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접시꽃
접시꽃을 대할 때마다 왜 '접시꽃당신'이 생각나는 걸까요? 도종환님의 시 '접시꽃당신'은 한 구절도 생각나지 않는데... 아마도 가슴 아픈 사연이 내 가슴속에 깊이 들어왔나 봅니다.
요즘은 꽃보는 재미에 빠져 삽니다. 길가에 노란 코스모스라 불리우는 금계국도 이쁘고 해바라기 닮은 키 낮은 천인국도 이쁘고
오늘도 산길을 돌아 비온 뒤의 상쾌함을 눈인사 하며 지나가는데 접시꽃이 핀 뜨락을 발견했다. “미안” 하며 또 한컷. 나의 취미생활에 웃어주는 동료들이 늘 고맙다.
문학소녀의 꿈은 결혼이란 단어와 함께 흔적조차 없이 사라져 버리고 접시꽃을 보는 순간 기억의 언저리에 있는 소중한 추억들이 떠올랐다. 지금은 웃으며 이렇게 말할 수 있지만.....
어느 날 우연하게 접하게 된 도종환님의 시집 “접시꽃 당신” 하루 종일 가슴으로 울고는 다음 날 눈이 소복하게 부운 다음 가슴속에 용광로처럼 쇳물을 끓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친구를 불러 영화를 보고 이덕화와 이보희의 연기를 보며 감정이입이 되고 내가 주인공 여자가 되어 얼마나 울었던가?
영화를 보면서 내 감정에 쌓여 며칠을 가족들과 이별준비도 연습해보고..... 남편에게 아이들 잘 부탁한다고 쓴 편지~~ 지금 생각하면 코메디지만 그때 함께했던 친구는 아직 그런 나를 기억해주고 찜질방에서도 가끔 이야기하며 웃는다. " 너 용됐다" 하며 영원한 나의 아군으로.
.................................................................
보너스로 이 친구이야기 잠깐소개. 이십년지기 친구 중 한명. 수요일 저녁 회식이 있어 저녁만 먹고 귀가. 운동한 후에 아이들 간식 사서 또 귀가. 그 다음 날 출근길에 어제 술한잔해 못 나온 후배가 걸림. 김밥집에 들려 김밥 5줄 주문하고 계산하려는데 지갑이 없다. 헉. 약속시간까지 10분 남음. 음. 친구에게 전화했다. "나 김밥집인데 김밥 5줄 썰어 놨으니 가져가. 지금. 주문만했으니 만원 계산해야돼. 나중에 말해줄께.ㅎㅎㅎ."
이렇게 처리했어요. 덤벙대는 내뒷일 감당하고 가끔씩 전화해 늘 긴장시키는 나인데 투덜대지 않습니다. 행복하지요. 제가 많이
김밥 찾으러 갔는데 주인 아줌마가 가져가고 나중에 갔다 달라고 했는데 아줌마랑 둘이 내 흉 봤다고 전화왔더라구요. 언제나 편하게 한밤중에 찾아가도 좋을 그런 친구가 있어 행복합니다.
"오고 있을 동료한테 5분 기다릴테니 김밥과 겁라면 사오라구 " 정리한후에 내 지갑이 어디있을까? 차안에서 고민고민.
지갑을 마지막 쓴 장소를 떠올렸는데 웃음이 나왔습니다. . . . . . . . . 이번에도 냉장고 야채박스 검은 비닐봉지 안에 호박 새송이버섯과 나란히 이틀 잠자고 있었습니다.
이게 하얀코의 현실입니다. 건망증으로 손발이 바쁘지만 이쁜 꽃들이 있어 웃으며 삽니다. 늘.
여러분도 오늘 많이 행복하세요 그리고 정주노님 이 접시꽃으로 축하 화환 대신 전합니다.
|
첫댓글 하얀코스모스님 이곳에 올리시는 글을 모아 수필이나 산문집을 한번 출간해 보시죠....^^* 혹시 벌써 출간 하신책이 있으신가요? 도종환 시인은 ... 고생만 시키다가 아내가 죽고 겨우 수의 한벌 해 입혔다는 그 시 접시꽃 당신으로 인해 대한민국 아줌마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다가 얼마 안가 재혼 하는 바람에 욕 많이 들었었댔죠...^^* 업은 아이 3년 찾는다고..저도 님같은 그런 건망증 때문에 혹시나 치매 전조증상이지나 않을까 걱정 많이 한답니다...ㅎ
나를 잡아두었던 맑은 언어들은 세상과 타협하며 묻혀졌습니다. 고민과 번민이 많던 그래서 맑은 영혼을 간직하려던 나는 어디로~~~. 이렇게 . 노년기를 향해 ~~웃으며 받아들입니다.^^*.
접시

잘 받았구요.. 글또한 제모습을 보는것같아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다 잃어버린들 어떻습니까
내 몸땡이만 냉동실에 넣고 얼려죽이는 일만 없음 되는거지요..

아줌마들 화이팅

(아줌마들 냉장고에 전화기 넣어봤다는 사람들 많더라구요..
)
ㅎㅎㅎ. 한두번도 아니고 발견된 곳이 여러곳이라 이젠 찾는 기간이 짧아졌네요. ^^*.
건망증까지 너무 행복해 보입니다....샘날만큼......ㅎㅎ....
그럼 제가 샘날 만큼 잘 살고 있다는건가요.^^*. 이쁘게 봐줘서 고맙습니다.^^*.
흔히 볼수 있는 접시
이 유난히 이뻐보이네
^^
비를 머금고 찍은 사진입니다. 오랫만에 만나본 꽃이네요. 꽃이 함박웃음 짓는것 같죠.
^&^ 접시꽃당신........넘이쁘내여..잘보았어여.......^(^
감사합니다^^*.
하얀코님 글을 읽노라면 나도 모르게 입가가 살짝 벌어지며 미소가 절로 지어져요. 글이랑 그림이랑(사진) 그 주인의 맘씨까지가 얼마나 닮아 있는지 혼자속으로 그려보면서 나도 모르게 그래
그래
고개를 끄덕거려지게 하거든요. 그래요. 맞아요. 나이는 들어가고 나를 감싸고 있는 껍데기는 자꾸만 세월의 더께를 뒤집어쓰고 있는 데, 마음은 아직 스무 살적 볼이 빨간 문학소녀 그대로 라는게 때론 신기하게 여겨지기도 해요. 접시
당신의 도
환님과는 나름 인연이 있기도 해요. 전교조시절 가끔 모임에서 뵙기도 하고 그랬답니다. 올려주신 사진의 접시
은 너무 화사하고 예쁘네요. 하얀코님의 웃음처럼

오늘 동문 모임이 있는 자리에서 화두가 세월 빠르다는것. 음. 생각해보면 머리에서 가슴까지는 불과 40센치이지만 언제나 가장 먼여행을 하는듯. 그래서 추억 아픔 새로운 꿈 희망들이 아직도 머리와 가슴사이에서 여행을 하는 중^^*. 전 도종환씨의 문단 데뷔전 현직에서 낸 글들이 진솔해서 좋았는데.^^* 전교조 해직 복직 지금은 대학강단에 서시는 줄. 울 고장 사람인데 인연이 있었군요.^^*.언젠가 기회되면 들려주세요.^^*.
흰코님덕에 가만히 앉아서 꽃구경 잘합니다. 항상 여유로워보여서 보기 좋습니다. 자주 뵐수 있어서 기쁘고요 흰코님 덕에 제마음도 한가로워 지네요 !!!
정여때 못 나누었던 이야기를 이곳에서마 눈인사 하니 저도 하하하.. 한가로워지셨다니 더불어 기쁘네요.^^*. 글쓸때만 여유롭고 실제 삶은 동동대며.ㅎㅎ.
음~~~ㅡ.ㅡ 마치 흰코님 사진을 보고 있는듯.......^^
제가 저렇게 곱다구요. 고맙습니다. ^^*. 곱게 살아야지.^^*.
'접시꽃 당신'.....시 때문에 좋은 이미지로 남은 꽃인데... 이뿌다....^^ 꽃 좋아하고 꽃 닮아서 그대 닉도 꽃 이름으로 한 거.... 맞찌....???? ^^ 하여 그대도 한송이 꽃 그 자체로다~~^^
주말 잘 보내셨나요^^*. 한주일 시작부터 비가 오네요 . 꽃도 비를 좋아하겠죠. 비가 길어지면 해가 그리워지겠지만. 화이토님말 다 맞습니다. 맞지만 마지막 후자는 민망합니다.^^*. 힘차게 열어요. 청포도가 익는 칠월을 .월요일을.^^*.
언니 이번엔 접시꽃! 왜 이리 꽃만 좋아하는겨!. 이름도 하얀코스모스고. 실명도 꽃분이 아녀. 아님 꽃순이. 주말 잘 보내세유
ㅎㅎ. 많이 알려고 하면 다쳐요! 앞에꽃 자 배고 순이. 분이란 이름은 이쁘다. ㅎㅎ. 아우님도 칠월 해피하게 맞이하시길. 늘 관심 고맙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