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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검찰의 표적 강압 수사, 닥치는 대로 '먼지털이'
유서에 "조작 너무 많아" "억울하다" "집안 풍비박산"
'성남FC' 이재명 구속영장에 공범으로 23차례 적시
피의자로 소환돼…'대리 조문' 보도에도 큰 스트레스
극도의 모멸감, 가족 등 주변 피해 불안감 시달린 듯
이재명 "특수부 사냥 대상 되면 죽거나, 조작되거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으로 9일 숨진 채 발견된 전모 씨가 검찰의 무리한 수사로 인해 극심한 고통을 받아온 정황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 이 대표 주변 인물들이 검찰 수사를 받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태는 근본적으로 '이재명 죽이기'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닥치는 대로 '먼지털이'를 하는 정치 검찰의 과잉 표적 수사에서 비롯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 조사, 매스컴에 이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스트레스"
10일 수사당국 등에 따르면 전 씨가 남긴 유서에는 "검찰 수사가 조작됐다" "사건 조작이 너무 많다" "나는 일만 열심히 했을 뿐인데 검찰 수사 대상이 돼 억울하다" "(사건 당시) 행정기획국장이어서 권한도 없었는데 피의자로 입건됐다"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 등 극도의 억울함과 고통을 토로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전 씨는 경기주택도시공사(GH)에서 경영기획본부장이자 사장 직무대행을 맡다가 지난해 12월 말 퇴직했다. 퇴직 전후에 이른바 '성남FC 의혹' 사건의 주요 관계자로 지목돼 검찰 조사를 받았다.
유족은 "(전 씨가) 성남FC 의혹 사건으로 퇴직 전 한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또 "매스컴에 이름이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전 씨는 경기도지사 비서실장 시절 김성태 당시 쌍방울 회장 모친상에 조문을 갔었다는 이유로 '이재명 측근이 대리 조문' 등의 제목 아래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는데 이 때문에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것이다.
사망 현장에서는 전 씨가 쓴 노트 6쪽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전 씨는 유서 첫 장에 이재명 대표를 향한 심경을, 나머지 다섯 장에는 검찰 수사에 대한 억울함과 가족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각각 썼다. 유서에는 이 대표에 대해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시라" "더 이상 희생은 없어야 한다"는 내용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어떤 맥락에서 나온 대목인지는 불분명하다. 유족 측이 유서 공개를 강하게 거부하고 있어 더 이상의 자세한 내용은 파악되지 않았다. 유서 공개를 거부하는 이유 또한 어떤 심리적 부담감 때문인지 알려지지 않았다.
성남FC 뇌물 수수 등 '공모' 혐의…쌍방울 비리, GH 직원 합숙소 의혹까지
전 씨는 '성남FC 불법 후원금(광고비) 의혹' 사건과 관련한 이재명 대표의 공범으로서 구속영장 곳곳에 등장한다. 지난달 28일 검찰이 청구한 이 대표 구속영장에서 전 씨 이름은 모두 23차례나 발견되는데, 검찰은 전 씨를 이 대표의 지시 전달자 역할이나 협상 창구로서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검찰은 성남시 행정기획국장(4급)이었던 전 씨가 2014~2015년 네이버 측과 성남FC 후원금 관련 협상을 벌이면서 ▲구미동 부지 관련 뇌물 50억 원 요구 ▲정자동 부지 관련 뇌물 40억 원 수수 ▲ 제윤경 전 의원이 운영한 '희망살림'을 통한 범죄수익 취득 가장 등 3가지 혐의에서 이 대표 및 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이던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공모'했다고 영장에 적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한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지난해 12월 26일 전 씨를 직접 소환해 영상녹화 조사를 진행했다. 전 씨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과 범죄를 공모한 일도 없고, 일개 국장으로서 그럴 권한도 없었는데 피의자로 입건되자 몹시 억울하고 힘들어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족에게까지 피해가 가면서 집안이 '풍비박산'이 나는 상황을 견디기 어려웠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재명 대표는 줄곧 "성남FC가 기업으로부터 유치한 광고 계약은 성남시 행정과 관계없는 구단 임직원들의 영업활동 성과이고, 저는 구단의 광고 영업에 관여한 바 없다"면서 "행정을 대가로 기업에 광고를 요구한 일도 없고, 광고 대가로 또는 광고와 연관 지어 행정을 한 일도 없으며, 기업들로부터 그런 청탁을 받은 적도 없고, 공무원들에게 그렇게 하도록 지시하거나 승인한 일도 없다"고 강조해왔다.
아울러 "성남시장은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성남시에 기업을 유치하고, 성남시에 있는 기업들의 발전을 위해 정책을 결정하고 추진할 의무가 있다"며 "물론 정책 결정, 추진 과정은 적법하고 투명했다. 문제가 된 기업들의 개발사업 등은 모두 이러한 정책에 따라 이루어진 것일 뿐, 성남FC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밝혀왔다. 그럼에도 검찰이 아무 상관도 없는 성남FC와 성남시 행정을 무리하게 연관 지어 영장 혐의 사실을 만들고 주변인들까지 집요하게 괴롭혔다는 것이다.
전 씨는 성남FC 의혹 외에 수원지검이 수사하고 있는 쌍방울 그룹 비리 의혹에도 등장했다. 2019년 5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모친상을 당하자 경기도지사 비서실장 자격으로 빈소를 찾고 조문을 마친 뒤 쌍방울 관계자에게 "남북 경협 합의서 체결을 축하한다" "대북 관련 사업의 모범 사례가 됐으면 좋겠다" 등의 말을 했다는 것이다. 또 경기남부경찰청이 수사하고 있는 'GH 직원 합숙소' 건과 관련해서도 전 씨가 당시 GH 경영기획본부장이었다는 이유로 관여 의혹을 받아왔다. 이재명 대표 측은 이들 모두 허무맹랑한 수사라고 항변해왔다.
이재명 수사에 검사 65명 등 총 223명 투입…압색 332건 '나올 때까지'
결국 이 대표를 향해 아무거나 하나 걸리라는 식으로 검찰이 전방위적으로 벌여온 투망식 수사에 다른 많은 주변 인물들과 마찬가지로 전 씨도 걸려들어 괴롭힘을 당한 상황이다. 수사 도중 받게 된 유무형의 인권 침해로 인한 극도의 억울함과 모멸감, 별건수사로 돈 문제 등 개인적 치부가 노출되는 데 따른 불안감, 가족‧친척‧지인들에 대한 미안함 등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되는 경우는 지금까지 신분과 지위를 막론하고 부지기수였다. 특히 윤석열 검찰에서 이런 비극이 반복되고 있다.
민주당에 따르면 검찰은 현재 서울중앙지검 3개부, 수원지검 4개부, 성남지청 1개부 등 8개 부서 65명(직제표 기준)의 검사가 이재명 대표 수사에 올인하고 있다. 검사 외에 수사관과 실무관도 158명이 포진해 있어 이 대표 관련 수사 인력만 223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 대표를 겨냥해 1년 반 가까이 무려 332건의 압수수색을 벌이고, 경기도와 성남시 공직자들에 대해서도 무차별 압수수색과 소환조사를 벌이며 말단 직원들까지 기소하는 행태가 언론을 통해 하루가 머다하고 보도되는 실정이다.
이재명 "과도한 압박 수사 때문…억울한 죽음, 정치 도구로 활용 말라"
이재명 대표는 10일 전 씨의 죽음과 관련해 직접 심경을 밝혔다. 그는 "어제 믿을 수 없는 부고를 접했다"며 "제가 만난 공직자 중에 가장 청렴하고 가장 성실하고 가장 헌신적이고 가장 유능했던 한 공직자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평생을 공직에 헌신했고, 이제 퇴직해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고 하던, 참으로 모범적인 공무원이었다"고 비통함을 토로했다.
이 대표는 이날 경기도 수원의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주재한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자랑스러운 공직 생활의 성과들이 검찰의 조작 앞에 부정을 당하고, 지속적인 압박 수사로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저를 둘러싼 모든 사람이, 저와 인연을 맺었던 모든 사람이 수사 대상이 되고 본인뿐만 아니라 그 주변까지 다시 2차, 3차로 먼지 털 듯이 탈탈 털리고 있다"면서 "검찰이 (전 씨를) 수사한 일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는데, 이분은 반복적으로 수사를 받았고 검찰의 압박 수사에 매우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이 아시는 것처럼 (대장동 사건의) 김만배 씨가 '허위사실이라도 조작해서 불어야 하는 모양이다"라면서 자해했다. 검찰 특수부의 사냥 대상이 되면 피할 수가 없는 모양이다. 죽거나, 조작에 의해서 감옥을 가거나"라고 개탄한 뒤 모 검사가 했다는 "윤석열 검찰의 수사방식은 사냥이다. 목표물을 정하고 목표물이 잡힐 때까지는 사냥은 멈추지 않는다"는 말을 인용했다.
이 대표 주변의 어떤 여성은 8차례 수사기관에 불려가서 계속 똑같은 질문을 받으며 없는 사실을 진술하라는 괴롭힘을 당했고, 제주도에 거주하는 이 대표의 오랜 친구는 정치 후원금을 냈다는 이유로 수원지검으로 오라는 연락을 받고 강하게 항의하며 싸운 끝에 "안 와도 된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이 대표는 "검찰 특수부의 수사 대상이 된 사람들이 왜 자꾸 극단적 선택을 하겠는가? 없는 사실을 조작해 자꾸 증거를 만들어서 들이대니 빠져나갈 길은 없고 억울하니까 결국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것 아니냐"면서 "이분도 검찰은 '수사한 일 없다' 이렇게 오리발을 내고 있지만 제 구속영장에 여러 차례 언급되고 있는 분"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특히 전 씨의 죽음을 이 대표 탓으로 몰아가는 여야 인사들을 겨냥해 "아무리 비정한 정치라고 하지만 이 억울한 죽음들을 두고 정치 도구로 활용하지 말라. 이것이 검찰의 과도한 압박 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지 이재명 때문인가? 수사당하는 것이 제 잘못인가? 주변을 먼지 털듯이 털고 주변의 주변의 주변까지 털어대니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견뎌내겠는가?"라고 거듭 반문한 뒤 "그야말로 광기다. 검찰의 이 미친 칼질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격정을 토했다.
아울러 "지금 경기도청에는 이재명을 잡겠다고 2월 22일부터 지금까지 아예 사무실을 점거해서 2주일이 넘도록 상주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며 경기도청이 아니라 경기도의회에서 현장 최고위를 연 이유를 설명하고 "대한민국 헌정사에 2주일이 넘도록 상주하면서 아예 사무실을 내고 압수수색 하는 사례를 본 일이 있느냐? 세계에 내놔도 결코 갱신될 수 없을 최대 신기록일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에 동석한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권력에 기반한 국정 운영의 도가 지나치다. 무도하고 무리한 수사와 노조 탄압 등 여러 가지로 민주국가가 아닌 '검주국가'란 말을 들어도 틀리지 않은 것 같다"면서 "오늘 이 시간에도 경기도청에서 검사와 수사관들이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제가 취임한 민선 8기 이후에 13차례 압수수색을 받고 기간은 총 24일에 이른다. 그동안 압수수색 당한 문건만 해도 6만 5185건"이라고 분노를 표시했다.
대책위 "간악한 사법 살인…조선일보 등 정쟁 도구로 활용"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별도로 '검사 독재정권의 무도한 사법 살인,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대책위는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야당 대표를 범죄자로 만들겠다는 검찰의 간악한 집착이 결국 황망한 죽음을 불러오고 말았다"면서 "고인은 이재명 대표 관련 검찰 수사에 반복적으로 이름이 올랐다. 검찰은 언론의 단독보도 뒤에 숨어 확인되지 않은 사실과 범죄혐의자들의 일방적 진술을 유포하며 고인의 명예를 짓밟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비극의 원인은 무리한 강압 수사와 조작 수사"라고 단언하고 "실제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1년여 동안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 3명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있었다. '윤석열 사단'으로 채워진 (현재의) 검찰에서도 같은 일이 반복된 것"이라며 "인격살인을 수사 기술로, 짜 맞추기와 조작을 아무렇지 않게 일삼는 검찰 앞에 고인이 얼마나 낙담하셨을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고 했다.
대책위는 '벌써 다섯 번째' 같은 표현을 동원하며 고인의 죽음을 이재명 대표를 공격할 정쟁 도구로 활용하는 몇몇 언론에도 강한 유감을 표했다. 위원회는 "특히 조선일보는 고인이 극단적 선택을 한 날 아침, 검찰의 일방적 주장을 토대로 고인이 김성태 모친상 관련 부정한 일에 연루된 것처럼 보도했다"고 거론했다.
그러면서 "대책위는 평생을 헌신한 공직자의 삶을 망가뜨린 검찰의 사법 살인에 끝까지 책임을 묻고 조작 수사의 진실을 낱낱이 밝히겠다"며 "그것이 고인의 명예 회복을 돕는 길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전 씨는 1978년 공직에 입문해 40년 넘게 근무한 '늘공'(직업 공무원)으로 이 대표가 2010년 성남시장에 처음 당선된 뒤 2013년 비서실장으로 발탁됐다. 이후 2014~2017년 푸른도시사업소장, 수정구청장, 행정기획국장, 행정기획조정실장을 차례로 역임했다. 이 대표가 경기지사로 당선된 2018년에는 경기도로 자리를 옮겨 초대 비서실장으로 근무했다.
전씨는 2019년 경기주택도시공사(GH) 경영기획본부장으로 임명돼 이헌욱 전 사장의 사퇴(2021년 11월), 안태준 전 부사장 사퇴(2022년 2월) 이후 정관상 서열 3위 경영기획본부장으로서 사장 직무대행을 맡았으며, 지난해 12월 말 퇴직하면서 공직에서 물러났다. 은퇴 후 새로운 삶을 꾸리기도 전에 성남FC 등 근거도 불분명한 각종 의혹 사건으로 검찰과 언론의 표적이 되다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출처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http://www.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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