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대한민국 이야기 9 - 나주영상테마파크 수천 년 전 고구려를 체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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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jy9713
2024.05.17. 18:29조회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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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영상테마파크
수천 년 전 고구려를 체험하다
나주에서 영산강을 곁에 두고 서해로 흐르듯 가면 예기치 않은 과거를 만난다. 이름 모를 나지막한 산의 발등에 옛 너와지붕이 얼기설기 모여 있고 성벽, 망루 등 옛 구조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번은 영산강이 감싼 나주의 보물 ‘나주영상테마파크’의 구석구석을 소개한다. 드라마의 감동과 나주평야 그리고 영산강이 선사하는 풍경을 담아야 하니 여유라는 큰 바구니 하나 장만해 가자.
나주영상테마파크에서 촬영된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수천 년을 넘나드는 사극들이 여기서
나주영상테마파크는 TV드라마 [주몽]의 촬영지로 유명해지기 시작해 ‘삼한지테마파크'로 문을 열었고 대규모 리모델링을 거치면서 현재의 나주영상테마파크라는 이름이 붙었다. 약 14만㎡로 국내 최대 규모이며 그동안 약 100만 명의 입장객이 다녀갔다. 공원 내부는 100여 채 건물이 각 테마별로 짜임새 있게 구성됐으며 궁궐의 웅장함도 으뜸이다.
나주영상테마파크를 이야기하면서 [주몽]을 빼고 말할 수 없다. 촬영지는 그곳에서 촬영된 첫 작품이 현장 분위기의 초석을 놓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곳의 첫 작품이 바로 [주몽]이다.
주몽이 방영되던 당시, 그 인기는 25주 연속 시청률 1위라는 기록을 세웠을 정도. 1천 년도 아닌 2천 년 전의 이야기를 재구성했다는 점에서 흥미를 끌었다. 게다가 역사와 전설을 오가는 주몽의 서사는 중국, 부여, 고구려 등 한반도의 신라, 백제와 달리 조명받을 기회가 비교적 적었던 이야기여서 많은 사람의 눈길을 끌었으리라.
제1성문 해자성
주몽 외에도 [바람의 나라], [태왕사신기], [이산], [전설의 고향], [일지매] 그리고 최근 [신의] 등 여러 드라마가 이곳에서 촬영됐으며 영화로는 [쌍화점]이 이곳의 대표적인 촬영작이다. 사극을 즐겨보는 사람이라면 나주영상테마파크는 꼭 한번 가 볼 만한 곳이며 사극 마니아일수록 그 감흥은 더욱 클 것이다.
고구려의 역사 속으로 들어가다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들어서면 공원의 입구인 성루가 지척이지만 그 짧은 거리에 현재와 과거가 접해있다. 좀 더 감명 깊은 여행을 위해 “나는 2천 년 전으로 온 것이다”라며 최면을 걸어본다. 안내지도에 표시된 주요 건물만 해도 손꼽기가 어려울 정도이니 발걸음이 마음보다 앞서서 고구려의 문턱을 넘어갔다.
제1성문 ‘해자성’에서는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형태의 성문이 있는데, 흐르는 물 위로 다리를 내리고 올릴 수 있도록 설계된 ‘현문’이다. 안내문에 따르면 우리나라 역사상 유일하게 현문이 존재했던 장소가 나주라고 하니 자리를 잘 잡았구나 싶다.
졸본부여궁
해자성 입구를 지나면 이곳에서 촬영된 작품이 좌우로 안내돼 있다. 이어서 졸본부여궁으로 길이 연결된다. 드라마 [주몽]에서도, 실제 역사에서도 고구려 건국에 중요한 장소였던 곳으로 고구려 초기의 왕궁이다.
내부에는 고구려에 관한 역사 이야기들이 각각 간단하게 전시돼 있다. 그중 ‘장군총은 장수왕릉이라 불러야 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장군총’이란 현지 촌부들이 중국 변방 장군의 무덤을 가리키며 장수왕이나 광개토대왕은 장군이 아니기 때문에 ‘총’이 붙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유명한 명화를 손으로 만지며 느낄 수 있는 미술관도 마련돼 있다.
소박한 저잣거리와 위엄 넘치는 고구려궁
고구려궁에서 보이는 모습
졸본부여궁을 나오면 너와 지붕과 박석이 잘 어우러진 저잣거리다. 너와 지붕은 산간지방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형태로 주로 화전민들이 만들었다. 이 같은 서민적인 분위기에 주막형 음식점이 조성돼 있으니 허기지다고 발길을 되돌리는 사태도 방지할 수 있다.
저잣거리를 지나면 제2성문을 지나 연못궁이 있는 곳부터 가보자. 작은 연못에 아기자기한 조경이 꾸며져 있다. 이곳의 진풍경은 연못 너머 영산강까지 조망되는 시원한 모습이다. 올라왔던 길과 그 주위의 저잣거리까지 깔리니 액자에 걸고 싶은 그림이다.
둥글게 만들어진 문 너머로 심상치 않은 궁 일부분이 보이고 이끌리듯 문을 통과하면 고구려궁이 나타난다. 많은 촬영지의 왕궁을 봤지만, 서로 비슷해 보이던 느낌과 달리 이 왕궁은 마주치자마자 특유의 위엄이 압도적으로 어깨에 내려앉는다. 영산강과 왕궁 사이에는 4개의 망루가 세워져 있으며 망루와 왕궁 사이에는 광장에서 높은 왕궁으로 계단이 만들어져 있다. 계단 중앙에는 승천하는 용을 조각해 놓았다.
고구려궁 내부
공간의 짜임새랄까, 위계랄까. 자로 잰 듯 건물의 연장선이 깔끔하게 수직으로 만나며 상·하의 공간도 단계적인 구성을 이루고 있다. 또 주요 건물은 엄격한 기준의 역할을 한다. 실제로 있었던 고구려궁은 아니지만 현대의 기술로 재현된 이곳은 위엄 그 자체였다. 고구려궁 앞에 그냥 서 있기만 했을 뿐인데, 그동안 봐왔던 사극의 여러 결정적 장면이 뇌리를 스쳐가니 일종의 재회랄까. 하루 비워놓고 보고 싶은 사극을 마지막 편까지 한번 달려보고 싶은 마음만 가득해진다.
둘러 볼수록 뚜렷해지는 고구려 모습
고구려궁 옆으로 태자궁이 있다. 각 건물의 내부에는 실제 촬영됐던 장면이 전시돼 있으며 세심한 관리로 소품 하나하나 살펴보는 재미도 좋다. 태자궁을 지나면 그 넓던 공원의 외곽에 닿으며, 공원의 또 다른 전망대라고 불리는 ‘신단’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독특한 건물 형태며 주위의 건축미가 남다르다.
비교적 높게 세워진 신단에 들어서면 연못궁과는 또 다른 풍경에 넋을 놓게 된다. 영산강과 함께 이곳 풍광의 매력을 더하는 다야뜰이 보기 좋다. 보가 설치되면서 그 운치가 변했지만 다행히도 평온함만은 뜰에 남아있었다.
동쪽 전경
이것이 끝이 아니다. 공원의 오르막이 자연스럽게 산길로 이어지는데, 뒷산 너머의 풍경도 조망할 수 있는 능선이 가깝다. 약 10분 정도만 사면을 오르면 좁은 능선이고 좌우로 시원한 풍경이 펼쳐진다. 곧 이어 정자에 도착하면 360도를 두르는 나주의 풍경이 이번 여정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사방의 풍경 한가운데에 공원이 작아 보인다. 공원에서 과거여행 하는 듯 심취했다가 현재로 돌아와 옛날을 내려다보는 듯한 기분도 색다르다.
약 2천 년 전의 역사는 실로 먼 이야기라서 사실적으로 느껴지지 않기도 한다. 고구려를 떠올렸을 때, 구체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건 국사책 지도에 그려져 있던 고구려 영토 정도뿐이니 말이다. 하지만, 나주영상테마파크를 돌아보는 사이에 고구려는 좀 더 가까워진 듯했다
[네이버 지식백과] 나주영상테마파크 - 수천 년 전 고구려를 체험하다 (한국관광공사의 아름다운 대한민국 이야기, 한국관광공사, 안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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