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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계 선생 친필](도산서원 유물전시관) ― '무불경'(좌) '신기독'(우)
☆… 도산서원을 비롯하여 한국의 9개 서원이 1919년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그 중에서도 도산서원은 한국 정신문화의 본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도산서원을 나오며] ― 퇴계의 철학과 사상이 현대인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는가?
퇴계의 인간학이 현대에 주는 메시지는 이치억 박사가『퇴계에게 묻는 삶의 철학』에서 잘 정리하고 있다. … ‘우리는 모두 자연이다. 그것은 이(理, 우주만물의 존재원리)와 기(氣, 원리가 작용하는 현상적인 기운)로 이루어진 신비의 세계다. 온 우주를 지배하는 하나의 원리가 물질로 드러난 것이 바로 이 세상이며, 우리는 그 안에서 제각기 다른 모습을 하고는 조화를 이루며 살고 있다.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우리는 하나의 이를 공유하는 하나인 존재인 동시에, 제각기 다른 모습과 다른 일을 하며 전체의 조화에 참여하는 존재이다.
사람은 같으면서도 다르다. 우리는 인의예지라고 하는 보편적인 본성을 누구나 가지고 태어났고, 그 사람다움을 실현하는 것이 나의 행복과 사회적 안녕에 직결된다. … 사람은 사람다움과 나다움, 이 두 기준을 가지고 인생을 스스로 경영해 나가야 하는 존재다. 나다움을 긍정하고 사람다움에 충만한 삶으 살 때, 행복함 삶을 누릴 수 있다.’ … 퇴계 자신의 아름다운 삶이 우리 인간을 근원적으로 행복하게 하는 철학이 된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 현대인에게도 모든 삶의 기초는 자신을 온전하게 수양하는 것이다. 내가 먼저 참다운 본성을 지닌 사람이 되어야 한다!
* [안동댐~월영교~강변길(석주로~ 육사로)~안동역]
* [도산서원 입구~안동시 상아동 네거리] ― 그리고 안동북순환도로 고개를 넘다
☆… 오후 2시 10분, 도산서원 입구 ‘주차장’에서 안동 시내버스 567번을 탔다. 도산서원에서 안동까지는 낙동강이 안동댐으로 인하여 거대한 호수를 이루고 있으므로 부득이 35번 국도를 달리는 버스를 이용한 것이다. … 안동시 상아동 사거리에서 하차하여 안동댐으로 넘어가는, 왕복 4차로의 대로를 걸었다. 이 도로는 상아동 35번 국도에서 안동댐으로 가는 ‘안동 북순환로’이다. 2km가 넘는 고개를 넘어 외야천을 따라 내려가서, 중앙선 철교 밑을 지나고, 월영교 주차장에 이르렀다. 월영교(月映橋)는 안동댐 아래 보조댐의 담수호에 관광용으로 시설된 나무테크 다리였다. 건너편에 공원과 호반 둘레길 그리고 안동민속촌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이다.
35번 국도에서 바라본 안동호
‘안동 북순환로’ ― 월영교로 가는 길
중앙선(청량리-원주-안동-경주-부산) 철교
* [월영교(月映橋)] — 경상북도 안동시 상아동과 성곡동을 연결하는 나무테크 다리
안동시 상아동의 안동물문화관과 낙동강 건너편 성곡동의 안동댐 민속경관지를 연결하는 목책 인도교이다. 안동댐 역조정지 댐 안에 있으며 국내에서는 가장 큰 목책교로 알려졌다. 월영교 한 가운데 월영정(月映亭)이라는 정자가 있으며, 교각에는 분수가 설치되어 시각이 되면 세 차례 물을 쏘아 올린다. 인근에는 안동민속박물관과 KBS드라마 촬영장, 안동민속촌, 안동공예문화전시관 등이 있다.
☆… 월영교 다리를 건너 강변의 둘레길을 걸어, 안동댐까지 걸어서 올라갔다. 따가운 오후의 햇살이 쏟아지는 아스팔트 보도는 길었다. 다리가 무척 아팠다. 이른 아침 6시 청량산을 출발하여 하루 종일 걸었으므로 다리는 무겁고 몸은 천근이었다. 그러나 안동댐을 가보지 않을 수가 없다. 댐에서 도산에 이르기까지 낙동강은 흐름을 멈추고 거대한 호수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월영교 한 가운데 있는 [월영정(月映亭)]
월영교에서 바라본 [안동댐]과 그 아래 [영락교]
월영교에서 바라본 보조댐의 호수
[월영교] ― 건너가면 [안동민속박물관]이 있다
* [낙동강 본류를 가로막은 안동댐] — 도산서원 앞까지 물이 차오른, 거대한 호수
☆… 안동댐 위의 낙동강은 호수였다. 지금까지 보아오던 그 역동적인 낙동강은 방대한 호수가 되어 조용히 침묵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태백에서 발원한 낙동강이 석포-승부-분천-명호-청량산을 경유하면서 그렇게 세차게, 때로는 도도하게 쉼 없이 흐르던 강물이 여기서 거대한 호수가 되어 머물러 있는 것이다. 열리면 흐르고 막히는 머무는 것이 물의 품성이다. 지금 낙동강은 죽은 듯이 고요하게 침묵하고 있다. 표면은 거울처럼 맑게 빛나지만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으니, 고요하고도 엄숙하며, 부드러우면서도 두렵다. 이렇게 죽은 듯이 숨을 죽이고 있는 물이 언젠가 때가 되면 엄청난 에너지로 분출할 것이다.
안동호
경북 안동시 성곡동에 있는 다목적댐으로, 높이 83m, 길이 612m이며 총 저수량 약 12억 5천만톤이고 유역면적 1,584km2인 낙동강(洛東江) 본류를 가로막은 사력(砂礫)댐이다. 낙동강 하구로부터 340㎞ 상류지점에 위치해 있다. 낙동강 수계에 처음 등장한 이 댐은 하류 지역의 연례적인 홍수 피해를 줄이고 농·공업용수 및 생활용수를 확보하기 위하여 1971년 4월에 착공, 1976년 10월에 준공되었다. 구미·대구·마산·창원·울산·부산 등지에 혜택이 미친다.
안동댐
안동다목적댐은 9만 kW 용량의 수력발전소를 설치하여 연간 l억 5800만 kWh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는데 댐 하류지역에 역조정지(逆調整池)를 만들고 그 물을 이용한 양수발전(揚水發電)도 겸한다. 안동댐으로 조성된 한국 유수의 인공호의 하나인 안동호(湖)는 와룡면·도산면(陶山面)·예안면(禮安面)·임동면(臨東面) 등에 걸쳐 저수지 면적이 51.5km2에 달한다. ― [안동댐 (두산백과)]
* [안동댐 호반에서 망중한 시간] — 하회마을에서 온 메세지
☆… 호젓한 안동호 호반의 잔디밭에서 무거운 배낭을 내려놓았다. 한여름 오후의 햇살이 눈부시고. 서늘한 기운이 온몸에 스며든다. 잠시 잔디밭 나무그늘에 앉아 무거운 다리를 풀어놓고 잠시 망중한의 시간을 보냈다. 낙동강 1300리 종주팀 카톡(사랑방)에 메세지가 떴다. 기원섭, 이진애, 김옥련 대원이 풍산의 하회마을을 탐방하고, 하회마을이 내려다보이는 부용대에 올라 낙동강 물돌이 풍경을 조망하는 유쾌한 글을 올렸다. 답신을 띄웠다.
안동호 선착장
… ‘어제는 봉화 현동역에서 청량산까지 종주하고 오늘은 퇴계 선생께서 어린 시절 공부하셨던 봉화 청량산에서 새벽에 출발, 험준한 퇴계 예던 길!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장장 9km를 걷고, 다시 도산의 유적지를 찾아 12km를 걸었습니다. 홀로 걷는 길 … 단천교를 건너와 이육사시비공원ㅡ이육사문학관ㅡ퇴계선생 묘소ㅡ계상서당ㅡ퇴계종택ㅡ도산서원을 경유하여 안동댐까지 내려왔습니다. 특히 퇴계종택에서는 연휴를 맞아 귀향해 있는 퇴계 선생의 종손 이치억 박사를 만나 뜻 깊은 여정이 되었습니다. 이 박사는 퇴계 선생을 찾아온 목마른 길손에게 수정처럼 맑고 차가운 냉수와 오미자차까지 건네주었습니다. 이렇게 대접을 받고 보니 ㅡ ‘아, 고매한 선생의 음복이구나!’ 속으로 뭉클했습니다! … 낙동강 1300리 여정 중 태백에서 안동까지 이제 300여 리를 주파하였습니다. 폭염 속의 고행이지만 아름다운 이 산하와 선현의 고매한 인품을 생각하며, 지나는 길목마다 감동이었습니다! 건강상태 ㅡ 아직까지 ‘낙동강 전선에 이상 없습니다!’ 오늘밤 일단 상경합니다. 안동역에서 무궁화호 밤열차를 타고 올라갑니다. 8월 25일 12시, 안동 풍산에서 뵙겠습니다. 백파’
* [안동댐~월영교~강변 길~반변천 합류 지점] ― 석주로~육사로 제방길
☆… 안동댐에서 내려와 다시 월영정-월영교를 건너, 낙동강을 끼고 안동 시내로 들어왔다. 강을 옆구리에 끼고 도로를 따라 내려오는 길이다. 차들이 많이 다니는 안동의 강변길, 복잡한 문명의 소음이 무거운 몸을 더욱 지치게 했다. 아, 이제 낙동강 물길도 자연의 순수한 생태에서 인간의 유용한 생활 속에서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진보-영덕으로 통하는 복잡한 낙동강 다리 앞을 지나 강변의 둑방길을 걸었다. 강 건너편, 영양 일월산에서 발원하여 임하댐을 거쳐온 ‘반변천’이 낙동강에 합류하는 강안까지 나려갔다.
임청각 앞에서 바라본 보조댐
법흥교와 인도교
[육사로 제방길]-안동시내 낙동강 강변길
낙천교
[낙천교와 인도교] ― 강 아래 임하댐에서 내려오는 반변천이 합류하는 곳
[영가대교] - 다리 건너 신도시 아파트 단지 (안동법원과 검찰청이 있다)
* [안동역에서] ― 낙동강 종주 제3~5구간의 종주를 마치고 …
☆… 해가 기울고 있다. 이제 시간이 없다. 오늘 나에게 주어진 해는 거기까지였다. 안동역에 저녁 7시 25분에 (예약한) 청량리행 무궁화호 열차를 타야 하므로, 발길을 돌려 안동역 앞으로 들어왔다. 다리가 뻑뻑하고 온 몸은 천 근이었다. 역 인근 식당에서 뜨거운 순대국으로 저녁식사를 했다.
안동역安東驛 광장 가장 자리에 진성이 부른 ‘안동역에서’ 노래비가 있다. 눈 내리는 역 앞에서 오지 않는 사람을 기약 없이 기다리는 사람의 모습이 떠오른다. 잠시 나에게도 무연히 쓸쓸한 객수가 스친다. 어제 청량산 하늘정원 팬션, 별이 빛나는 밤에 떠올랐던 마음 한 자락. 모든 것은 강처럼 흐르는 세월이었고 바람처럼 스치고 가는 인연이었다. 강물처럼, 인생도 지나면 돌이킬 수 없는 것이다!
어둠이 내리는 텅 빈 안동역 광장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그리고 집으로 가기 위해 무거운 몸을 밤 열차에 실었다. 칠흑의 어둠 속을 열차는 어기차게 달렸다. … 밤 11시, 서울 청량리역에 도착하여 지하철 막차를 타고 자정이 넘어 귀가했다. 참으로 멀리도 갔다가 돌아온 여정이었다. 비록 육신은 고단하지만 무언가 가슴이 충만한 여정이었다. …♣
<계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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