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25일이 되면 지구 씨의 통장은 한바탕 쓰나미가 휩쓸고 지나간 듯하다. 각종 카드 값과 통신비, 관리비, 보험료 등이 무자비하게 훑고 지나간 통장엔 잔고 대신 공허함만이 자리하고 있다.
봄이 시작되는 3월을 목전에 둔 2월의 어느 날, 역시나 반갑지 않은 1월 관리비 고지서가 우편함에 꽂혀 있었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고지서를 열어본 순간 지구 씨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뭐? 45만원?
아니, 미친 거 아니야!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고 내역을 자세히 살펴보니. 헉! 전기비만 무려 30만원 가까이 나왔다. 지구 씨는 지난달 무슨 일이 있었는지 곰곰이 생각해봤다.
"보일러도 20℃ 이상 올린 적이 별로 없었는데. 창문에 뽁뽁이도 붙였고..아! 온풍기. 그것 때문인가?"
지난 겨울, 어머니께서 혼자 사는 아들 추울까 걱정된다며 온풍기를 보내주셨다. 이후 엄마 품처럼 따뜻한 온풍기가 한 달 내내 지구 씨의 베스트 프렌드가 되어주었다. 물론 온풍기가 전기를 많이 잡아먹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누진세까지 더해진 난방비 폭탄을 맞을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
눈물을 머금고 집에 돌아온 지구 씨는 즉시 온풍기를 치워버리고 난방 버튼도 꺼버렸다. 그리고 옷장 속에 묵혀둔 히트*을 꺼내 입었다. 난방비 폭탄으로 몸과 마음이 다 싸늘하게 식어버린 지구 씨. 갑자기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숨쉬는 것 빼고는 다 돈이네. 지긋지긋한 꽃샘추위, 빨리 좀 지나가라!"
다음 날 회사에 출근한 지구 씨는 팀원들에게 어제 있었던 난방비 폭탄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너무너무 속상해서 보일러를 당장 꺼버렸잖아. 전기 많이 썼다고 돈 더 내라고 하는데, 적게 쓰면 뭐 돌려줄 거냐고."
이때 잠자코 듣고 있던 옆 자리 과장님이 빙긋 웃으며 말했다.
"에코 마일리지 쌓아서 보상을 받을 순 있지."
"네? 에코 마일리지요?"
"응, 우리 와이프는 엄청 챙기던데. 얼마 전에 그걸로 아파트 관리비도 냈어."
지구 씨는 빛의 속도로 에코 마일리지에 대해 검색했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오호! 전기, 수도, 도시가스 사용량을 절약한 만큼 마일리지 형태로 쌓을 수 있고 그걸 나중에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다. 또 에코 마일리지 카드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녹색 제품을 사면 쓸 때마다 포인트가 차곡차곡 쌓인다. 아니 이런 기특한 제도가 있었다니!
지구 씨는 당장 에코 마일리지에 가입하고 카드를 신청했다. 그리고 정확히 일주일 후 지구 씨 앞으로 어여쁜 초록 빛깔의 카드가 도착했다. "자, 이제 마일리지 좀 쌓아볼까?" 지구 씨는 집 근처에 자주 가는 유기농 식품 매장에 가서 먹을거리와 생필품을 사고 에코 마일리지 카드로 결제했다. 띠링! 와오, 벌써 2000포인트나 적립됐다.
집으로 돌아온 지구 씨는 다음 주말 부모님 댁에 가기 위해 KTX 홈페이지에서 좌석을 예매했다. 띠링! 크크크큭, 또 500포인트가 쌓였다. 앞으로 전기나 수도도 아낀 만큼 포인트로 쌓일 걸 생각하니 자동적으로 절약하는 습관이 들 것 같다. 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마일리지의 기쁨. 쌓여가는 포인트를 보며 지구 씨의 입가엔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이대로만 하면 현금으로도 받을 수 있는 거죠? 다른 건 몰라도 이것만큼은 욕심 내 볼게요!"
tip
서울특별시는 에코 마일리지wp
경기도는 탄소 마일리지제(한국환경공단) https://cpoint.or.kr/
착한운전 마일리지제
첫댓글 이거..적극적으로 활용을 해야겠습니다..
ㅎㅎ 저도 어제 가입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