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에서 미수(米壽)/세훈
88미수(米壽) 어머니 생신날
7남매 장남으로써 당연하지만
며느리가 정성스레
미역을 갈아 끓여준 미역국과 알사탕을 들고 나섰다.
자전거와 지하철로
광주송정역의 무궁화호
호남선 종착역 목포행은
청계 무안행 버스로 대양리 목포효친병원을 찾는다.
10대 단신으로 우리가문에 입문하시어
홀시어머니 모시고
시누이 세분은 이미 출가하시고
3남매 가족 품에 시집살이는 힘겨웠으리니.
그럼에도 7남매를 모두 대학교육까지의
그 업적은 농가에서 퍽 드문 경우지만
손발이 닳도록 일생을 모두 바쳤지만
80대 노인성질환으로 정상생활은 멀어졌으니 사회적 공동관심사다.
직장생활 큰며느리의 도움이 미치지 못해
장남은 늘 마음속의 그늘진 생활이지만
건강의 만류로 정년 1년 반을 남기고 명예퇴직을 하니
어쩔 수 없이 아우들의 도움과 시설에 모실 수밖에 없는 경우다.
비록 시대 조류라고 하지만
마음 한구석 아버지 뇌수술 당시 부부직장인은 간병인도 없이
중환자실을 드나들던 그날들 하룻밤에 23번 기저귀를 교체하니
동이 터오는 모교 대학병원이 후 다행히 2년간 수명이 연장되었다.
그 때부터 창원에서 어머니는 입원했었고
이제 12년째 홀로 남은 어머니
천수를 다하시도록 시설에 의존하지만
오늘은 원장이 직접 나서 심폐소생술 거부 보호자 동의서를 원한다.
모든 기관이 노쇠하니 임종하게 되는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보호자와 급한 연락으로 이뤄지는 경우를 대비를 위한 동의서며,
또 하나는 치료방침 사항들의 협조와 민형사상의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것을 서약하는 내용은 결코 자연사를 택하는 이론이다.
2013. 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