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나아트갤러리
http://www.ganaartgallery.com/
두 번째 들렀던 평창동에 위치한 가나아트 갤러리는, 언제 보아도 건물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었다.
때때로 갤러리 야외공연장-내가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공간, 특히 목재 스탠드-에서는 볼만한 공연도 열리곤 한다.
야외 목재 스탠드가 보이는 공간에 주차를 해 놓고, 은비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2학년 새로 수강하게 될 흥미있는 과목들과, 자신의 계획에 대해서, 혹은 은비 마음속의 요즈음 풍경들에 대해서...
바로 앞에 펼쳐진 북한산 줄기에는 아직도 희끗 희끗한 눈꽃(?)들이 펼쳐져 있었다.
그 때 바리톤 김동규의 <너의 눈물만이>가 산 속 어딘가에서 울려 퍼지 듯, 스피커를 통해 전달됐다.
우리 모녀는 잠시 아무말없이 김동규의 음색에 귀를 귀울였다.
잠시 갤러리 주변을 산책하고 들어 선 가나아트에서는 원로작가 김형대씨의 회고전이 펼쳐지고 있었다.
‘앵포르멜’. 물감 덩어리와 색조가 화면에 회오리처럼 굽이치는 이 추상그림의
흐름은 1950~60년대 사실주의의 터널에서 막 빠져나오려던 국내 청년작가들이 미친듯 탐닉했던 안식처였다. 국내 제도권 추상주의 미술의 원로작가인 김형대(67) 전
이화여대 교수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7일부터 여는 회고전(3월9일까지)은 쉽게 보기 힘든 60년대 앵포르멜 미술의 흔적들을 보여준다. 전시에는 공개하지
않았던 앵포르멜 초기작 〈생성시대〉 연작(60년대) 외에도 율동적인 흐름이 투명한 색조와 어우러진 70년대의 〈심상〉 연작, 차분한 단색조 그림인 80년대 이래의
〈후광〉연작들이 나온다. 한지와 빛의 만남에 더욱 심취한 작가는 옛적 동대문 포목점 비단의 색깔과 조계사 단청 목조각 등이 자신의 그림미학을 다독여온 모태라고 말한다. - 김형대 사이트에서...
http://www.kcaf.or.kr/art500/kimhyungdae/emain.htm
가나아트센터 전경
북한산 자락의 쾌적한 평창동에 자리한 가나아트센터는 연건평 8백 50여평에 달하는 국내 최대의 갤러리 공간이다.
세계적 건축가 장 미셀 빌모트의 설계로 이루어진 가나아트센터는
기능성과 심미성의 조화를 고려한 모던 건축 양식의 정수를 보여주며,
전시기능을 수행하기에 최적인 내부시설을 갖추고 있다.
우선 2개 층, 3개 전시장으로 구성된 전시공간은 대상작품에 집중할 수 있는 단아한
인테리어를 가지고 있다.
노출형이 아닌 천장매립형 조명은 깔끔하면서도 전시장에 통일감을 부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고전 미술관 건축에 주로 이용되었던 중정은 가나아트센터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다.
다양한 전시 및 이벤트를 진행하는 다목적 공간인 동시에, 전체적으로 아늑하다는
느낌을 준다.
삼백석에 달하는 관람석과 최첨단 음향시설을 갖춘 이곳에서는 미술행위 이외에도
클래식과 대중음악공연, 명사초정강연, 마임 등 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행사를 펼쳐나가고 있다.
한편 가나아트센터는 흔히 제3세대 미술관이라 불리는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는 열린 문화 공간을 지향한다.
이러한 추세에 맞추어 가나아트센터에는 시민의 휴식공간 역할을 다양한 레스토랑과 휴게시설
그리고 최첨단 자료 정보실을 갖추고 시민들의 자유로운 왕래를 유도한다. - 가나아트갤러리 사이트에서...
■ 이응노미술관
http://www.ungnolee-museum.org/main1.asp
은비와 함께 금요일 미술관 순례에서 가장 마음에 남는 작품이 많았던 전시회는 바로 이응노 화백의 작품전이었다.
깨끗하게 비워진 마음의 종이 위에 단순하지만 깊은 맛이 담긴 먹빛이 서서히 번지는 듯한 느낌.
그의 작품세계를 둘러 보며, 내 마음속 풍경 역시 아름답게 채색되어지고 있었다.
어떤 작품 앞에서는 싱긋 미소 짓기도 하고,
어떤 작품 앞에서는 이 작품이 무엇을 표현하려 한 것인가 혼자 고민(?)해 보기도
하며...
우리 모녀는 비슷하게 같은 작품 앞에서 오랫동안 서 있다가,
느낌들을 교환하곤 하면서 이응노 화백의 그림에 푹 빠져 들어갔다.
1, 2층 전시실의 관객은 오로지 우리 모녀 둘 뿐이었다.
쾌적한 전시장 아래 위층을 오가며, 몇 번씩 그의 작품을 감상했다.
2층 전시실 야외 테라스에서 조망하는 북한산과 그림같은 집들 역시 한 폭의 동양화였다.
차가운 겨울 공기가 모처럼 상큼하게 느껴졌던 적이 최근, 언제였을까?
우리 모녀는 북한산자락에서 불어오는 산산한 바람 몇 줄기를 두 뺨에 받으며
테라스 앞으로 펼쳐 진 풍경들과 고암의 작품세계가
오래도록 아름다운 먹빛으로 추억될 시간들을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만들어 나갔다.
<60년대 이응노 추상화, 墨과 色>전은 1962~67년에 제작된 추상화 소품들을 위해
마련되었다. 화폭의 크고 작음에 구애받지 않고, 운필(運筆)을 대범하게 펼쳐나간
그의 소품들은 대작에서 보는 완성도와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은은한 멋이 우러나는 부드럽고 활달한 필묵과, 먹이 투명하게 번져간 흔적으로 형태를 요약하는 기법은 전통과 현대성을 결합한 고암만의 개성적인 조형언어였다. 젖은 붓으로 한번에
그린 수묵채색화에서는 불필요한 요소를 생략하고 대상의 본질만을 표현하는 절제미가 돋보인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수묵과 채색의 완만한 조화가 균형을 이루고 있다. 그가 사용하고 있는 먹과 색은 시(詩)처럼 서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이응노는 폭넓고 다양한 기법과 소재를 사용하여 점과 선, 여백과 채색, 구상과 추상, 동양과 서양의 만남의 장으로 소품의 가능성을 확장시켜 갔다.
대중에게 잘 알려진 문자추상과 군상 연작도 이미 60년대 추상화에서 시도되고 있다. 그의 작품 속에는 생명을 지닌 모든 것, 자연과 인간에 대한 한결같은 애정이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평화로운 일상과 정겨운 산수 등 소품 속으로 들어온 대자연은 무한히 퍼져 나가는 생명의 움직임으로 충만하다. 한편 희미하게 윤곽을 드러내는 형태는 마치 살아있는 기호나 인간으로 읽히기도 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가을에 열렸던 <60년대 이응노 추상화전>에 이어 기획되었다.
또한 60년대에 제작된 이번 전시는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며, 자연과 인간과 글자가
하나되는 고암의 소품을 통해 작지만 넓은 세상을 발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 이응노 사이트에서...
■ 모자전문점 루이엘
http://www.luielle.co.kr/
루이엘, 그 모자 전문점이 그 곳에 있다는 것을 안 것은? 2000년 겨울이었다.
그 근처 소격동 아이들과 수업이 있을 때, 난 그 곳 골목길에 펼쳐진 풍경들에 흥미가 아주 많았다.
작년 봄인가?... 루이엘 바로 맞은 편에 티벳 박물관이 들어 섰다.
작년 봄, 지인과 티벳 박물관을 돌아보고 나오면서 만난 루이엘의 풍경.
5월 초 녹색과 블루로 빛을 발하던 루이엘의 디스플레이는 정말 깜찍하고 이뻤었다.
그렇게 그 골목길을 자주 돌아 다니면서도 상점 안으로는 들어 가본 적은 정작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모자 전문점 답게 세련되게 디스플레이 된 실내외 공간을 가끔 밖에서 기웃거려 보긴 했다.
언제 기회가 되면, 모자가 잘 어울리는 은비를 데리고 한 번 들러야지 마음속으로만
생각하면서...
우리 모녀는 세 곳 미술관 순례를 마치고 어떤 저녁식사를 할까 고민하다가
아트선재센타 내에 위치한 인도음식 전문점 '달'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오후 여섯 시에 오픈한다기에 시간이 좀 비자, 은비와 함께 '루이엘'로 잠시 발걸음을 옮겼다.
역시 모자전문점 답게 실내에는 실외 못지 않게 다양하고 독특한 모자들이 정말 많았다.
은비는 여러종류의 모자를 이 것 저 것 원없이 써 보았다.
모자 쓴 딸아이의 모습이 정말 이뻤다.
은비가 오래전부터 생각해왔던 디자인과 비슷한 모자를 발견했다.
모자를 써보고 꼬 잘 어울리는 자기 모습에 흡족해 하다가 가격을 물어보고는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놀라, 좀 더 생각해 보고 오겠다던 은비.
"은비야. 왜? 좀 비싸긴 하지만, 정말 너한테 잘 어울리는데...
엄마가 큰 맘 먹고 선물해 줄 게. 살 까?"
"엄마, 마음에 들긴 하지만 너무 비싸잖아. 생각 좀 더 해 보고..."
■ 아트선재센타
http://cityfree.co.kr/artspace/artspace0203.html
지금은 전시를 준비 중이라, 특별한 전시를 하고 있지는 않았다.
그러나 1층에 위치한 카페테리아에 앉아 있으면 좀 현란하긴 하지만,
나름대로 현대작가의 작품세계가 엿보이는 카페테리아에 페인팅(?) 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사실, 그 페인팅은 내 취향과는 전혀 상반된 것이다.
"은비야. 저 페인팅이 블루의 다양한 빛깔이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좀 산만해 보이지?"
전체적으로 핑크와 붉은 빛으로 낙서해 놓은 듯한 실내는 사실, 좀 어수선해 보이긴
했다.
사실, 은비와 아트선재에 가게 된 것은 전시회가 아니라, 새롭게 접하고 싶었던 인도음식 체험때문이었다.
비교적 향신료를 좋아하는 내게 그들의 음식은 거부감이 별로 없이 자연스럽게 다가왔다.
특히 탄두리 요리와, 인도 빵 난(Naan)에 찍어 먹었던 세 가지 종류의 커리.
은비는 맛있다를 연발하며 인도음식문화에 깊이 빠져(?) 드는 것 같았다.
■ 우리에게 알려진 대표적인 인도 음식
인도의 주식은 북인도와 남인도에 차이가 있다. 북인도는 밀가루로 만든 인도 빵인
난 (Naan), 남인도는 쌀밥을 주식으로 한다. 난은 밀가루에 물과 소금만 넣고 탄두르에 구워내 는 평평한 세모 모양으로 만든 빵이다. 쌀도 일반적으로 하얗게 먹는
흰밥과 샤프란, 박하 잎, 닭고기를 넣고 볶은 '비리야니(Biriyani)'가 있다. 또한 버섯, 콩, 당근, 커터즈치즈를 넣어 볶은 '필라프'라는 볶음밥도 있다.
인도 음식에 주로 쓰이는 용기인 '탄두리(Tandoori)'를 사용한 요리는 별미이다. 탄두리는 흙으로 만들어진 화덕을 칭하는 인도어로 24시간 동안
계속 숯불에 달구어져 있다. 이 옹기에 양이나 소, 닭,
돼지고기를 바비큐 스타일로 구워지는 음식을 탄두리
음식이라고 한다. 닭을 요구르트와 고추, 커더멈, 정향, 계피, 커민씨드를 넣어 양념한 후 탄두리에 구워낸
탄두리 치킨이 우리 입맛에 맞다.
인도 대표격으로 알려진 음식은 역시 카레.(실제 인도에서는 카레라고 불리는 요리가 없다) 카레 요리는 양고기, 닭고기, 생선을 기본으로 소스로 쓰이는 양파, 토마토, 요구르트 등을 넣어 끊이고, 집집마다 취향에 맞게 배합한 향신료(기본적인 향신료는 마살라)를 넣고 걸쭉하게 끊이는데, 주식의 반찬으로 먹는다. 카레와 비슷한 '달(Dhal)'은
부드럽게 삶은 콩에 마살라를 가미한 것으로 다양한 콩을 사용하며 콩에 따라 맛과 모양이 다르다. 이 외에 만두피에 야채나 고기, 치즈 등을 듬뿍 얹어 삼각형 모양으로 만들어내는 인도식 만두 '사모사', 고기를 갈아 볼이나 소시지 모양으로 만들어 탄두리에서 구워내는 까밥 등이 있다.
빼놓을 수 없는 인도 홍차 '차이(Chay)'는 찻잎에 우유와 설탕, 때로는 가지가 들어간 인도인들이 즐겨 마시는 차이다. 또 요구르트에 설탕과 물을 넣어 청량음료처럼
마시는 '라 시(Lassi)'는 단맛과 짠맛이 썩인 음료로 여성들이 선호하고 있다.
http://cityscape.empas.com/feature/worldfood/indo/3.html 세계맛기행
금요일, 은비와 함께 한 미술관 순례와 인도음식문화 체험은 우리 모녀에게 매우 행복한 추억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어제의 시간들을 간단하게라도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 놓고 싶었다.
봄방학을 맞이하여, 자녀들과 함께 미술관 몇 곳을 계획해서 순례해 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리라.
♤ 늘푸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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