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위성 총 8기 우주로 출격
16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체조립동에 누워 있는 누리호 1,2단과 3단 결합작업이 실시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24일 예정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3차 발사는 우주발사체로서의 진정한 역량을 검증할 수 있는 실질적인 시험 무대다. 위성 등 탑재체를 목표 궤도에 실어나르는 발사체 본연의 역할을 최초로 수행하는 '첫 실전 발사'이기 때문이다. 위성 모사체만 쏘아올린 1차 발사, 성능검증위성과 성능검증위성에 실린 큐브위성, 위성모사체가 모두 실린 2차 발사와 달리 명확한 임무가 부여된 실용위성들이 이번 3차 발사에서 각자 임무를 수행할 우주로 떠난다.
3차 발사에서 누리호에 탑재되는 위성은 총 5종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한 군집위성 '도요샛(SNIPE)' 4기를 포함해 총 8기의 위성이 우주로 향한다. 임무 수명은 6개월부터 2년까지 다양하다. 이들 8기 위성이 목표 궤도에 안착해 각 임무를 온전하게 수행해야 3차 발사 성공을 논할 수 있는 셈이다.
● 주탑재체는 KAIST의 '차세대소형위성 2호'…지구관측·우주발사 임무
누리호에 실리는 주요 탑재위성은 KAIST가 개발한 '차세대소형위성 2호(NEXTSAT-R)'다. 179.9kg 무게의 장비로 발사될 때는 가로폭이 974mm였다가 임무상태가 되면 안테나를 펼치며 가로폭이 5203mm로 길어진다. 우주에서 지구를 관측하는 합성개구레이더SAR)의 성능을 확인하는 것이 주된 임무다.
SAR는 그동은 해외 기술력에 의존했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국내 연구진이 개발에 성공했다. 해상도 5m 및 관측폭 50km의 X선 주파수 대역으로 지구를 관측할 수 있다. 광학카메라와 달리 빛과 구름의 영향을 받지 않아 주야간 및 악천후에도 기상관측이 가능하다는 것이 강점이다. 우주에서 지구를 관측한 자료는 해양 환경오염, 산림 생태변화, 북극 해빙변화 탐지 등에 활용된다.
차세대소형위성2호 개발을 주도한 장태선 KAIST 교수는 "이번에 누리호에서 관측 임무를 수행하는 SAR은 해상도가 세계 최고 수준은 아니지만 국내 개발진이 개발과정의 핵심을 도맡았다는 사실이 중요하다"며 "목표했던 관측영상을 무사히 획득하면 국산 영상레이더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지구 가까운 궤도에서 우주방사선 관측에도 나선다. 우주공간의 중성자와 하전입자에 대한 정밀 선량 지도를 작성해 우주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한 자료를 수집할 계획이다. 차세대소형위성2호에 탑재되는 우주방사선관측기 'LEO-DOS' 운영 책임자인 남욱연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가까운 미래 달 유인탐사가 이뤄지기 위해선 우주 환경에서의 방사선이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주방사선 측정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이 밖에 각각 우주 환경에서 작동하는 위성 내 부품 열제어장치, 전력증폭기, GPS수신기, 태양전지 배열기 등 위성핵심기술 4종의 성능을 검증한다.
● 국내 민간기업이 개발 주도한 큐브위성 활약 주목
이번 3차 발사에서는 7기의 큐브위성도 실린다. 큐브위성은 가로 세로 높이가 10cm에 불과한 큐브위성 1유닛으로 보고 여러 개를 붙이는 소형 위성이다. 1유닛의 무게가 6~10kg 정도다.
한국천문연구원은 4기의 큐브위성을 동시에 발사한다. '도요샛'이란 이름의 이 위성은 '편대비행'을 실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4기의 위성이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우주환경을 입체적으로 분석, 플라즈마의 분포를 측정하게 된다. 플라즈마는 우주환경에서 발생하는 전파장애의 원인 중 하나로 태양풍에 영향을 미친다.
도요샛 외에 민간기업 3군데가 개발한 큐브위성도 누리호에 실린다. 민간기업 루미르가 개발한 큐브 위성은 우주 방사능 분포를 탐지하는 방사능 검출기가 탑재됐다. 방사능 분포를 확인하고 이로 인한 컴퓨터 시스템을 검증하는 것이 주된 임무다. 또다른 민간기업 져스텍은 큐브위성이 우주공간에서 올바른 자세를 제어하는 모터기술 실증에 나선다. 큐브위성에 사용되는 별추적기, 반작용휠, 자기토커, 전력계 등 주요 부품을 검증한다. 카이로스페이스는 지구의 기상현상을 관측하는 위성을 누리호에 싣는다. 한반도 지표면에서 편광데이터를 수집하고 위성이 고장나거나 임무를 종료했을 때 우주궤도 이탈 기능이 제대로 동작하는지 확인하는 능력을 검증할 계획이다. 오대수 루미르 이사는 "우주 방사능의 영향을 받은 위성들은 순간적으로 오작동하는 경우가 많다"며 "큐브 위성을 통해 우주 방사능에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을 검증하면 다른 국내 큐브 위성에도 널리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