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 마을 - 최순자
메밀꽃 흐드러진 가을 이마를 마주한 산들이 절벽 사이로 숨겨둔 문희 마을 비밀스런 가슴 풀어놓으니 살면서 꼭 한번 가볼 일이다 강줄기를 거슬러 마하리 두물머리 진탄나루 한가로운 외줄 나룻배에 잠시 앉아 급물살로 가야 하는 물의 까닭 들어보고 백운산 칠족령에 올라 산허리 굽이도는 동강을 굽어보며 버거운 등짐도 내려놓을 일이다 어느 하늘 울타리에 애호박도 지붕 위에 하얀 박꽃도 이토록 청정한 마을 벼랑을 마주 보고 옥빛 물빛에 발을 담그면 옥빛으로 물든 시들이 줄줄이 흘러나온다 황새들 춤사위 얼비치는 된꼬까리 황새 여울에 손을 씻고 벼랑 끝에 꼿꼿한 동강 할미꽃 괜스레 바람은 보랏빛 꽃술을 탐하는데 밀려오는 만큼 깊어진 안개도 원시자연 생태로 묶어 보낼 일이다 어둠이 스멀거리는 숲에는 산짐승들 단잠이 하얗게 깊어지고 무수한 별이 뜰아래 우 우 쏟아져 뜬눈으로 지새우는 나이 잊어도 좋을 일이다
*문희마을 :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마하리 정선 영월 평창 동강변에 위치한 오지마을
[시작노트]
메밀꽃 흐드러진 가을 어느 날 내 유년 시절은 아득하고 야금야금 황폐해가는 고향에 가면 울타리에 애호박도 지붕 위에 하얀 박꽃도 찾아보기 어려운데 괜스레 서글픔이 먼저 안개처럼 밀려오곤 하던 어느 날 어느 지인님들의 안내로 만나게 된 문희 마을은 생태계 보존지역으로 지정될 만큼 원시자연의 생태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벼랑을 마주 보고 옥빛 물빛에 발을 담그면 온몸이 옥빛으로 물들어 옥빛 시들이 줄줄이 흘러나오는 그날은 시인이기에 더 절절한 가슴으로 참 많이 행복할 수 있었다.
[작가 프로필] 한맥문학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맥문학가협회상 수상 詩집 <그대 스치는 바람이라 해도> 공저 - 한국 詩大事典, 한국명시선/석양에 걸린 바다 외 다수
|
첫댓글 축하 드립니다. 여성신문 게시판에서도 뵈었습니다. 좋은 작품 많이 토해 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멀다는 핑계로 행사에 참석 못함이 그저 죄송하고
럽습니다 깊은 배려에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환절기에 건강에 유의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