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 3:20]
에훗이 왕의 앞으로 나아가니 왕은 서늘한 다락방에 홀로 앉아 있는 중이라 에훗이 가로되 내가 하나님의 명을 받들어 왕에게 고할 일이 있나이다 하매 왕이 그 좌석에서 일어나니...."
서늘한 다락방 - 고대 근동 지방의 건축 양식에 따르면 지붕 위에 통풍이 잘 되도록 여러 개의 창문을 낸 다락방이 있었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한 낮의 더위를 피해 휴식을 취했던것이다.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만찬을 나누었던 장소도 이러한 다락방이었다. 오늘날까지도 근동 지방에서는 지붕 위에 이러한 다락방을 만들어 쉬는 장소로 이용하고 있다. 내가 하나님의 명을 받들어...고할 일이 있나이다 - 에훗이 실제로 에글론에게 전달할 하나님의 말씀을 받았는지 그렇지 않은지 본문에는 언급되어 있지않다.
그렇지만 하나님께서 에홋을 이스라엘 백성을 위한 구원자로 세우실 때, 이미 그에게 에글론을 죽이고 그의 압제로부터 이스라엘 백성을 구하라는 명령을 주셨을 것이다. 따라서 여기서 '하나님의 명'이란 바로 그러한 명령을 가리킨다고 본다면 에홋은 단순히 에글론을 암살키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에훗이 모압과의 전투 직전에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여호와께서 너희 대적 모압사람을 너희 손에 붙이셨느니라'
고 말할 수 있었던 것도 그 같은 소명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왕이 그 좌석에서 일어나니 - 혹자는 에글론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일어났다고 해석한다. 그러나 본문에는 그러한 의미가 전혀 나타나 있지 않다. 아마 그는 에글론이 말한 하나님의 명령이 무엇인지 너무 궁금하여 일어났던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에훗의 말이 매우 비밀한 내용을 담고 있는것으로 추측하여 더욱 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에홋과의 거리를 좁히려고 좌석에서 일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삿 3:21] "에훗이 왼손으로 우편 다리에서 칼을 빼어 왕의 몸을 찌르매...."
에훗이...왕의 몸을 찌르매 - 이에 대하여 메튜 헨리는 에글론에게 전달될 하나님의 명령이 에글론의 귀가아닌 가슴에 즉각적으로 그리고 말 그대로 전달되었다고 강해하였다.
[삿 3:22] "칼자루도 날을 따라 들어가서 그 끝이 등뒤까지 나갔고 그가 칼을 그 몸에서 빼어내지 아니하였으므로 기름이 칼날에 엉기었더라..."
칼자루도...등뒤까지 나갔고 - 하나님께서 내리신 심판의 칼날이 에훗에 의해 힘있게 에글론의 몸에 꼽혔음을 강조하는 구절이다. 칼을...빼어내지 아니하였으므로 - 이 역시 하나님께서 에글론에게 내리신 심판을 거두지 아니하시므로 죽음의 저주가 끝까지 에글론과 함께 하였음을 강조하는 구절이다. 한편 혹자는 이상과 같은 에훗의 암살 행위에 대하여 그 정당성을 의문시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에홋의 행위는 성경에 나오는 여타 암살 행위와는 그 성격이 다르다. 즉 일반적으로 암살 행위는 사적 원한과 야비한 정치욕서 비롯된 것이기 마련이다. 그러나 에홋은 엄연한 이스라엘의 사사로서 하나님의 명을 받들어 에글론을 응징하였을 뿐이다. 그러므로 에훗의 행위는 정당한 것이었다고 평가해야 한다.
[삿 3:23] "에훗이 현관에 나와서 다락문들을 닫아 잠그니라..."
다락문들을 닫아 잠그니라 - 에홋은 암살을 은폐하기 위해서 다락방에 있는 문들을 닫아 잠갔다. 다락방 안에 왕이 있을지라도 문이 잠겨 있으면 신하들이 왕의 허락 없이 출입할 수 없다는 점을 에훗은 십분 이용한 것이다.
[삿 3:24]"에훗이 나간 후에 왕의 신하들이 와서 다락문이 잠겼음을 보고 가로되 왕이 필연 다락방에서 발을 가리우신다 하고...."
발을 가리우신다 - 이러한 말은 히브리인들의 관용적 표현으로 사람의 생리적인 현상을 가리키는데 사용되었다. 즉 이 말은 '용변을 보다' 또는 '잠을 자다', '휴식을 취하다'라는 의미를 지닌다. 이 같은 말이 나오는데 거기서는 '용변을 보다'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본절에서는 모압 왕 에글론이 발을 가리운 곳이 다락방으로 기술되어 있으므로, '잠을 자다'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당시 다락방은 담화 장소나 기도처 이외에 거실로도 사용된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