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5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울산 중구 통합당 예비 후보들이 `鄭心` 잡기에 나섰다고 한다. 5선 의원으로 당 중진에다 국회부의장까지 지낸 정갑윤 의원의 지지를 얻어내기 위해서다. 15일, 16일 이틀에 걸친 유권자 여론조사를 통해 올해 총선 최종주자가 결정되기 때문에 양측은 지금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정 의원이 어느 쪽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일부 보수 지지층이 한 쪽으로 기울수도 있기 때문에 예비후보들이 정 의원이 자신들을 지지한다고 서로 우기고 있다. 박성민 예비후보는 정 의원이 자신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고 이를 뒷받침할 근거도 있다며 만일 이런 표명이 허위라면 모든 법적 책임을 지겠다고 한다. 반면 정연국 예비후보는 정 의원이 그런 의사를 표명하지 않았는데 박 예비후보가 정 의원의 지지세를 등에 업기 위해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이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한다. 정 의원이 지지를 표명하지 않았는데 박 예비후보가 법적 책임까지 거론하며 일방적으로 지역구에 그런 사실을 공포했다고 보긴 어렵다. 그러나 정 의원의 말 한마디가 중구 통합당 총선출마 최종주자 결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객관적 사실이기 때문에 그가 어느 한 쪽 편을 두둔하는 모양새를 취하는 게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어느 쪽이 암까마귀이고 수까마귀인지는 더 두고 볼 일이다.
문제는 이들의 다툼이 정갑윤 국회의원이란 정치인 한 사람의 지지 얻기에 초점이 모아져 있다는 점이다. 만일 16일에 끝날 최종 경선이 책임 당원 50%, 일반 여론조사 50%로 구성됐다면 정 의원이 기존 당원에 미치는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그의 수신호에 예비후보들이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鄭心에 따라 책임당원들의 향배가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100% 일반 여론조사를 통해 이뤄진다. 다시 말해 정 의원의 腹心과 하등 관계가 없는 것이다. 중구 유권자의 의중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경선뿐만 아니라 최종 결선까지 염두에 둔 후보라면 어떻게 이런 모습을 보일 수 있나. 특정 정치인 한사람의 지지만 얻으면 그대로 금배지를 달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선 이럴 순 없는 일이다. 이는 또 보수 정치인들이 아직도 지역 유권자들의 의중보다 중량급 정치인들의 지지에 의존한다는 일면을 보여 주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유권자들이 과연 오는 4월 15일 어떤 선택을 할까.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출마자들에게 지역 유권자들이 票心을 모아 줄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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