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도 궁합이 있다
옛날부터 내려오는 말 중에 의식동원(醫食同源)이라는 말이 있다. 의약과 음식은 근원이 같다는
뜻이다. 1596년에 중국에 이시진이 본초강목을 집필했는데 그때 이미 1871종의 동식물, 광석등
이 약으로 사용하는 용도를 소상히 밝히고 있다.
쌀, 우유, 돼지고기, 도라지, 쑥, 마늘, 각종과일 ..등등, 여기에 우리가 먹는 음식 중에 오히려 약이
아닌 것을 찾기 힘들 것이다. 인간에게 약이란 식에서 출발했을 것이다. 식이 될 만한 것을 찾아다
니다가 보면 의외로 몸이 병이 들었을 때 효과가 있는 음식을 찾아냈을 것이고 이것이 지금에 약으
로 발전한 것이 많이 있다.
세계적인 지리 인류학자인 제레드 다이아몬드에 의하면 지금도 수렵채집 생활을 하고 있는 뉴기
니아 등지의 원시부족들은 식물학자들도 알기 힘든 수천가지 식물의 이름과 용도를 알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약용식물이 처음에는 한사람의 반짝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을 수 있
지만 수백 수천년을 오면서 부작용이 있는 경우는 사라졌다.
반대로 약성은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몸에 해가 없는 것들만 음식으로 남겨진 것이다. 이런 역사
적 기원을 생각한다면 음식에서 약의 기능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주 당연한 일이다. 한의학에서
氣나 음양오행을 이야기 한다고 형이상학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한의학은 철저히 유물론적인 근거로 이야기 한다. 우리 정신활동을 한의학에서 神(정신이
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신이란 인체가 오곡을 위로 받아 소화하여 정이 되고나면 폐로 호
흡한 기와 합해져 기화된 것이 신이다. 이렇게 붉은 잉크를 먹은 식물이 붉은 꽃을 피울 때 처름
내가 먹은 것이 나를 만들고 표현하는 것이다.
인스탄트 식품,육류를 주로 먹은 아이들이 포악해지듯이 먹거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다. 과거
에는 정신과에서도 정신이상을 단순히 심리적인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주를 이뤘다면 지금은 이
상을 일으키는 유전자나 생화학적 물질의 중요성에 더 무게를 둔다.
이것들은 많은 경우 음식과 관련성이 있다. 한약에는 쓴맛을 가진 것들이 많은데 이는 소화를 도
우고 열을 내리는 작용을 하는 경우가 많다. 최신의 연구에 의하면 인체의 많은 문제는 자율신경의
불안정, 즉 음양의 부조화로 오는 경우가 많고 이는 병으로 이어지게 된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게 되거나 과로를 하게 되면 양이 과도하게 승하게 되는데 이때 입이 마르고
근육이 뭉치고 손발은 오히려 차게 되는데 이와 동시에 우리 몸의 면역에 중요한 임파구는 줄어들
게 된다. 이때 쓴맛이 나는 백출, 곽향, 쑥 등은 부교감을 활성화 하여 음양의 조화를 이루게 되면
서 장운동을 활발하게 하고 열을 내리는 동시에 면역도 정상이 된다.
우리의 몸은 시스템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약이 되는 음식들의 하나하나의 직접적인 효과는 약하지
만 시스템을 움직이게 되면 엄청난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성분 하나하나를 보면 특효약이 될 만
한 것들이 없지만 이 평범한 것들이 여러 가지가 들어가 전체 시스템을 조절하게 되면 많은 종류의
병을 치료하고 예방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음식이 효과가 있다고 해도 약에 비해서는 아주 미미하지만 그래도 중요한 것은 하루 셋끼를 먹는
다는 것이다. 우리 음식에는 상극이라고 알려진 것이 많다.
많은 경우 경험적으로 음식이 의도해
서 기능이 줄어들거나 다른 부작용을 경험해서 내려온 경우도 많다
특별한 근거가 없이 머리가 희어진다는 숙지황과 무 처름 우연의 경우가 확산되어 정설 처름 자리
잡은 것도 많다.
또 체질이 달라서 인삼,계피나 닭처름 냉한 체질에 좋은 음식이 더운 체질에는 안
맞을 수 있다. 돼지나 참외처름 냉한 음식은 그 반대 이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역사를 통해서 지혜롭게 극복했는데 냉면에 겨자를, 배추에 고추나 생강,
차가
운 음식에는 더운 첨가제를 사용하여 음식의 기운이 너무 열하지도 냉하지도 않도록 만들었다.
그
래서 삼계탕이나 옻닭을 냉증 치료에 먹는 음식이 아니라면 일반음식은 평하게 구성되어 있다.
태양인에 좋은 메밀도 태음인 음식인 무를 같이 먹어 중화시키는 기능도 있고 냉한 돼지를 먹을때
는 마늘 고추등이 중화하는 역할을 한다. 흔히 돼지국밥에는 고추와 마늘이 필수적을 따라온다.
이런 경우는 상쇄라 해야할 것이다.대체로 본인의 경험으로 편한 것을 먹는 것이 좋지만 몸이 좋지
않을 때는 자신의 체질에 따라 구분해서 먹는 것이 기운을 조절하는데 더욱 좋다.
경험적으로 냉한 소음인은 찹쌀, 닭고기, 개고기, 꿀, 파 등이 좋고,속이 열한 소양인의 경우 팥,보
리,돼지고기.해삼,오이 등이 좋고,폐가 약한 태음인은 고구마,무,쇠고기, 우유 ,당근, 더덕등의 뿌
리 음식류 들이 좋다. 이런 음식이 그들의 약한 기운을 보충하고 순환 시키는 효과가 있다.
여름과일도 궁합에 맞춰 먹으면 좋다. 과일도 사람처럼 궁합이 있어 궁합이 잘 맞는 과일을 함께
섭취하면 영양성분과 맛이 배가 되는데 여름과일 궁합을 살펴보자
1)오렌지와토마토
숙취해결 오렌지의 비타민C는 피로해소를, 토마토의 칼륨은 혈압을 안정시켜 숙취해소에 그만이
다. 오렌지는 아침에 먹는 것이 좋은데, 비타민C가 체내 이물질을 배출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빈
속에 먹으면 속이 쓰릴 수 있으니 속쓰림을 완화시키는 토마토를 함께 섭취하도록 한다.
2)사과와키위
정장효과가 있는 사과와 키위는 펙틴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고 펙틴은 장 기능 활성을 도와줄 뿐
아니라 장내 유익한 균의 번식을 돕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먹는 것만으로도 정장 효과를 볼 수 있
다. 또 식욕이 없을 때 사과와 키위를 함께 섭취하면 특유의 식감과 신맛이 식욕을 돋워준다.
3)멜론과바나나
혈압 안정 칼륨이 풍부한 멜론과 바나나는 혈압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어 혈압이 높은 고혈압 환
자들에게 좋은 과일 궁합이다. 고혈압 환자는 소금(나트륨)과 지방을 적게 섭취해야 하는데 멜론
의 경우 체액의 염도를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바나나 역시 칼륨뿐만 아니라 혈압을 떨어뜨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무기질이 풍부하다.
4)파인애플과복숭아
장 기능의 활성화, 소화 걱정 끝 강한 향과 맛을 자랑하는 파인애플은 부드러운 과즙과 달콤한 향
이 특징인 복숭아와 찰떡궁합이다. 파인애플의 브로멜린 은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로 체내의 소
화를 돕는다. 복숭아는 식물성 섬유질인 펙틴을 함유하고 있는데, 두 과일을 함께 섭취하면 장 기
능이 활발해 소화능력이 배가된다.
글/손철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