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runintosky.u.to/
첫 단편소설이에요=_=*
배경감상을 같이 하시려면 이곳에 들어가서 봐주세요 :)
재미없어도 감상좀 주세요ㅜㅜㅋㅋ
(무단복사금지가 하고싶었어요! ㅋㅋ)
"하아... 하아..."
태윤이 병원에 도착한 것은 그에게로 연락이 온 지 10분도 채 안되서였다.
수험생으로써 나름대로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던 그는 어머니의 소식을 듣고 얼마나 부리나케 달려왔는지 모른다.
지금 이곳은 그의 어머니가 있다는 병원의 7층이었다.
7층... 7층...
그는 계속 되뇌어봤다.
그리고는 깨달았다.
너무 급해서 어딘지도 다 듣지 못했었다고.
이런... 간호사들도 없네.
왠일인지 카운터에 간호사들까지 보이지 않았다.
그는 약간 고민하는 듯 하다가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물어볼만한 사람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찾자... 찾자... 찾자... 어...
그 때, 그의 눈에 한 명의 여자가 눈에 띄었다.
환자복을 입은 창백해보일 정도로 하얀 피부와는 달리 매우 씩씩해보이는 얼굴의 여자였다.
그는 고민할 것 없다는 듯 그 환자에게 다가갔다.
"저기..."
그가 작게 묻자 그 여자가 그를 쳐다보았다.
"네?"
"여기... 짧은 검은색머리 아주머니 한 분이 입원하지 않았나요?"
그가 말하자 그녀는 생각을 하는 듯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이내 말했다.
"아. 방금 아까 실려왔던 그 분이요? 저기 703호실에 있어요."
"아... 감사합니다."
그는 그녀에게 인사를 꾸벅하고 703호로 향했다.
그는 어머니가 일반 병실에 있다는 것을 듣고는 표정이 약간 펴진 듯 했다.
"엄마. 밥좀 잘 먹어요."
"아이구, 알았어요. 엄마 걱정까지 다 해주고. 다 컸네."
다행히 그의 어머니는 큰 일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좋은 기분으로 병실을 나왔다.
아니, 나오려고 했다.
그가 문을 열려는 순간... 문이 먼저 열렸다.
"어?"
그리고는 마주쳤다.
태윤은 약간 놀란 표정을 짓더니 이내 말을 꺼냈다.
"병실이 여기시나봐요."
"아, 네."
여자가 웃으며 말했다.
그 모습을 보고 태윤은 자기도 몰래 말을 이었다.
"실례지만 성함이..."
"박예진이예요."
예진이 말했다.
그리고 웃으며 덧붙였다.
"잠깐 괜찮을까요?"
"죄송해요. 모르는 사람을 이렇게 불러내서."
"괜찮아요."
예진은 잠시 말이 없더니 입술을 뗐다.
"손태윤씨죠?"
"아, 네..."
잠시 놀란 기색을 내비추던 태윤은 아차 하고 깨달았다.
그는 교복차림이었던 것이다.
그 표정을 읽기라도 하듯 예진이 말했다.
"아아, 명찰 때문이 아니에요."
"예?"
"아까 아주머니께서 계속 그쪽을 부르시던데요. 아, 태윤씨라고 불러도 되죠?"
"아, 예에..."
예진은 얼떨떨해하는 그에게 빙긋, 웃음을 지어주더니 말을 이었다..
"상처 치료하시면서... 우리 태윤이가 걱정할텐데... 공부 방해할텐데... 라고 계속 걱정하셨어요."
예진의 말에 태윤은 약간 놀란 표정을 짓더니 약간 모호한 표정을 지었다.
예진은 그런 그를 보며 약간 쓸쓸해 보이는 표정으로 말했다.
"태윤씨는 사랑받고 있군요."
예진의 말에 태윤은 혜정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러자 예진은 쓸쓸해 보였던 표정을 지우고는 다시 활짝 웃어보였다.
"이렇게 만났으니 소개좀 하죠! 몇살이에요?"
태윤도 빤히 보던 시선을 거두고 대답했다.
"열아홉살이에요."
"아- 저는 스물하나예요."
예진이 대답하자 태윤은 의외라는 듯한 기색을 내비췄다.
그걸 눈치챈 예진은 태연하게 대답했다.
"어려보이나요? 뭐, 괜찮아요. 모두 다 절 어리게 보더라구요."
"아, 예에... 전 저보다 어리신 줄 알았어요."
"칭찬으로 들을게요."
예진이 예쁘게 웃었다.
태윤도 그 얼굴을 보곤 따라웃었다.
그 후, 그들은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일상적인 얘기들, 그러나 웃고 떠들 수 있는.
그러면서 그냥 형식적인 인사치레만 하고 끝날 것 같던 이 대화는 어느새 화기애애해져 있었다.
예진의 얘기를 듣고 웃고 있던 태윤은 예진에게 물었다.
"그런데 어디가 아파서 입원했어요?"
"그냥...... 맹장이에요..."
"아... 금방 퇴원하시겠네요."
예진이 미소지었다.
예뻤지만 어디선가 쓸쓸함이 묻어나오고 있었다.
"그럼 지금 대학다니세요?"
태윤이 물었다.
"아니요."
예진이 자신의 긴 머리를 만지며 대답했다.
그녀의 머리카락에 배인 향기가 태윤에게 전해졌다.
"안다녀요. 고졸이에요."
"아..."
예진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태윤도 말없이 있었다.
그 후로 그들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아무말 없이 봄바람을 만끽하는 듯 했다.
그리고, 먼저 입을 연 것은 예진이었다.
"노래... 좋아하세요?"
태윤은 바로 대답했다.
"네."
그러자 예진은 활짝 웃었다.
"정말요? 아... 제가 고등학교 때 밴드부였거든요."
"아...... 노래를 많이 좋아하시나봐요."
태윤이 묻자 예진은 신나게 말했다.
"네! 정말 좋아해요."
그러자 태윤도 낮게 웃었다.
"무력한 나 자신을 탓했어..."
그 때, 예진이 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아무 잘난 것도 없었기에 나약함에 마음만 졸였었지."
그 것을 시작으로 예진은 계속 노래를 불렀다.
태윤은 이상할 정도로 가만히 그것을 듣고 있었다.
"자유도 즐거움도 없어서
바라는 법도 몰랐었어
아픔에 허기짐만 느꼈지
모든 게 무료해졌어
이젠 그러지 않을래
모든 것을 손에쥐고싶어-"
예진은 노래를 계속했다.
그리고 태윤은 그것을 계속 듣고 있었다.
마치 오래 전부터 알았던 사이인 것처럼 그 둘은... 자연스러웠다.
"너에게 말했지
한 번이라도 나약한 내 영혼에
날개를 달고싶다고."
예진이 목소리를 낮췄다.
"너에게 말했지
한 번이라도 나약한 내 영혼에
날개를 달고싶다고..."
그렇게 그 노래는 끝이었다.
예진은 기분이 좋은 듯 웃음을 지었다.
그러다가 그녀는 목이 아픈 듯 기침을 해댔다.
"콜록... 으... 콜록 콜록...!!"
태윤은 갑작스런 그녀의 모습에 놀라서 말했다.
"아파요? 기다려봐요. 마실 거 좀 사올게요."
태윤이 다급히 말했다.
예진은 기침을 하며 간간히 고개를 끄덕였다.
태윤은 재빨리 뛰어가서 병원 내 매점에서 따뜻한 캔커피를 사왔다.
그리고 숨을 고르며 예진에게 캔커피를 건넸다.
예진은 캔커피를 건네 받았다.
따뜻했다.
그리고 그녀는 그 캔커피를 따서 조금 마셨다.
그러자 기침이 조금 진정되는 듯 했다.
"고마워요."
기침이 거의 사라지자 예진이 말했다.
태윤은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아니에요. 별거 아닌데요. 근데... 목 아파요?"
태윤은 무심코 질문을 건넸다.
질문을 하고는 실례란 것을 깨닫고 아차 했지만 이미 말을 꺼낸 뒤였다.
"네. 사실 목이 많이 아프대요. 성대가 고장이 났나봐요."
예진이 말했다.
그 질문에 대해서 별로 불쾌해 보이지 않았다.
"아..."
"덕분에 음악을 접어야 했죠."
"......"
예진이 캔을 만지며 말했다.
태윤은 말이 없었다.
"근데 그 노래 뭐였어요? 작곡한 거예요? 노래 좋던데..."
"그 노래요? 고등학교 때 제가 작곡한 거에요. 서툴어도 노래 좋죠?"
예진은 옛추억을 회상하는 듯 한 눈빛으로 말했다.
그리고는 다시 조용히 노래를 읊었다.
"너에게 말했지
한 번이라도 나약한 내 영혼에
날개를 달고싶다고...
이 부분이 전 제일 맘에 들어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커피를 한 모금 더 마셨다.
태윤은 그 노래를 낮은 목소리로 떠올려봤다.
"근데 가족들은 언제와요?"
태윤이 예진에게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조금 어두운 얼굴이 되어서 말했다.
"...돌아가셨거든요."
"아...... 미안해요."
"괜찮아요."
예진은 어두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가봐야겠네요. 태윤씨도 공부해야죠?"
예진의 눈이 예쁘게 접히며 웃음지어보였다.
"아, 네. 그럼 쉬세요."
"네- 오늘 얘기해줘서 고마웠어요."
태윤이 인사하자 예진이 진심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내일 봐요. 어차피 또 오게 될테니까."
"...네. 내일 봐요-"
예진이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잘 가요......"
다음 날, 태윤은 학교가 끝나자마자 야자를 빼먹고 병원에 왔다.
"엄마- 몸은 괜찮아요?"
"당연하지. 그냥 타박상이라니까."
"그래도... 아프지 않아요?"
"괜찮아."
태윤의 어머니인 혜정이 웃으며 말했다.
태윤은 그런 어머니와 마주 웃어준 뒤 주위를 둘러보았다.
'없네...'
그는 생각했다.
없었다.
그것은 예진을 향한 말이었다.
그랬다. 예진은 병실에 있지 않았다.
그녀의 침대는 커튼으로 보이지 않았지만 인기척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같은 병실이라고 했는데...
어제처럼 나가있나?
얘기라도 또 해보고 싶은데.
의아했던 태윤은 혜정에게 잠깐 나갔다온다고 하고 밖에 나갔다.
그리고 복도에 서서 복도를 둘러보았다.
그녀는 아무데도 없었다.
태윤은 그렇게 그녀를 찾아 계속 걸었다.
왠지 얘기하고 싶었던 것이다.
어느새 간호사 카운터까지 오게 된 그는 이상하다라고 생각했다.
그 때, 태윤의 귀에 카운터에 서있던 두 간호사의 말이 들려왔다.
"어머, 그게 정말이야?"
"그래! 오늘 너 출근하기 바로 전에 일어났다니까."
"아휴. 딱하기도 해라. 그 703호 환자 말이지?"
"응. 그 검은 머리에 어려보이는 여자분 있잖아."
703호 환자, 검은 머리에 어려보이는 여자분...
태윤은 뭔가를 알아채고 그녀들의 대화에 집중했다.
"그 여자... 오늘 자살했대. 아니, 여자도 아니지... 젊은 애였지."
...자살.
이 말이 태윤의 머릿 속을 간지럽혔다.
"그래. 그 애 너무 불쌍하더라. 걔 사생에다 엄마까지 걔를 버렸다며? 게다가 성대도 파열되고... 그 애 소문 파다하다지?"
"소리 좀 줄여! 의사선생님이 들으시면 또 혼나겠다. 어쨋거나, 옥상에서 떨어져 죽었다 그랬지?"
"응. 어휴, 무섭다. 어쨋든 안됐네..."
거기까지 들은 태윤은 머릿속이 멍해졌다.
자살. 그와는 거리가 먼 단어였다.
그의 세계는 자살과 관련되었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때문에 자살이란 단어는 그에게 생소하기만 했다.
태윤은 703호로 걸음을 옮겼다.
그는 멍한 상태였다.
덜컥.
그는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는 어머니에게서 눈을 돌리고 흰색 커튼이 쳐져 있는 한 침대를 발견했다.
그는 천천히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커튼을 걷어 올려 안으로 들어간 뒤 커튼을 다시 내렸다.
박예진.
그녀의 이름이었다.
그는 침대에 걸려있는 이름표에서 눈을 떼고 무언가를 발견하였다.
흰 봉투. 편지였다.
아무것도 써있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무심코 그것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안의 종이를 조심히 빼냈다.
안에 들어있던 종이는 단순한 흰 종이였다.
그리고 그 곳에 새겨져있는 글자를 읽는 순간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
[너에게 말했지
한 번이라도 나약한 내 영혼에
날개를 달고싶다고.]
그리고 맨 밑에 조그맣게 써져 있는 한 단어.
[고마워요.]
태윤은 가만히 편지를 든 손을 내렸다.
그런 그의 눈에 무언가 한 물체가 눈에 띄었다.
그것은 캔커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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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소닷단편소설
[단편]
[자유로플라이] 캔커피
자유로플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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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07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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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ㅇㅏ앗좋습니다 ! 잘보고가요^^건필하세요
네 감사합니다 ^^ 낮꿈님도 건필하세요~~
재밌어요^^ 뭔가 은은하게 퍼지는 감동이랄까요^^
그렇게 평가해 주시다니.. 감사합니다=_=* ^^
크핫! 감동입니다!!! 캔커피.. 이들에게는 무척이나 큰 존재가 됬을것 같아요!
감동이시라구요? 으흐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