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마고우 - 허풍수
1
책보따리 등에 메고 송기 꺾으러
산등성이 누비던 소꼽동무들
정식이는 공부 잘해 대학엘 가고
병태는 일찌감치 기술 배우러
서울로 갔는데
아~ 어디서들 뭘 하누 보고 싶구나
내 고향 어린시절 죽마고우야
2
고무신짝 벗어 들고 가재 잡으러
개울가로 나오던 까까머리들
태식이는 돈 번다고 중동엘 가고
만기는 고향에서 땅을 지키며
농사일 바쁜데
아~ 어디서들 뭘 하누 보고 싶구나
내 고향 코흘리개 죽마고우야
-----추억들-------
꽁꽁언 냇가에서 시간잊고 썰매를 타고
얼음으로 뒤덮힌 언덕에서 미끄럼도 타면서
친구들과 한집에 모여 옛날 이야기 엮어가고
민화투 치고, 줄넘기, 팔방놀이하던 시절.
힝야들 따라서 연을 만들어 날리고,
사이방, 고무줄넘기, 자치기를 하며,
닦나무 껍질로 팽이채를 만들어 팽이돌리기하던 시절.
장독의 단지에 넣어놓은 고염과
지붕위에 짚으로 덮어 겨울철까지 보관해놓은 대봉
하얗게 분이난 곶감과 감껍질을 먹으며
점심은 고구마를 쪄서 동치미와함께 먹었다.
남자들은 산에서 멧돼지, 산토끼, 참새, 꿩을 잡았다.
설에는 설빔을 입는 재미로 설레였고
대보름에는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오곡밥을 얻어와서 먹으며 널뛰기를 하였고
단오에는 큰 정자나무에 매달아 놓은 그네뛰기를 했으며
칠석에는 친구들과 냇가나 계곡에가서 음식을 해먹었다.
추석에는 땡감을 소금물에 우리고
절구에 쌀을 찧어 떡을 했다.
성탄절이 다가오면
색종이로 꽃을 만들어 교회를 장식하고
연극연습을하고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행사를 마친후
친구들과 교회에서 밤을 지새우고
다음날 새벽송을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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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추억이 소중히 묻어납니다.
시간은 앞만 보고 내달리고
수많은 추억들은 밀려오고
아~ 옛날이여~~```
즐감하고갑니다...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