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58년 개띠, 베이비부머 세대인데, 왜 요즘 인생 100세 시대라고 하잖아요. 도시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며 50년을 살았는데, 남은 50년은 농촌에서 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2009년 2월 충남 서천에서 본격적으로 귀농을 시작했습 니다. 제가 정착한 서천군 시초면 풍정리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햇빛·물· 공기의 3요소가 매우 훌륭한 지역입니다.
또한 마을 주민들의 성품도 좋아 정착지로 무척 만족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좋은 환경을 지닌 마을과 연을 맺 게된 것은 행운이죠." 안병현 씨는 2007년부터 2년간 배우자인 최영은 씨와 함께 서울 근교 위주 로 귀농을 위한 현지답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귀농을 위한 토지를 구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귀농 1번지로 떠오르고 있던 서천군에 옷 보따리 하나만 들고 무작정 찾아갔다. 귀농의 집에서 생활하던 그는 서천 군 귀농지원센터 사무장을 1년간 역임하면서 현재 터전인 시초면 풍정리에 둥지를 틀 수 있었다.
귀농지를 선택하기전에 마을길이 넓은지를 확인하라
"저는 귀농하면서 귀농지 선택 10계명을 정했습니다. 근처에 축 사는 없어야 하며, 집의 방향은 남향이어야 하며..... 10계명 중에서도 가 장 으뜸에 두고 있는 항목은 바로 마을길의 넓이였죠. 마을길이 넓으면 넓을수록 마을의 인심이 좋더군요. 배우자와 풍정리에 도착 해서 차 두 대가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넓게 조성된 마을길을 보고 '여기다' 생각 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토지매입에 들어 갔죠." 마을인심과 마을길의 넓이는 무슨 연관이 있을까? 안 씨에 따르면 농수로길로 들어가는 마을길은 마을사람들이 땅을 조금씩 양보해 조성한 것이기 때문에, 마 을길이 넓다는 것은 마을인심이 좋다는 것과 직결된다는 것이다.
또한 안 씨는 산 책하면서 마을길을 둘러보니 길 옆까지 농작물로 빽빽하게 채워져 있기보다 마을 주민들이 꽃을 심어 경관을 더욱 아름답게 조성하고 있었는데, 직접 살아보니 자 신의 생각과 일치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마을에서는 큰 소리가 날 일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동산업자와 현지 시세는 다르다
환경이 좋은 풍정리의 정착지로 전망이 훌륭한 언덕 빼기 땅 2,800m²가 눈에 들어온 안 씨는 이장님과의 대화 끝에 토지 구매를 결심했다.
당시 부동산업자를 통해 알아본 시세는 3.3㎡당 11만원선이었으나 인근 토지는 7만원선으로 4만원의 차이가 났다. 그러나 너무 탐이 나는 토지여서 그는 현지 시세보다는 높았지만 결국 9,000만원을 투자해 현재의 보금자리를 구입했다. 그리고 1억원을 투자해 미국식 목조건물(2층)을 신축했다.
"귀농을 위한 정착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발품을 팔아야 좋은 토지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에 쏙 드는 마을을 찾아도 정착지나 경작지의 확보가 쉽지 않습니다. 저는 어찌보면 무척 운이 좋았던 경우였죠. 하지만 1년간 머물며 정착지에 대한 정보를 모으지 않았다면 이 정도도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귀농에서 중요한 부분이 정착지에 대한 선택이지만 올바른 선택을 했더라도 맘에드는 토지구매는 정말 어렵다고 밝힌 안 씨는 귀농인구가 더욱 늘어나면서 정착지의 선택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며, 귀농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이 부분에 세심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귀농 후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이 마당에서 진돗개를 키우고, 여러 종류의 야생화를 키우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정착하자마자 마당에 진돗개를 사육하고, 40여 종의 야생화 씨를 뿌렸죠."
현재 안 씨는 앞마당의 중간 텃밭을 채소 채종밭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아래마당은 닭과 오리, 칠면조를 키우고 있는데, 방사 유정란을 얻기 위해 공간을 최대한 넓게 공간을 조성했다.
귀농을 하려면 적어도 자급자족 할 수 있어야
"현재 논 20a(3마지기)를 경작중인데, 이 3마지기 논에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귀농을 결심할 시기에 '쌀을 빼앗긴자의 슬픔'이란 방송을 봤습니다.
FTA 를 체결한 아이티와 필리핀의 사례를 소개한 이 방송에서는 100% 무역 자유화 이후 값싼 수입 쌀 때문에 벼농사를 짓는 농업인들이 사탕수수 로 전환하거나, 건축물을 준공하더군요. 대부 분의 쌀을 베트남에서 수입하고 있는 필리핀의 경우 베트남의 냉해피해로 쌀 수출을 금지시키자 1,000만명이 굶는 사태가 발생 했습니다.
이 방송을 통해 식량의 중요성을 느꼈고, 우리 가족의 식량수급을 책임 지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안 씨는 아직까지 특별한 벼 농사 기술을 습득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가족들의 식량수급을 위해 마을에서 20a의 논을 구입해 쌀을 자급자족 하고 있다.
마을 지인과 친해져라
안 씨는 올해부터 3,300㎡에서 밭농사를 시작했 다. 올 봄에 봄감자를 시작으로, 고구마, 들깨, 콩, 김장배추, 무, 양파, 마늘을 재배하고 있는데, 고구 마의 경우 100박스의 선주문을 받았다.
주목할 점은 이 3,300㎡의 밭은 무상으로 영구임대를 받았다는 것이다. "제가 참 인복이 많은 것 같습니다. 올해부터는 밭농사를 짓기 위해 마을의 밭을 찾아보던 중 마을 어르신이 밭 인근에 있는 봉분 3기를 관리해주는 것을 조건으로 영구무상임대를 해주셨습니다.
귀농에 있어 경작지의 임대나 구입이 쉽지 않은데, 아무래도 마을 어르신들과 살갑게 지내다 보니, 저에 대해 좋게 봐주신것 같습니다."
착한 생산, 착한 소비 실천
안 씨는 정착 후 자연농법을 실천하는 사람들 중 뜻이 맞는 6농가와 함께 서천착한농부들 공동체를 만들었다. 자연속에서 착한 생산을 통해 착한 먹을 거리를 만들고, 의식있는 소비자와 연계해 착한 소비를 만들어나가기 위함이다.
"서천착한농부들 공동체는 작목반, 생산자, 소비자로 구성되며, 현재 대도시를 위주로 100명의 소비자회원을 확보해놨습니다. 작목반과 생산자는 자연농법을 통해 안전하고 깨끗한 친환경농산물을 소비자에게 납품할 방침입니다. 올해는 절임배추를 납품할 계획이며, 향후 유정란, 두부, 콩나물, 자연농법으로 생산된 친환경농산물 등 8가지 품목으로 구성된 서천착한농부들 꾸러미를 만들 계획입 니다."
'이보게, 풀좀 관리혀!'
농사를 처음 짓는 사람에게 자연농법이 쉬울리 만 무하다. 그러나 그는 자신과 가족, 그리고 공동체회 원들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자연 농법을 고집하고 있다.
"한번은 마을 이장님께서 '자네, 도데체 무슨 농법으로 농사를 짓는진 모르지만 풀좀 관리하란 말여... 거 그라목손 한방이면 해결될텐데!'라고 걱정어린 눈빛으로 제게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제 취지를 아셨는지 더 이상 아무말씀 없으시더군요."
마을 주민들은 적은 면적에서 최 대한 소득을 올려야 하기 때문에 많은 양의 농약을 사용할 수 밖 에 없다. 따라서 자신에 대해 오해 의 눈길을 보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마을 어르신들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안 씨는 소득이 적더라도 자연농법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귀농 후 빠졌던 머리도 조금씩 나기 시작하고, 건강도 좋아지고, 대화의 시간이 많다 보니 부부의 금슬도 좋아졌다는 안 씨 부부. 그들의 온화한 표정에서 귀농의 값어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첫댓글 좋은글 감사합니다. 저두 조만간 귀농할 계획을 세우고있는 님과 동갑인 사람입니다.
네, 관심감사드립니다 ^^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구요~
박수보냅니다,
저는 반 귀농입니다,펜션업과 뒷 텃밭과 야생화키우기..닭도 키워 보고 싶은 욕심이 ...잘 보고 갑니다,
꿈을 현실로 만들어 가신다니 부럽고 응원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