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확대 유도” 애매한 발표…‘시한부’ 자사고 관심 반등
교육부는 서울 주요 16개 대학의 정시 40% 이상 확대를 2022학년도부터 조기 도입하겠다고 28일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정시 확대를 포함한 대입제도 개편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한 지 38일 만이다.
갑작스러운 정시 확대에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2022학년도와 2023학년도에 대입을 치르게 될 중3~고1 학생과 그 학부모다. 하지만 정부가 조기달성을 ‘유도’하겠다고만 밝힌 2022학년도의 경우, 정시 비율이 어디까지 확대될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는 고1 학부모들은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고1 딸을 둔 ㄱ씨는 이날 교육부의 발표를 보고 “2022학년도의 정시 비율을 정확하게 제시하지 않고 ‘확대를 유도하겠다’고만 애매하게 발표해서 불안하다”고 말했다. ㄱ씨는 “정시 비율이 어느 정도나 될지 예측하기 어려워 수시도 정시도 놓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학생들만 힘들게 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16개 대학은 2022학년도 정시 비율을 내년 4월로 예정된 대학별 전형계획 발표에 포함시켜야 한다. 16개 대학 중 서울대만 이미 지난 6월 2022학년도 정시 비율을 30.3%로 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교육부는 2023학년도에는 정시 비중을 40% 이상 확대한 대학들만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 신청할 수 있도록 하되, 2022학년도에는 정시 비율에 따라 가점을 주는 방식으로 정시 확대를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박태훈 전국입학처장협의회 회장은 “정시 비율을 2022학년도부터 40% 이상까지 바로 올리는 것은 대학에도 부담”이라며 “각 대학들이 2022학년도에는 30~35% 정도로 올려서 적응 기간을 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2025년까지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 등을 모두 폐지하겠다고 밝힌 상태에서 나온 이날 정시 확대 발표로 자사고가 다시 주목을 받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중3 자녀를 둔 ㄴ씨는 “자사고의 경쟁률이 너무 높아질까 걱정된다”며 “자사고가 내신에는 불리하지만, 정시가 확대된다고 하니 조금 더 마음 놓고 아이를 자사고에 보낼 수 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