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 으...... 아아악!!! 이 이럴수가!! 이건 월요미스테리 극장 혹은 세상에
요런 일이!! 같은 코너에 나와야 되는 일이야!! 우리둘이 세상에 똑같은 꿈을 꿨다는 얘기야? 으음.... 혹시 우리 둘이 뭔가 있는게 아닐까?
전생에 드래곤이였다던가~ "
돌연 눈을 빛내며 혼자 온갖 공상의 꽃을 피워대는 세이니를 쳐다보며 ' 그건 좀 이야기가 이상하게 흘러가는것 같은데... ' 라고 중얼 거리며 피식 웃던 리넨의 머리속에 갑자기 석상에서 보았던 ' 케티르' 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 아... 그래. 세이니한테 물어나 볼까? 저렇게 보여도 마도사는 마도사니까.... '
리넨은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세이니에게 물어 보기로 결심을
하곤 세이니에게 말을 걸었다.
" 저기 세이니 "
" 우오오오오오!!!!! (???) 응? 아 왜? "
" 아... 아니.... ( 삐질 ) 혹시 '케티르' 가 뭔지 알아? "
" 케티르? "
잠시 갸웃 갸웃 거리고 있던 세이니는 이내 꺄아핫 하고 생긋 웃으며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 당연히 알지이~~ 근데 왜? "
" 어.. 알면 좀 가리켜 달라고 "
" 푸훗. 의왼데? 이렇게 어려운 고대 문자를 물어 보다니. 물론 천재
미소녀 마도사인 나는 뭐든지 안다고~ "
" ... 가르쳐나 주라... "
세이니는 검지 손가락을 들어 올리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 그래~ 잘들어? 케티르는 오년전 발견되어 엄청난 관심을 불러 일으켰던, 리네이리시 근처의 유적에 새겨저 있던 글중 하나야. 대체 무엇인지 언제적 글인지 어느 종족의 언어인지는 알수 없었지만, 뭐... 드래곤들의 언어라는 것이 요즘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태고, 지금은 절반이 넘게 해독이 진행된 상태야. "
" ... 그런거 말고 뜻 "
" 으으~ 조용해봐~!! 원래 이런건 서문이 중요한 거라구. 에. 아무튼
케티르라는 단어는 상당히 재미있는 단어인데, 케티르는 ' 뜻 ' 과는
상관없이 많은 곳에 쓰였다고 해. 우리가 만날때나 헤어질때나 ' 안녕
' 이라는 말을 쓰는것과 비슷한 맥락이라 할수 있지. 주로 영원한 약속이나 이별, 죽음 등을 의미할때 쓰는 말이래. 하지만 케티르의 뜻은 그런 의미와는 전혀 다른 뜻 으로. 케티르의 뜻은.... 어? "
세이니는 말을 하다말고 눈을 커다랗게 뜨며 동굴 밖을 쳐다보았다.
리넨역시 동굴밖을 쳐다보고 있었다.
" 어....?? "
" 이게뭐야?!! "
동굴밖은 어느새 마치 밤처럼 어두워져 있었다. 분명히... 아직 날이
어두워질 정도의 시간은 아니었는데...
그리고 두사람은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리고... 동굴 밖에서 두사람은
그것을 볼수 있었다.
바로 드래곤
하늘의 태양을 가려버릴 정도로 커다란 드래곤은 역시 커다란 날개로
하늘을 뒤엎으며 날고 있었다.
" ..... 정말 크다.... "
리넨이 하늘을 바라보며 감탄하고 있는데, 갑자기 세이니가 드래곤이
날아가는 곳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 어? 야!! 너 어디가?!! "
그리고 리넨은 기겁을 하며 달려나가는 세이니를 겨우 붙잡았다.
" 이거놔! "
" 너 뭐하는거야? 설마... 저 드래곤을 따라가려는거야? 미쳤어? 가서
죽으려고? "
" 저 드래곤 울고 있었단 말야!! "
" ...... 뭐? "
리넨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 너 안보여? 저 드래곤 울고 있었다고!! 그래.. 그래 분명해! 나 가봐야 될것같아. 응? 가봐야 될것 같다고 "
" 진정해! 억지 쓰지마. 그게 무슨소리야? 그리고 네가 가서 뭘 하려고? 가봤자 드래곤이 너를 신경이나 쓴다고 생각하는거야? "
" 몰라!! 아무튼 가야된단 말야!! "
대체 왜... 왜이런 억지를 쓰는거지?
세이니의 이해할수 없는 행동에 리넨은 잠시 눈살을 찌푸렸으나 이내
한숨을 내쉬며 피식 웃었다.
" 하아... 그래. 가라 가 "
리넨의 갑작스런 말에 눈을 커다랗게 뜬 세이니는 이내 배시시 웃었다.
" 아. 고마.. "
" 그리고 나도 같이 간다. "
" 에엑? 자.. 잠깐 "
리넨은 씨익 웃으며 세이니를 안아 들었다. 그리고 달리기 시작했다.
" 으악?!! 나도 뛸수 있... 아?!! "
리넨의 갑작스런 행동에 바둥거리던 세이니는 이내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잠시후 아예 눈을 감아 버렸다.
엄청난 속도. 그 언젠가 말을 타보았을때도 이렇게 빠르지는 않았었다. 덥쳐오는 바람에 눈조차 뜰수 없는 그정도의.... 그리고 인간은 낼수조차 없는 그런 속도.
" 너... 너 뭐야? 왜이렇게 빠른거야? "
" ....... 아! 어떻하지? 드래곤을 따라 잡았는데? 계속 따라가? "
말을 돌리는 리넨을 살짝 흘려본 세이니는 다시 눈을 감곤 말했다.
" 당연하지! 그리고 왜 말돌려? 왜이렇게 빠르냐니까? "
" 에? 아... "
' .... 못 말해 줄건 없지만 여기서 지금 어떻게 테야르 용병단 부대장이라고 말하냐? 겨우 찾은 의뢰를 놓혀 버리라고? '
" 드래곤 내려 않는닷! "
결국 다시한번 말돌리기를 선택한 리넨.
세이니는 포기한건지 더이상은 말을 하지 않았다. 리넨은 살짝 한숨을 내쉬며 이제 어딘가로 내려앉고 있는 드래곤에게로 뛰어갔다.
일단 드래곤 근처로 뛰어간 리넨은 드래곤의 근처 수풀에 숨어 세이니를 내려 주었다.
" 후우 후우... 세이니... 일단 오긴 왔는데 섣불리 나가지는.. 으엑?!! "
하지만 세이니는 리넨의 피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드래곤 앞으로 뛰어 나가고 있었다. 이젠 잡지도 못한 리넨은 황량한 기분으로 얼굴을
찌푸리며 털썩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 하아.. 우이씨! 그래 이젠 나도 모른다고!! "
결국 뛰쳐나간 세이니.
세이니를 바라보는 커다란 흑빛 드래곤.
무언가를 열심히 말하는 세이니.
흔들리는... 그래 어쩌면 슬픈 눈빛으로 세이니를 바라보는 드래곤.
눈물흘리는 세이니.
그리고 깊게 숨을 들이쉬는...
" 앗?!! "
리넨은 눈을 커다랗게 뜨며 벌떡 일어났다.
브레스? 젠장!! 드래곤을 분명 브레스를 쏘려고 하고 있다! 리넨은 멍하게 서있는 세이니에게로 달려갔다.
하지만 달려간 뒤에는? 그 뒤에는? 나는 왜 뛰쳐 나가는거지? 죽기위해? 어떻게 구하려고? ... 모르겠다. 애초에 구할수 없을지도. 하지만
눈앞에서 누군가 죽는걸 넉놓고 바라볼수 없는 내 성격을 원망 할수밖에. 젠장... 무적 최강 신화도 여기서 끝이다!! 애초에 이 의뢰를 맏는것이 아니었어
" ..... 리넨? "
" 이 바보야!!! "
< 크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드래곤의 입이 벌어지며 흑색 드래곤과는 정 반대의 눈부신 하얀빛이
쏘아져 나왔다. 강하고 아름다운.... 그리고 리넨은 드래곤의 입에서
브래스가 뿜어져 나오는 순간 세이니를 감쌀수 있었다.
그리고 그 다음순간. 온몸이 타는듯한 잠깐. 1초도 되지않는 그 잠깐의 시간 속에 리넨의 머리속에선 짧으면 짧다고도 할수 있는, 길면 길다고도 할수 있을 하나의 기억이 머리속을 스쳐 지나갔다.
희미하고 빛바랜 기억. 이제는 더이상 남아 있지 않을...
어쩌면 추억이라고도 말할수 있겠지만 더 이상 추억으로 남겨 놓기엔
이젠 잊어버려야할 오래된...
그리고 그 순간 리넨에가 하나의 생각이 더 떠올랐다.
' 아..? 그러고 보니 케티르의 뜻 생각났다. 하긴 죽는 마당에 무슨... '
그리고 리넨은 눈을 감았다. 아니 감았다고만 느꼈을 지도 모르겠다.
이미 리넨은 몸의 감각을 하나도 느낄수 없었다.
희미한 정신마저 차가운 물속으로 가라 앉는듯한... 그런 느낌...
정말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