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 용어에 보면 ‘집행유예 망상(delusion of reprieve) 이론“이 있다.
사형선고를 받은 죄수가 처형 직전에 집행유예를 받을지도 모른다는 망상을 갖는 것을 빗댄 말이다. 살아가면서 극단의 시련과 아픔과 질고로 고생하고 있는 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환상을 갖고 산다.
언젠가는 자기에게 풍요와 자유가 내려질 것이며, 만사가 잘 풀릴 것이라고 믿는다. 실낱같은 희망에 매달려 마지막에는 결코 그렇게 나쁘지 않게 잘 풀릴 것이라고 믿는다. 자기암시 같은 것이지만 이것은 말 그대로 망상이다.
우리는 믿음과 망상의 차이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막연하게 어떤 사건이나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망상해서는 안 된다. 믿음이란 하나님의 섭리하심과 우리 기도의 열매가 합해서 선을 이루어지는 것이다. 사람들은 과거에 매달려 있으면서도 내일을 걱정하며 산다. 하지만 막연하게 망상을 하듯 잘될 것으로만 생각해서는 절대 안 된다. 사도 바울은 이렇게 말한다.
“형제들이여, 나는 그것을 붙잡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한 가지만은 말할 수 있는데, 곧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붙잡으려고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께서 위에서 부르신 그 부르심의 상을 위해 푯대를 향해서 좇아갑니다.”(빌립보서 3장 13~14절)
어떤 목표를 붙잡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또 다른 그것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한 가지 더 필요한 것이 있다. 앞에 있는 그것, 목표를 따라가려면 과거의 실패의 경험이 발목을 잡을 때가 있다. 그래서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려야 앞에 있는 것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패의 흔적과 아픔, 과거를 깨끗이 잊어야 앞에 있는 미래의 것들이 잡힌다. 뒤에 있었던 것들에 잡혀 있으면 앞에 있는 그 어떤 것이든 잡을 수가 없다는 것이 바울의 가르침이다. 오로지 목표와 상을 위하여 달려가야 한다.
게으름으로 일관하면서 오로지 집행유예 망상에 사로잡혀 어떻게든 잘 되겠지 하는 생각은 애초에 버려야 한다. 망상이 아니라 결심과 부지런함으로 목표를 정해 놓고 달려가면 하나님께서는 100배의 열매로 상을 주실 것이다.
망상은 망상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