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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을 확대하려면 수익(매출)을 늘리거나 비용을 줄여야 한다. 이 중 경기침체 국면에선 많은 기업이 비용을 줄이는 쪽을 택한다. 시장 수요가 줄어 수익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때 '돈을 관리함으로써 돈을 버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THE CFO가 기업의 비용 규모와 변화, 특이점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6일 15:0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2년 시작한 한국조선해양의 '통상임금 소송'이 종결됐다. 지난 12일 부산고법 민사1부는 한국조선해양 자회사인 현대중공업 소속 근로자 등이 사측을 상대로 통상임금 재산정에 따른 추가 법정수당 등을 청구한 사건에 대해 노사 양측이 강제조정 결정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부산고법의 강제조정은 지난달 28일 이뤄졌다. 이는 2021년 12월 대법원이 명절 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며, 명절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포함하지 않아도 된다는 2심 판결을 파기하고 해당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낸 뒤 결과다.
이번 노사 양측이 수용한 강제조정 안에는 회사가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는 명절 상여금을 비롯해 상여금 전부를 통상임금에 포함, 법정수당과 퇴직금을 재산정한 뒤 그 부족분을 추가로 지급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통상임금은 시간외 근로수당과 휴일 근로수당, 생리수당 등 법정수당을 계산할 때 사용하는 기준이다. 또한 퇴직금을 계산할 때도 사용한다. 따라서 상여금 포함으로 통상임금이 늘어나면 법정수당과 퇴직금 등도 덩달아 증가한다. 업계에서 이번 소송 결과로 한국조선해양의 인건비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다.
한국조선해양의 지난해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약 6872억원을 통상임금 소송 관련 충당부채로 인식해놓았다. 이는 미지급 법정수당과 퇴직금이 최대 7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업계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통상임금에 상여금을 포함해야 하기 때문에 현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는 법정수당과 퇴직금도 전보다 커진다는 점이다. 이번 소송의 결과가 단기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도 비용 관리에 부담을 준다는 뜻이다.
연결기준. (출처=한국조선해양 사업보고서)
연결기준. (출처=한국조선해양 사업보고서)
일단 회사 측은 지난달 법원의 강제조정 결정이 있기 전인 2021년 말 대법원 판결로 이미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법정수당과 퇴직금을 지급해왔다며 갑작스러운 인건비 증가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달리 해석하면 통상임금 증가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이미 시작됐다는 뜻이다. 실제 지난해 3월 발표한 한국조선해양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회사가 1년간 임직원에게 지급한 인건비는 2조579억원으로 전년 대비 27%(4384억원) 늘어났다. 회계상 인건비에는 급여와 상여금, 퇴직급여 등이 포함돼 있다.
한국조선해양의 연간 인건비가 2조원을 넘어선 건 2016년 이후 처음이다. 또한 2015년 이후 5년 연속 감소하던 인건비가 처음으로 반등했다. 총수익(매출액)에서 차지하는 인건비 비중도 2021년 13.3%를 기록하며 최근 10년래 최고치인 2018년 13.6%와 맞먹는 수준으로 올라갔다. 통상임금 소송에 따른 인건비 증가는 이미 시작된 셈이다.
현재 조선업계 전체가 인력난을 겪고 있어 예년보다 더 많은 돈을 줘야 숙련 근로자들을 데려올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소송의 여파는 단발성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3분기까지 한국조선해양은 전년동기 대비 8%(986억원) 늘어난 1조2715억원을 인건비로 지출했다.
이처럼 인건비 부담이 확대되는 데 대해 회사 측은 중장기적으로 자동화 설비와 안전 설비 구축 등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울산에 있는 종합연구소와 경기도 성남에 있는 기계전기연구소 등에서 공장 자동화 및 설비 자동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연결기준. (출처=한국조선해양 사업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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