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7일 연중 제8주간 (월) 복음 묵상 (마르 10,17-27) (이근상 신부)
그가 예수님께 “스승님, 그런 것들은 제가 어려서부터 다 지켜 왔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시며 이르셨다.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그러나 그는 이 말씀 때문에 울상이 되어 슬퍼하며 떠나갔다. 그가 많은 재물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마르10,20-22)
가진게 아까워서 놓지 못하는 사람의 안타까움으로 이 복음을 읽는다면 그건 감히 틀린 해석이라 말할 수 있다. 제자들도 '그러면 누가 구원을 받을 수 있는가'(26)라며 의아해한 이유는 유대인들에게 명료하다. 그의 재산은 그가 처분할 수 있는 그 맘대로의 물건이 아니라 하느님이 그에게, 그의 집안에, 그의 핏줄에 내려준 선물이다. 그건 보존하고 잘 쓰는 것이며 끊임없이 지키는 것이지 놓고 떠나는게 아니다. 하느님이 주신 땅을 마음대로 처분하고 떠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길을 물은 그에게 예수께서 길이 아닌 길을 말씀하시니 그는 방법이 없었던 셈이다. 알 수 없는 길을 제시하니 '그러면 누가 구원을 받을 수 있는가'라고 우리 역시 묻게 된다.
예수를 따르려면 차라리 가진게 없어야 하는가보다. 뭐라도 하느님이 주신 선물이 있으면, 다시 말해 놓을 수 없는 무엇이 있으면, 결국 우린 그걸 쥐고 있게 된다. 하느님이 주신 것이니... 그러니 하느님을 따르는 이들이란 결국 하느님 앞에 죄인들, 하느님이 주신 선물을 간수하지 못해서 더렵혔거나, 아니면 애초 뭘 주신게 없다고 여겨지는 이들. 해서 결국 예수를 따르는 이들은 가난한가보다. 그들만이 다 놓고 떠나는게 가능하였으니...
결국 시나브로 우리 것들은 사라진다. 건강도, 재산도, 관계도, 그 무엇도 시간의 차이일 뿐. 결국은 다 사라진다. 그게 재앙이고 서글픔이지만 믿는 이들에게 유일한 길이다. 결국 그것으로 우리는 이제 그 분을 향하는 시선을 마음을 얻는 것이니... 어떤 인간이 그걸 제 손으로 놓으랴....
출처: https://www.facebook.com/simonksyi/posts/pfbid02z1v971Wq4VXqWKtWw71L93HtSch6RFK6DBH5Q7UuGUzfwnXYnbC9twnjVu8Z3Dow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