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24일(주)
* 시작 기도
주님...
주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요 14:6)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이는 우리가 가야할 목적지가 예수 그리스도가 아니라 중보자 되신 예수를 통하여 아버지 곧 아버지 집까지 가야 하는 것임을 분명히 보여주셨습니다.
그런데 나는 그것도 모른 채 예수님까지 가는 것을 나의 신앙의 목적으로 삼고 가르치며 살아왔습니다.
물론 그것만 해도 대단한 신앙이라고 추켜세울 수 있지만 신앙의 목적이 달라지면 우리의 근본이 달라지고 결국 창세전 만물 위가 아니라 이 세상과 만물 안에 머물게 됨을 이 죄인은 미처 알지 못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숱한 세월동안 얼마나 헤매고 다니며 이리저리 비틀거렸는지요.
이런 나를 주님은 아주 버리지 않으시고 새 생명으로 붙잡아 주셨습니다.
오늘은 주일입니다.
공동체로 함께 드리는 예배에 새 영과 새 마음을 두시고 주의 영 곧 진리의 영으로 조명하사 말씀의 빛을 비추소서.
연말연시 그것도 성탄의 분위기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도록 우리의 마음을 붙잡아주소서.
주의 보혈로 나를 씻어 정결한 주의 신부로 세워주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 성경본문 / 눅 2:1-14
제목 : 크로노스 안에 있는 세속사를 통해서도 구원의 뜻을 이루시는 하나님.
1 그 때에 가이사 아구스도가 영을 내려 천하로 다 호적하라 하였으니
2 이 호적은 구레뇨가 수리아 총독이 되었을 때에 처음 한 것이라.
3 모든 사람이 호적하러 각각 고향으로 돌아가매
4 요셉도 다윗의 집 족속이므로 갈릴리 나사렛 동네에서 유대를 향하여 베들레헴이라 하는 다윗의 동네로
5 그 약혼한 마리아와 함께 호적하러 올라가니 마리아가 이미 잉태하였더라.
6 거기 있을 그 때에 해산할 날이 차서
7 첫아들을 낳아 강보로 싸서 구유에 뉘었으니 이는 여관에 있을 곳이 없음이러라.
8 그 지역에 목자들이 밤에 밖에서 자기 양 떼를 지키더니
9 주의 사자가 곁에 서고 주의 영광이 그들을 두루 비추매 크게 무서워하는지라.
10 천사가 이르되 무서워하지 말라. 보라 내가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너희에게 전하노라.
11 오늘 다윗의 동네에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으니 곧 그리스도 주시니라.
12 너희가 가서 강보에 싸여 구유에 뉘어 있는 아기를 보리니 이것이 너희에게 표적이니라 하더니
13 홀연히 수많은 천군이 그 천사들과 함께 하나님을 찬송하여 이르되
14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하니라.
* 나의 묵상
선지자를 통하여 선포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성취하기 위하여 크로노스의 시간 안에 있는 세속사를 통해서도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본다.
예수님 태어나시기 700년 전 미가 선지자를 통하여 예수님께서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실 것을 미리 예고하셨다.
(미 5:2) 베들레헴 에브라다야 너는 유다 족속 중에 작을지라도 이스라엘을 다스릴 자가 네게서 내게로 나올 것이라. 그의 근본은 상고에, 영원에 있느니라.
이스라엘을 다스릴 자, 곧 그리스도는 상고, 영원으로부터 오셨다.
상고란 아주 먼 옛날을 의미하며, 영원은 태초 즉 창세전을 의미한다.
따라서 요한복음 1장에 나오는 태초에 말씀으로 계셨던 하나님의 아들이 육신을 입고 세상에 오시는데 그 태어난 곳이 바로 베들레헴인 것이다.
이처럼 미가 선지자의 예언을 성취하기 위하여 가이사 아구스도는 로마의 지배하에 있는 모든 식민지에 호적할 것을 명령하였다.
그리하여 갈릴리 서쪽 나사렛에 살고 있던 요셉과 마리아도 호적하기 위하여 고향 베들레헴에 갔을 때 거기서 예수님을 낳게 된다.
정말 하나님의 일하심은 한 치의 오차도 없다.
전혀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이들로써, 그들의 통치 계획에 의해서 나라와 식민지를 통치하지만, 그런 것들 하나하나를 사용하셔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가시는 하나님은 정말 위대하시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나의 머리털까지 세신다는 그 말씀 역시 한 치의 틀림이 없음을 믿어야 할 것이다.
나의 앉고 일어섬과 나의 출입을 아시고 지키심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마 10:29-31) 참새 두 마리가 한 앗사리온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너희 아버지께서 허락하지 아니하시면 그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아니하리라. 너희에게는 머리털까지 다 세신바 되었나니 두려워하지 말라. 너희는 많은 참새보다 귀하니라.
(시 139:1-4) 여호와여 주께서 나를 살펴 보셨으므로 나를 아시나이다. 주께서 내가 앉고 일어섬을 아시고 멀리서도 나의 생각을 밝히 아시오며, 나의 모든 길과 내가 눕는 것을 살펴보셨으므로 나의 모든 행위를 익히 아시오니, 여호와여 내 혀의 말을 알지 못하시는 것이 하나도 없으시니이다.
(시 121:8) 여호와께서 너의 출입을 지금부터 영원까지 지키시리로다.
하나님은 사실, 세속사에 별 관심이 없으시다.
그러나 당신이 택하신 한 사람 한 사람의 영혼이 구원받는 그 일을 위하여, 세상적으로는 나 한 사람이 보기에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큰 일이나 사건들을 통해서 역사하기도 하신다.
그 구원을 위하여 한 나라를 사용하시기도 하고, 제국의 황제를 이용하시기도 한다.
나는 이런 생각을 많이 했었다.
이 온 우주를 주관하시고 역사하시는 하나님께서 우주 안에서도 지극히 작은 지구라는 별 안에 그것도 한 점에 불과한 대한민국, 거기서도 김해라는 작은 도시에 살고 있는 나 한 사람을 알고 계실까라는 생각이었다.
언뜻 이런 책 제목이 떠오른다.
『하나님은 내가 여기 있는 줄도 모르실거야』
그러나 하나님은 나 한 사람의 구원을 위하여 한 나라와 제국의 황제의 손길을 통해서도 일하신다는 사실이 오늘 새삼 새롭게 다가오는 것은 왜일까?
오늘 나에게 무엇을 말씀하기 원하시는 걸까?
사실 나는 오늘 본문에서 아기 예수님께서 베들레헴과 구유에 태어나신 것을 묵상하려고 하였는데, 나를 본문 첫 구절에서 묶으시는 것은 나로 하여금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씀을 주기 위함이신 것 같다.
선교와 복음 전하는 일에 대하여, 사람들에 대하여 그리고 여러 가지 일에 대한 두려움이 나를 주눅들게 할 때가 많다.
특히 요즘 들어 자고 일어나면 나도 모르게 나를 두려움과 불안으로 이끌어가는 비존재 세력이 왕성하게 활동하는 것을 느낀다.
그로 인하여 하루를 시작하면서 항상 위축되고 움츠러드는 내 모습을 본다.
요즘 내 안에 나도 모르게 우울감이 자주 찾아온다.
그래서 오늘 본문의 첫 구절에 내 눈이 고정된 것은 아닐까?
주의 천사들이 목자들에게 아기 예수 나심을 이야기 한다.
이 아기 예수가 그들의 그리스도요 메시야로 오셨음을 증거하는 표적으로 강보에 싸인 아기가 구유에 뉘어 있는 것을 볼 것이라고 말한다.
세상에 아무리 가난하고 돈이 없어도 갓난아기를 짐승의 밥통인 구유에 뉘어 놓는 법은 없다.
표적이란 일반적인 상식을 뛰어 넘는 초월적인 일인데, 아기 예수님이 구유에서 태어나셨다는 사실은 바로 그런 표적이 되기에 충분하다.
의심이 많고 남들을 잘 믿지 않는 목자들이지만, 일반적이지도 않고 전혀 상식적이지도 않은 이 표적을 보면서 믿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오늘 믿음이 없이 두려워하는 나에게 주님은 말씀으로 표적을 보여주신다.
로마 황제 아구스도는 하나님을 알지도 못하고 전혀 하나님의 뜻도 모르는 자이다.
하지만 그의 명령이 하나님께 쓰임 받았다는 것과 함께 그 명령 하나로 결국 700년 전 이사야 선지자의 예언이 그대로 성취된 것이다.
나는 그것을 보면서 불꽃같은 눈으로 나를 지키시고 보호하신다는 그 진리 앞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다.
주님을 믿는다고 하였고, 남들에 비해서 열정도 있었기에 늦깎이로 목사도 되었고 또한 그보다 더 늦게 선교사가 되었건만, 정작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세심하게 지키신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크게 인지하지 못하였던 것 같다.
그동안 성도들에게 임마누엘에 대하여 얼마나 많이 설교했는지 모른다.
그런데 정작 나는 그 임마누엘 하나님을 믿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오늘 그렇게 강고하고 완악한 내 마음, 얼음벽처럼 차가운 나의 선입견이 무너지고 말았다.
영은 죽고 입만 살았던 나의 모습을 주님이 함께하시는 임마누엘 안에서 철저히 내려놓는다.
입이 아니라 영으로 믿고 선포하며, 주님의 구속사건 안으로 들어가는 그 믿음으로 오늘을 다시 선다.
주님의 십자가가 곧 나의 십자가요, 주님의 죽으심이 곧 나의 죽음이며, 주님의 무덤이 나의 무덤이요, 주님의 부활이 곧 나의 부활로 함께 연합하여 새 생명으로 살아갈 것이다.
성탄의 아침이 밝아온다.
오늘은 성탄절 전날인 주일이다.
그 햇살이 주님의 영광의 빛이 되어 가난한 내 마음 속에 가득 채워지길 간절히 소망한다.
* 묵상 후 기도
주님...
나의 믿음 없음을 불쌍히 여기사 용서하여 주옵소서.
나는 죄인입니다. 나를 떠나소서.
나의 죄과를 내가 아오니 동이 서에서 먼 것 같이 나의 죄과를 내게서 멀리 하여 주소서.
날마다 주의 은혜를 양식으로 먹고 살면서도 그것이 내게 살이 되고 피가 되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이 못난 자식을 용서하소서.
주님은 내게 생명의 양식으로 오셨음을 믿고 아나이다.
이제 썩을 양식을 위하여 일하는 자가 아니라 썩지 않고 영생하도록 있는 양식을 위하여 일하는 자 되게 하소서.
오늘도 일용할 양식인 주의 말씀을 얻어먹사오니 주의 먼 발치에 앉아 떨어지는 말씀의 부스러기를 받아먹는 수로보니게 여인의 심정으로 생명의 양식을 먹나이다.
주의 은혜의 양식 앞에 내가 무너집니다.
나를 받으소서.
나를 드리오니 주여, 나를 받아주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