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Phnom Penh Post 2012-6-1 (번역) 크메르의 세계
[종합 분석] 캄보디아 6.3 지방의회 선거 : 정당 수는 많지만 제한된 선택의 폭
Ten parties, little cho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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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Pha Lina / Phnom Penh Post) 군소정당인 '크메르 빈곤퇴치당'(Khmer Anti-Poverty Party: KAPP) 당원들이 어제(5.31) 프놈펜의 덩꼬 구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
기사작성 : David Boyle 및 Bridget Di Certo
일요일(6.3)에 개최되는 캄보디아 지방의회 선거에는 10개의 정당들이 후보를 공천했다. 하지만 그들의 정강정책이 그다지 색다르지 못한 한, 유권자들에게는 별다른 선택의 다양성을 주지는 못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지방의회 선거는 이제 겨우 사상 3번째로 치뤄지는 선거이다. 그리고 유권자들은 인물보다는 각 정당들의 정강정책을 선택하도록 요구받고 있다. 후보 개인이 자신의 지역구에서 특정한 현안을 붙잡는다 해도, 각 정당들이 자당 후보들에게 거의 차별성이 없는 선거운동 전술을 구사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헴 나렛(Hem Nareth, 29세) 씨는 '캄보디아 청년 권리찾기'(Empowering Youths in Cambodia)라는 단체의 활동가로서, 지방의회 선거에는 2번째로 참가하게 된다. 그는 이번 선거에 주어진 메세지나 대안들이 차별성이 부족하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가 지지할만큼 충분한 영감을 제공하는 [정치적] 지도자들이 보이지 않는다. 또한 우리가 지지할만큼 충분한 일자리를 제공할만한 모델을 제시하는 이들도 안 보인다. 그래서 차라리 침묵하게 되는 것이고, 우리를 보호해줄 민주주의 증진을 위해 야당에 투표하게 된다." |
집권 '캄보디아 인민당'(CPP)은 이번에도 확실한 다수당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CPP는 지난 2007년 지방선거에서 총 의석 11,353석 중 70%를 휩쓸었고, 1993년 실시된 최초의 총선 이래로 각종 선거에서 그 점유율을 계속해서 증가시켜왔다.
제1 야당인 '삼랑시당'(SRP)은 2002년 지방선거에서 12%의 의석을 획득했다가 2007년 지방선거에서는 23%를 차지하여, 거의 2배 가량 의석을 늘린 바 있다. SRP에게 있어서 지난 2007년 지방선거는 중대한 분기점이 되는 선거였다. 왕당파 정당들인 '푼신펙당'(Funcinpec)과 '노로돔 라나릿 당'(NRP)을 각각 4% 미만의 점유율로 밀어내면서 제1 야당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또 하나의 야당이 참여한다. 그것은 바로 군소 제2야당인 '인권당'(HRP)으로서, HRP는 지난 2007년 지방선거 이후에 창당됐다. HRP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총 1,633개 읍면동 가운데 1,070곳에서 후보자를 공천했다.
이번 지방선거에 참여한 정당의 수는 증가했지만, 이것이 곧 유권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본지는 최근에 이번 선거에 참가한 10개 정당의 핵심 관계자들과 접촉하여, 각 당의 핵심적인 정강정책을 물어보았다. 각 정당들은 거의 동일한 답변들을 내놓았는데, 그 내용은 주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그리고 주로 빈곤퇴치를 통한 경제발전 등을 제시했다. 절반 정도의 정당들은 부패척결과 베트남인들의 국경지역 불법이민 단속을 내놓았다. 1곳은 공공보건을 공약에 넣었고, 또 다른 1곳은 토지분규를 핵심 정책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미국 NGO인 '국가 민주주의 연구소'(National Democratic Institute: NDI)의 로라 톤톤(Laura Thornton) 캄보디아 지부장은, '지방의원 후보자 토론 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해보니 정책적 차별성을 만드는 일이 각 정당들의 가장 중요한 과제였다고 말했다. 그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그 부분에 대해 정말로 열심히 활동했다. 우리는 이 선거토론 연수를 수 개월간 진행했고, 가장 주요한 초점은 정책 메세지 개발에 맞췄으며, 그것의 가장 큰 요소는 [다른 정당의 정강정책과] 대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기본적으로 '어찌하여 내가 당신에게 투표해야만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것이다." |
이러한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정당들에게 주어진 문제점 하나는 유권자들이 어떤 문제에 관심이 있는지를 정확하게 계량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이번 선거기간 중에 여론조사는 단 2차례 밖에 없었는데, 그나마도 유권자들에게 특정한 현안들을 묻는 설문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각 정당들이 지닌 정책강령(manifesto, 매니페스토)의 모호함에도 불구하고, 지역 현장에서는 후보들이 유권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구체적이고 관련성 있는 메시지를 담아, 자신들의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NDI의 연수 프로그램에는 토론회를 조직해서 주최하는 일도 포함되는데, NDI는 어제(5.31) 보도자료를 배포하여, 토론회 참관자 출구조사에서 88%의 참관자들이 투표할 후보자를 변경했다고 답한 것으로 발표했다. 톤톤 지부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단순히 토론회에 참석해서 앉아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거의 90% 정도의 참가자들이 견해를 바꾸었다는 것은 주목할만한 것이다. 이것은 국민들이 정당들과 후보자들이 제공하는 정보에 목말라 있었음을 보여주는 일로서, 유권자들이 [후보자들 사이의] 의견이나 이념을 공정하고 종중하는 가운데 교환하는 건설적인 과정을 인정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
민간 선거 감시기구인 '캄보디아 자유공정선거 위원회'(Committee for Free and Fair Elections in Cambodia: Comfrel [콤프렐])의 꼬울 빤하(Koul Panha) 사무총장은 NDI가 주최한 토론회는 캄보디아 정치에서는 새로운 개념이라면서, 이러한 토론회가 보다 고차원의 선거들에도 적용돼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만일 정당들이 자당의 정강정책을 전국적으로 알리고 싶다면, 그들은 토론에 참여해야만 한다. 하지만 그러한 토론회가 없는 상태이다." |
전국적 차원에서 커다란 논란 중 하나는 토지분규 및 사회활동가와 관련된 최근의 연속적인 폭력사태가 분노를 촉발시켰지만, 캄보디아에서 의석을 획득하는 데 크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그러한 의석획득은 주로 상대적으로 정보 전달이 잘 되는 수도 프놈펜에서만 이뤄졌다. 이번 선거에서 이 문제는 제1 야당인 SRP의 주요한 선거전략이었고, 중첩되는 목소리들 속에서 SRP가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지는 아직 의문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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