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수필>
그래도 쪼매씩 닦아는 봐야지
권다품(영철)
사람을 만나다 보면 본의 아니게 실수를 할 때도 있겠다.
술을 마시면 더 그럴 수도 있고.
꼭 술을 마시지 않아도 인간이라 본의 아니게 실수를 할 수도 있겠다.
가끔 술기운을 빌어 취한 척 하며 평소 품어왔던 앙금을 뱉어내는 사람도 있긴 있다더라마는, 아무리 취중 실수인 척 해도 그런 영악한 의도는 어지간한 사람들은 알 것 같다.
사람들이 자신보다는 머리가 다 좋다는 건 좀 알았으면 좋겠다.
술을 한 잔 하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나오는 자잘한 실수도 있겠다.
그런 실수정도라면 이해할 수 있고, 또 이해 해주는 것이 분위기를 위해서도 더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서로 데면데면 하다가 그런 실수를 타고 농담도 할 수 있고, 더 친해질 수도 있고, 마음을 나눌 수도 있고 ....
나는 그런 자잘한 실수가 있는 분위기의 모임이 웃을 수 있어서 참 정이 간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말은 틀리지 않았는데, 인상을 굳히고 말을 참 정내미 없게 하는 사람도 있다.
나도 그런 사람에게는 정이 잘 안 간다.
더 싫은 사람도 있다.
자기 생각이 꼭 맞는 것도 아닌데, 누군가가 이의라도 제기하면 자기를 무시한다 싶은지, 언성을 높여서라도 자기 말을 합리화 하려는 사람도 있다.
그러다가 막말이나 험악한 말까지 하고.
논리가 없다는 말은 무식하다는 말이다.
나는 그런 사람은 만나기가 꺼려질 것 같다.
오래전에 그런 대화를 하다가 갑자기 어느 동생이 웃으면서 "그럼 영철이 형님한테 누가 그러는 사람이 있으면 어쩌겠습니까?" 하고 묻는 동생들도 있었다.
"꼭 그렇게 못해서 그렇지 내 성질에도 못 참겠는데, 영철이 형님이야 말해서 뭐 할라꼬. 바로 일어서뿔 낀데? 형니도 이해가 안 되는 사람이지예?" 하는 동생도 있어서 같이 웃고 말았던 적이 있다.
나는 그런 사람과는 언성 높이고 싸울 필요도 없을 것 같다.
그 자리에서 그냥 일어서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화해하고 좋게 지내라.'라며 화해를 주선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정말 취중 실수나 말실수라면 얼마든지 화해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자기도 모르게 나오는 그 사람의 성격이라면 나는 화해하지 않는다.
벌써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성격처럼 굳어버려서 결코 바뀌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인간은 "꼭 내가 잘못해서 화해를 할라캔 기 아이고, 옆에서 자꾸 화해를 하라기도 하고, 또, 꼭 이기고 싶어하는 사람한테는 져주는 기 이기는 기라는 어른들 말도 생각나고 해서 화해하자카이 안 할라카데. 지가 얼마나 똑똑해서 그래 사는 지는 모르겠지만, 세상은 그렇게 살면 안 된다꼬. 술이나 한 잔 하러 갑시다. 노래도 한 자락 하고. 오늘 내가 한 잔 사께. 까짓거 돈 그거 뭐라꼬." 하며 자기는 엄청 큰 사람인 척 하더란다.
그런데, 대충 끝날 무렵에 화장실 갔다오면서 카운터에서 계산서를 받아보고는 계산도 않고 그냥 들어오더란다.
슬금슬금 눈치를 보면서 하도 계산을 안 해서 다른 사람이 계산을 했단다.
나는 그런 가식적인 인간은 정말 질색이다.
자기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큰 사람이기 때문에 져준다는 말이 아닌가?
얼마나 가증스러운가?
나는 그런 인간은 철저히 무시를 해 버린다.
혹시, 사람들이 '너는 얼마나 완벽하길래 항상 다른 사람의 잘못을 말하는 글을 쓰느냐' 고 하는 사람이 있을 지는 모르겠다.
내가 잘해서 남을 흉보고자 함이 아니다.
타산지석이다.
다른 사람을 통해서 나를 되돌아보고 고치고자 함이다.
닦아낸다고 다른 사람들 만큼이야 깨끗해질까마는, 그래도 쪼매씩 닦아는 봐야지.
2025년 1월 8일 오후 2시 28분이네!
시골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