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씻김굿>
전라남도 진도지역에서 전승되는 천도굿으로 망자의 극락왕생을 위해 행하는 무속의례이며
호남지역에서 가장 대표적이고 큰 굿입니다. 불교의 천도재에서 행하는 관욕(䙮浴)의식처럼
망자를 상징하는 신체를 만들어 놓고, 망자가 이승에서 맺힌 원한이나 아쉬움 등 모든 것을
씻어 줌으로써 편안하게 다음 세계로 갈 수 있도록 기원하는 의례행위입니다.
씻김굿의 전반부인 초가망석, 제석굿은 산 사람들의 복락 축원을 위함이고, 후반부인
고풀이, 씻김, 길닦음 등은 죽은 자를 좋은 곳으로 천도하는 내용 입니다.
남도 삼현 굿을 시작하기 전에 신(神)들에게 잔을 올리며 연주하는 음악으로 진양조부터
굿거리 장단으로 이어진다.
초가망석 본격적인 굿의 시작으로 굿을 위하여 망자(亡者)를 비롯한 신(神)들을 불러들인다.
제 석 굿 제석신의 유래를 읊고 제석을 맞이하여 산 자의 재복과 영화를 빌고 군웅과 조상에게
축원하고 액을 만든다.
고 풀 이 희고 긴 천에 묶인 열 개의 고를 푸는 상징적인 행위를 통해 망자의 생전에 맺힌 한을 푼다.
씻 김 망자의 시신을 의미하는 영돈을 말아 세워놓고 쑥물, 향물, 맑은 물의 순서로 씻겨 극락왕생
을 기구한다.
길 닦 음 망자의 넋이 극락으로 가는 길을 닦아주는 절차로 희고 긴 천으로 된 길베 위에 지전을 얹어
두고 넋당석으로 그 위를 왔다갔다 닦으며 무가를 부른다. (이상 팜프렛 인용)
가족해체와 관계 단절, 빈곤 등으로 외롭고 쓸쓸하게 생을 미감한 무연고 사망자에 대해 합동위령제를
서구청 주최로 송도해수욕장 에서 봉행 한다 해, 관심을 가지고 가 보았다. 무연고 사망자 39위를 모셨다.
가만히 보고 있으려니 꿈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형체 없는 사람이 떠올라 "경원이라" 단정하고 내 마음에
가만히 올려놓고 그의 극락왕생을 빌었다. "경원이의" 아름다운 모습이 눈에 보인다.
아름다움은 온화하고 밝은 아름다움 이어야 하는데 그의 아름다움은 써늘하다. 언젠가 신불평원에서 폭설을
만나 온세상이 은백색으로 변해버린 그런 써늘한 아름다움을 떠 올리며, 그의 극락왕생을 다른 사람들의
합동위령제에 얹혀 마음으로 빌어본다.
가매장지 무연고자 묘는 10년이 지나도 유족들이 찾지 않으면, 다른 죽음들과 같이 한 봉분에 안치 한다는 걸
떠올리곤 이미 10년이 지났다는 것을,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가만히 생각 해 낸다.
"경원아" 너 혼자 만의 씻김굿을 큰굿으로 내가 치러줄께 하고 다짐 해 보지만, 그러나 또 가만히 생각 해 보면
지금 둥지를 짖지않는 새는 나중에라도 둥지를 짖지 못 한다는 걸, 잘 알고 있는 나는 내가 서러워 눈물이 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