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지금은 전설이 된 ‘뉴한사랑 산악회’에 동참하여 ‘가섭산’을 품앗이 산행한 바 있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찾은 산이 가섭산 서쪽에 걸쳐있는 ‘건지봉·등구맥이산·도락골산’이다.
‘건지봉(乾芝峯)’은 용산3리 서쪽에 있는 봉으로서 ‘건조한 땅에 초지가 있는 산봉우리’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건지봉 동부의 ‘건지봉천’은 2km 길이의 소하천으로서 ‘숯고개’와 ‘사정이고개’ 등에서 발원한 소하천들과 합류하여 음성천으로 흘러들고 있다.<디지털음성문화대전>
건지봉은 지형도에서 보이는 이름이지만 나머지 두 봉우리는 네이버지도에서 보이는 이름이다.
‘등구맥이산(502.9m)’은 ‘부용지맥’에서 ‘가섭지맥’으로 갈라지는 분기점 옆에 있는 봉우리다.
‘부용지맥’이란 ‘호서정맥’ 보현산에서 북으로 분기하여 부용산(645.2m)~수레의산(678.8m)~평풍산(395.5m)으로 이어지다 남한강에서 끝이나는 40km가 넘는 산줄기.
나는 ‘등구맥이’를 ‘등구막(登龜幕)’에서 발음이 변이 되었다고 보았다.
용산저수지 거북이가 이곳으로 기어올라 붙여진 이름인 듯하나 지금은 우리같은 산쟁이들만 찾는다.
그래서 감히 ‘登龜幕山(등구막산)’이란 표지기를 걸었다.
‘도락골산’은 부용지맥 ‘사정고개’ 남쪽 370.3m봉에서 동쪽 능선에 있는 봉우리다.
이 능선은 도락골산과 건지봉을 지나면 ‘음성천(陰城川)’에 가라 앉는데, 임도가 나면서 능선은 잡목 투성이다.
산이름을 낳게한 ‘도락골’은 도락골산 아래에 있는 골짜기를 말하는 듯하나 확인하진 못했다.
나는 여기서도 ‘道樂谷山(도락골산 300.1m)’표지기를 걸었다.
‘道樂(도락)’은 깨달음을 얻는 데는 나름대로 길이 있어야 하고, 거기에는 즐거움이 뒤따라야 한다’라는 뜻.
함께한 산친구는 ‘권 형님’.
“형님은 요즘 같은 산을 두 번 다니십니까?‘
지난 가섭산 산행을 함께한 기억이 있어 삐딱하게 여쭈었더니 열공을 한 듯 가섭산의 인문을 줄줄이 외우며 “꼭 가봐야 해”라고 한다.
그래서 가섭산 산행의 사진을 보여줬더니 그제사 기억이 되살아난 듯 “너만 따라 갈 게”하며 가섭산을 포기하고 동반하게 되었다.
기억을 하지 못하는 사람은 권형님 말고도 두 명이나 더 있었다.ㅋㅋ
산행코스: 봉학골갈림길 삼거리-복숭아과수원-건지봉(U턴)-임도-도락골산-임도-사정고개-<부용지맥>-가섭지맥갈림점-삼성목장갈림길-496.6m(U턴)-등구맥이산-산불초소-국궁장-용산저수지둘레길-함박골주차장
오늘 산행한 <건지봉·등구막산·도락골산>은 푸른색 실선이고, 빨간색 트랙은 ☞ 가섭산(709.6m,음성),선지봉,봉학산(수리봉)
자세히.
약 7.5km(약 4시간). 우리는 용산저수지 데크를 따라 조금 더 걸었기 때문.
고도표.
미리 준비한 표지기.
우리 버스가 가섭산 산행을 위하여 '봉학골 산림욕장'으로 들어가는 삼거리에서 하차하였다.
하차한 삼거리에서 건너다 보이는 건지봉(송전탑).
아스팔트를 걸어가며 다시금 올려다보는 건지봉.
5분여 2차선 아스팔트를 걷다 '청전농원' 저온저장 창고가 있는 곳에서 좌측 포장농로를 따른다.
청전농원.
농로를 따르며 고개를 들어보니 좌우로 이어지는 나즈막한 능선이 오늘 우리가 이어갈 능선이다.
좌측 송전탑이 선 건지봉.
농로 삼거리에서 좌측 농장건물 앞을 지나자 뒤로 고개를 내민 봉우리는 네이버지도에 보이는 '섯제비산(426.9m)'인 듯.
고개엔 과수원이 자리잡고 있어 좌측 화살표 방향으로 꺾어...
고개마루로 올라선다.
고개에선 좌측 잡목숲.
오래전 길흔적을 더듬으며 잡목을 헤치는 산길에서...
건지봉은 좀 더 높은 곳에 있어...
좌측 열린 곳을 더듬어 보았다. 맞은편 능선 좌측 봉우리가 '등구맥이산'인 듯하고, 그 능선을 타고 우측 용산저수지로 내려갈 것이다.
멀리 솟아있는 봉우리는 선지봉인 듯.
잡목 무성한 봉우리에 올라 준비해간 표지기를 걸었다.
외로이 홀로 산정을 지키고 있는 표지기는 'SBS 세상에 이런일이'에 출연한 '서울 광진 문정남'선생의 2만 봉 등정기념이다.
중앙에 뾰족 솟아있는 봉우리는 봉학산(?). 우측에 우리가 하차한 삼거리가 보인다.
용산저수지와 선지봉, 봉학산.
내려서면서 좌측으로 보이는 '섯제비산'.
찾는 이 없는 산길이어서 희미한 옛길은 잡목으로 덮여있다.
아까 올랐던 고개로 되내려온 뒤...
과수원으로 난 나아갈 길을 바라본다.
과수원 좌측을 통해 산자락으로 붙자...
뒤따라오는 형님이 나를 불러 세운다. 다리를 끄떡 들어 "나 좀 도와줘~"
산짐승을 잡기 위한 덫에 사람이 걸려든 것이다.
과수원을 벗어나자 능선길.
높이가 달라선지 식생은 사뭇 다르다.
얼마안가 다시 임도에 내려서...
임도 절개지를 타고 다시 능선에 올라선다.
그러다가 다시 임도.
도락골산을 가기 위해선 다시 능선에 올라서야 한다.
그렇게해서 흔적을 남긴 도락골산.
또다시 임도에 내려서...
내려서는 형님을 뒤돌아 보았다.
"이제 임도를 따라 갑시다"
임도는 등고선을 따라 구불구불 휘어지고 있고, 우리는 포장임도에서 자리를 잡고 간단요기를 하였다.
비포장 구불구불 돌아가는...
경쾌한 걸음.
생태교가 가로놓인 '사정고개'에 도착하여...
차량은 생태터널이지만 우리는 생태교를 건넌다.
생태고 위에서 내려다보는 모습.
이제 우리는 '부용지맥'을 이어가게 되는 것.
능선 우측에 사유지인 듯 철망 울타리가 쳐져 있다.
좌·우 철망을 따라 고도를 높혀가는 길이 오늘 산행에 있어서 제일 힘든 코스.
사정고개가 고도 300m이니 오롯이 200여m를 치고 올라야 하기 때문.
그렇게 능선에 올라선 지점이 '가섭지맥분기점'.
좌측 496.6m봉을 가다 안부에서 삼성목장 갈림길을 만난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정상'은 '부용산'을 말하는 것.
496.6m봉.
이 봉우리엔 여러 산꾼들의 표지기가 걸려있다. 지맥길(부용지맥)이기 때문.
가섭지맥이 분기되고...
곧이어 '등구맥이산'에 오르게 된다.
'등구막산'이라 쓴 표지기를 걸었다. 예전엔 거북이가 기어 올랐지만 지금은 나같은 거북이 산쟁이가 꺼북꺼북 오른다.
초소를 지나고...
숯고개 갈림길 이정표를 지나 궁도장 방향.
산길은 뚜렷했으나...
궁도장으로 이어지지 않고 옆으로 비스듬히 돌아가게 하고 있다.
그렇게 휘어져 내려섰더니...
남의 집 뒷편.
돌아보니 산길이 날 곳은 아닌데.쯥
도로에 내려선 뒤...
돌아보니 바로 아래에 '卍지장암'이 보인다.
좌측으로 용산저수지를 내려다보다...
데크를 따라 저수지로 내려선 뒤...
용산저수지 둘레길을 따른다.
데크가 끝나면 야자매트 깔린 길.
산행 막바지의 행복한 발걸음이다.
맞은편엔 가섭산이 보여...
고개를 들어...
살짝 당겨보았더니 시설물이 보이고, 그 8부 능선에는 '가섭사'.
'ㅏ'자 데크갈림길에서 '무장애나눔길' 이정표가 가리키는 직진방향이 '봉학골주차장'으로 가는 길.
여러 안내판을 대강 훑어 보았다.
용산저수지둘레길 안내판.
음성 쑥부쟁이 둘레길 안내판.
꽃말이 그리움·기다림이라는 쑥부쟁이의 전설이 빼곡하다.
용산저수지 둘레길을 조금 더 걷다...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버스는 보이지 않고, 산행을 마친 일행들이 모두 모여 있다.
봉학골 삼색길.
계곡으로 내려가 대강 씻은 뒤 셔츠를 갈아 입었다.
그리고 차량이동.
이번이 세 번째인 '다담뜰 한식뷔페(김천점 432-7076)'로 왔다.
산행후식은 뷔페식이 좋다.
- 서둘지 않게 -
오늘은 천천히 풀꽃들을 살펴보면서
애기똥풀 깨물어 쓴맛이나 보면서
더러는 물가에 떨어진 다래도 주워 씹으면서
좋은 친구 데불고 산에 오른다
저 바위봉우리 올라도 그만 안 올라도 그만
가는 데까지 그냥 가다가
아무 데서나 퍼져 앉아 버려도 그만
바위에 드러누워 흰구름 따라 나도 흐르다가
그냥 내려와도 그만
친구여 자네 잘하는 풀피리소리 들려주게
골짜기 벌레들 기어 나와 춤이나 한바탕
이파리들 잠 깨워 눈 비비는 흔들거림
눈을 감고 물소리 피리소리 따라 나도 흐르다가
흐르다가 풀죽어 고개 숙이는 목숨
천천히 편안하게 산에 오른다
여기쯤에서
한번 드넓게 둘러보고 싶다
<이 성 부>
첫댓글 수고했습니다.
행복한 토요일밤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