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년전에 십자매를 처음 키워봤습니다.
애완조중에서는 십자매 키우기가 젤 쉽겠지요.
먹이도 잘먹고 튼튼해서 다른 애완조에 비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더군요.
저는 지금도 십자매는 참 애착이 가는 새입니다.
다른 새에 비하면 그저 평범하게 생긴 녀석들이지만 교감이 잘 되는 것 같더군요.
처음 키울때는 수족관에서 번식조 한쌍을 입양했었는데 한달도 되지 않아 알을 낳고 품는겁니다.
암수가 번갈아 가면서 털을 잔뜩 부플리고 알을 품는 모습이 너무도 귀엽습니다.
그렇게 보름 정도 있으니 알에서 새끼가 깨어났는데 정말 작더군요.
어떻게 저렇게 작은 주둥이로 먹이를 받아 먹을까 걱정도 했었지요.
내 걱정대로 처음 부화된 새끼들은 어미가 경험이 없어서인지 얼마 살지 못하고 대부분 죽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두번째 부화에서 네 마리 정도가 살았고 그 녀석들을 제가 이유식을 먹여 키웠습니다.
근데 이유식을 먹여 키웠다 할지라도 다 똑 같이 사람을 따르지는 않더군요.
이유식 할때는 먹이를 곧잘 받아 먹던 녀석들도 커서는 주인 손을 피해 도망다니니까요.
사람을 잘 따르는 애들은 주인 손가락에 앉아서 깡충깡충 뛰면서 노래를 곧잘 불러주기도 했지요.
수컷들이 노래를 참 잘 부르더군요.
그렇게 애완조가 된 아이들 중에 암컷 한마리가 있었는데 십자매중에는 저와 교감이 가장 잘 되는 어미였습니다.
새장 안에서 놀다가 문을 열고 제가 손가락을 내밀면 잠시 보다가 얼른 제 손가락 위에 올라탑니다.
애완조가 된 십자매중에서 아주 유일하게 그런 행동을 하는 십자매였습니다.
그 녀석은 알고 있는겁니다.
주인 손가락에 올라 타면 새장 밖으로 내 보낸다는 것을요.
새장 밖에서 싫컷 놀게 해주다가 다시 내가 손가락을 내밀면 또 올라탑니다.
그때는 다시 새장 안으로 돌아갈 때라고 그렇게 알고 있는 듯 합니다.
그 어미가 여섯개의 알을 낳아 모두 부화 시켜서 그 애들 또한 애완조가 되었지만
어미 만큼은 나와 교감이 되지는 않더군요.
어느날 어미와 다 큰 새끼들이 방 바닥에서 모이 먹으며 놀던중 그만 어느 녀석 하나가 주방 옆에
열려진 작은 창문을 통해 밖으로 날아갔습니다.
그러자 어미를 포함한 모든 형제들이 그 녀석을 따라서 모두 창 밖으로 날아가더군요.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어안이 벙벙하였지만 즉시 십자매들이 날아간 뒷 마당으로 나가보니
녀석들이 나무위에 앉아 있다가 지붕으로 또 날아가는겁니다.
얘네들은 어느 누가 한번 날아가면 모두 따라가는 습성이 있더군요.
천만다행인 것은 멀리 날아다니지는 않고 뒷마당 나무 위와 지붕 위를 날아다녔습니다.
나는 그저 안타까운 마음으로 얘네들을 보고 있을 수 밖에는 없었지요.
그때 어미가 내게로 날아오는겁니다.
십자매들은 한번 집을 나가면 두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데 어미가 나를 알아보고 다시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게로 다시 날아와서는 까르륵 까르륵 하고 새끼들을 부르니까 정말 신기하게도 모두들 어미 곁으로
다시 날아왔습니다.
그렇게해서 나는 어미와 새끼들을 모두 데려올수가 있었습니다.
아주 드물지만 십자매 중에도 주인을 알아보고 다시 날아오는 녀석이 있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개인택시를 사는 바람에 살던 집을 팔고 남의 집 살이를 할때라 그때 잘 키웠던 십자매들을
모두 지인들에게 분양을 보내야 했는데 너무 아쉽게도 분양 간지 오래지 않아 대부분 낙조하고 말더군요.
우리집에선 그리도 잘 살던 십자매들이었지만 아마도 주인들이 제대로 관리를 못해 주었나봅니다.
그때 어미만큼은 내가 데리고 있어야 했는데.....
10년도 지난 일이지만 나를 그렇게 잘 따랐던 십자매 어미는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첫댓글 저도 5년전쯤 십자매를 키웠을 때가 생각이 나네요. 친구집에 부모 십자매가 자육해서 자란 우리 환영이.. 애완조가 아니기에 사람을 안따를줄 알았더니 저와의 교감이 통했나 저를 아주 잘 따르고 믿던 이쁜 아이었는 데. 짝맺어준 아이와 알도 낳고 오순도순 살았는 데 데려온 암컷이 아프기시작해 무지개다리건넌뒤 자기도 밥을 끊고 시름시름앓더니 무지개다리건넜죠 ㅠ. 그런 애를 보고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저는 애들 보내고 몇날몇일 우울해있었던 기억이에요 그래서 새로운 애들 키울 자신이 없어서 다시는 애조생활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전 주인에게 버림당한 우리 라임이를 보고 외면할수가 없어서 다시 시작했네용 ㅎㅎ..
번식조가 주인을 잘 따른다면 그 만큼 라임애미님의 사랑하는 마음이 통하셨겠지요 새들도 자기 짝을
잃으면 우울증을 앓는 것 같더군요 짝을 좀 빨리 데려 왔으면 어쩜 괜찮아 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라임이는 주인을 너무 잘 만났습니다.
나도 십 수 년 전에 십자매를 키우면서 부터 애조 생활을 시작 했습니다. 그런데 내가 키우던 십자매는 사납더군요.매의 습성을 닮은 것 같아서 십자매라고 이름 지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했습니다. 그 후로 금화조를 키웠는데 금화조는 아주 작은 꿩을 닮았더군요. 그리고 백문조를 키웠는데 백문조는 부화도 잘하고 백의의 천사처럼 아주 예쁜 모습에 반했습니다. 지금은 모란과 생활하는데 애완조로 분양 받았지만 손을 피해서 실망이 큽니다. 이제 코뉴어에 관심이 많아서 마음에 드는 코뉴어가 있으면 분양받을까 매일 들여다 봅니다.ㅎ
십자매 번식조 중에는 성질이 아주 사나운 녀석도 있더라구요 저는 번식조 수컷에게 코도 물려 보았습니다.ㅎㅎ
엄청 세게 물던데요?저도 모란이를 함 키워볼까 했는데 녀석들 목소리가 얼마나 크고 쩌렁쩌렁한지
아파트에서 키우다간 민원 엄청 들어올 것 같아 포기했습니다 왕관이는 그래도 키울만 하더군요.
그런사연이 있으셨군요.
오늘은 또 십자매에 대해 알게됐네요..^^
또 기회가 되면 십자매 훈련 시켜서 다시 날아오게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