게 괴레메의 대한 정보를 물어보기도 했다.
사무실로 온 세르비스 버스가 우리를 태우고 트라브존 오토가르에 도착했다.
드디어 트라브존을 떠날때가 되었다. 나는 왠지 모르게 코끝이 시큰해졌다. 지난 2년동안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던곳을 3일만에 떠난다고 생각하니 슬퍼졌다. 언젠가는 다시 올수 있을꺼라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노을지는 흑해의 모습, 다시 볼수 있을꺼라며 조금 우울해진 마음을 위로했다.
그렇게 자다 깨다를 반복하며 10시간을 버스에서 보냈을때 즈음에 어느새 카파도키아 근처까지 다다랐다.
슬슬 버스가 괴레메쪽으로 도착하자 이미 사람들은 전부 네브쉐히르에서 내렸다. 버스 안에는 나 혼자만 남아있었다. 괴레메 오토가르가 워낙 작아서 여행자 외에는 들어가는 사람들이 없기 때문이다.
버스기사와 승무원은 너가 이 버스의 주인이라고 하며 귀찮을법한데 크게 웃으며 농담을 쳤다. 승무원은 여행을 잘 하라며 버스에서 나눠주는 과자를 이것저것 나누어주었다.
맑은 괴레메의 하늘, 왠지 여행이 순탄할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버스 안에 아무도 없어서 승무원 동생이랑 사진을 찍었다. 우리나라 나이로 22살이라고 했다.(미안.. 오빠인줄 알았어)
드디어 괴레메 오토가르에 도착했다. 승무원과 운전기사는 버스에서 짐을 꺼내주고 남은 여행 즐겁게 보내라며 인사를 하고 다시 네브쉐히르 버스정류장으로 돌아갔다.
괴레메에 도착한 나! 한국에서 예약한 투어를 무사히 괴레메에서 잘 마칠수 있을까? 이제 슬슬 초중반으로 향하는 터키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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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시들, 늦어서 고멘해요.. 사실 댓글수도 적고 요 근래 힘든일이 좀 많아서 글을 게을리 싶이 하다 보니까 글도 잘 안써져서 손을 놨었어요.
앞으로는 정말 꼬박꼬박 글 연재해서 마무리 잘 지을수 있도록 노력해볼께요! 내 재미없는 글에 댓글 달아주고 즐찾해주는 여시들 실망시키지 않을께요!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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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시 연느와 행쇼♥ 안문제시도 연느와 행쇼♥
터키에 대한 정보는 항상 공개댓으로 부탁드려요! 성실하게 답변해주겠다눙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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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예슬이 유럽과 아시아의 중간이기도 했고 여러 티비 프로에서 보여주는 터키의 모습에 빠져서 가게된거였어! 터키가 우리나라에서는 되게 위험한곳이라고 생각드는데 막상 가보면 우리나라랑 똑같아. 자연경관도 좋고 특히 트라브존을 많이 기대했는데 기대한만큼 너무 좋았어!
보즈테페 언덕 차이 양이 많아서ㅋㅋㅋㅋ다 마시면 화장실이 아주 가고싶지...
삭제된 댓글 입니다.
나같은경우에는 양해를 구하고 졎혔는데! 야간버스 같은경우에는 사람이 많이 타지 않아서 뒤에 없는경우에는 확 젖혔어! 그래서 꼭 목배개 가져가야해! 목배게가 젖히지 않아도 딱 목을 고정시켜줘서 불편하지도 않고 좋아!
나도 이제 곧 터키여행을 가서 언니글 잘 보구있어!!!그런데 가는 기간이 라마단 끝나고 3일 연휴랑 겹쳐......ㅜㅜ암튼 언니꺼 보면서 정보 많이 얻고있어!!고마웤ㅋㅋㅋ
나는 이스탄불에 들어와서 바로 카파도키아로 국내선 타고 이동해! 다음편이 카파도키아라니 기대된당 ㅎㅎㅎㅎㅎ 트라브존은 계획에 없어서 언니 글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용!
지금 글 정주행 중인데 짱재밌어 ㅠㅠ 여시글보고 터키여행 다짐한다 ㅠㅠ 터키에 부정적이었는데 완전 편견이었어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