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시 경계산행 (12)
일시 : 2,010. 11. 28. 맑음
인원 : 60 여명
위치 : 경산시 서부동
안내 : 경산시 경계산행협의회
제 12구간 : 모래아 노인병원-성암산-병풍산-비내고개-경흥사
소요시간 : 7시간 30분 (출발 08:30-경흥사 도착 16:00)
제 5 회 경산시 경계 일주산행을 마감하며....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는 법. 벌써 종주산행 시작한지 어제 같은데 1년이 다 되었으니 시원섭섭하구나. 그래도 최선을 다해 완주하는 오늘이라 그 동안 고생한 이들과 산행협의회 임원 진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찬바람 마시며 시청에 오니 반기는 분들이 한 두 명이 아니나 왠지 분위기가 좀 어색하다. 하기야 지난주 부대장을 멀리 보냈으니 다들 마음 편하랴...그나마 버스 안은 후끈하니 종주산행의 풍성한 성과가 아닐까 싶다. 일행은 버스를 타고 회장님이 유년시절 때, 모래아 병원 일대에서 소먹이며 놀던 시절을 상기하며 병원 건너 공터에 모여 먼저 가신님의 묵념을 시작으로 산을 오른다. 오늘 종주구간은 집에서 가까워 낯설지 않고 홍보를 한 탓일까 산 꾼들이 많아 훈기가 돈다. 몇 굽이 능선을 도니 경산시내와 월드컵 경기장이 보여 가슴이 탁 트인다. 내가 옥산 동에 거주할 땐 경기장까지 수시로 마라톤을 연습하든 길이나 막상 산에 오르니 지난 감회가 새롭다. 오늘은 시작부터 산세가 많이 닮아 착각에 빠지곤 하네. 산등성에 설치한 두 곳의 체육시설은 너무 닮아 쌍둥이 같다. 서서히 경사지를 오르니 숨이 가프다. 쌓인 스트레스가 날아가니 내 마음은 마치 새털구름 같다. 오늘따라 쌓인 낙엽은 고함을 지르며 발목을 붙잡는다. 이제 길모퉁이를 돌아서니 갈대숲이 서걱서걱 바람에 몸을 비빈다. 어느새 성암 산 정상이다. 여기서는 눈을 감아도 갈 수 있는 단골 길이다. 난 먼저 산불 감시초소에 들러 과거 함께 근무한 동료 어른께 인사하고 종산 제를 올린 후 걸음을 옮기니 따스한 햇살이 눈에 부신다. 일행은 넉넉한 마음으로 산등성을 몇 굽이 탔을까. 14:50 청 하늘빛 아래 펼쳐진 풍광은 용지 봉, 가창 댐, 팔공산이니 금상첨화로다. 중식은 양지바른 묘지 앞에 앉아 즐기니 피로가 가신다. 식 후엔 행사관계로 종종걸음 하니 낙엽은 비명을 지르네. 당신 지금 가면 언제 오나요. 말하듯이 그 소리 내 가슴에 물살처럼 번져오누나. 이제 병풍산을 지나 너덜 길로 접어드니 신경 쓰인다. 하산 길 마지막 5분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소복이 쌓인 낙엽 길 스틱을 더듬으며 내려온다. 그러나 고생도 지나고 나면 잠시 아닌가. 이제 경흥 사 길을 내려와 먼지 털고 석전온천으로 향하니 2부 행사가 기다린다. 호텔식당에는 ‘시민과 함께하는 제 5회 경산 시 경계일주 산행 12구간 완주자의 날’ 현수막이 걸려있고 벽에는 13명 완주사진을 걸어두니 그럴싸한 분위기다. 하지만 나로선 과분한 대접 미안할 뿐이다. 혹여 내 머잖아 100대 명산을 완주하는 날 이런 분위기 그립겠지. 막상 그 날이 오면 내 누구랑 즐거움을 같이 할까. 그냥 지나치면 너무 의미가 없을 테고.... 아니면 아무도 모르도록 홀로 밤을 보낼까....개회식에 앞서 가신님을 향한 묵념을 올리니 어느새 내 눈에도 눈물이 앞을 가려 보이지 않네. 그래서 한 인간을 안다는 것은 즐거움인 동시에 헤어질 땐 고통이 따르는 게 인지상정인가 보다. 난 잠시 눈을 감고 중얼거린다.
가만히 있으면 때로 산들바람 불어오는 그 모습
마음은 항상 시경계산행인 그들을 향해 달리니
솥뚜껑처럼 뜨겁게 살다간 님이여! 오늘밤도 가슴에 불을 지피나
비록 하잘 것 없는 완주 자를 위해 선물까지 안기니 송구스럽네. 이제 하모니카 연주가 울리고 아저씨 섹스 폰에 이어 다함께 “우리만남은 우연이 아니야‘를 손잡고 부르니 어느새 아쉬운 이별의 시간...
우린 다들 내년을 기약하며 건강을 빈다.
새해에도 복 많이 받으소서...
그 동안 우리 임원 진 여러분 너무 수고했어요.... 대단히 감사합니다..
****일주 산행을 마치며***
1 구간
남천을 시작으로 떡갈나무 숲을 지나니 햇살 온 누리에 빛나는 길
선의 산 시산제는 다들 무사 강복을 빌며
내 푸르른 꿈도 온 산하에 널리 피어나는 길
2 구간
금박 산에 피어오른 안무는 또 다른 유화 한 폭
산들 길을 지나 즐긴 축구공은 동심의 세계
곁들여 마신 하산 주, 갱죽 맛은 죽어도 아니 잊을 내 평생 진수성찬
3 구간
3월의 싱싱한 코스
육 동 미나리에 삼겹살 막걸리는 그리운 필수 코스
창가에 흐르는 연분홍빛 꽃 대궐 아래는 또 다른 님이 웃고 있네
4 구간
구룡산 가는 길은 민들레, 진달래 풀잎들이 노래하고
나비 떼, 산새들이 도래미송으로 환영하는
이 길은 과연 천국의 길이 아닐까.
5 구간
빗길 속에서 맞은 야생화, 계피향기 코를 찌르고
어깨엔 방금 딴 곰치나물 한 자루 가득하니
길가 핀 찔레꽃은 소녀처럼 수줍어하네.
6 구간
갓 바위 지나 은해사 가는 길은
마사 토, 황토 길이나
싱그러운 숲길은 향기 뿜으며 다음 산행 부르는 길
7 구간
하얀 구름 띠 놀아나는 환성 산 낙타 봉을 오르니 또 다른 세상이라
길 숲에 핀 산딸기 피로한 우리 눈을 맑게 하고
가지 끝, 매미소리 한 여름 더위를 식히는 청량제
8 구간
그 날, 비를 맞으며 우산 속에 거닌
버들 여인은 지금 무얼 할까
그 날의 달맞이꽃, 제비꽃, 눈 아래 아련하네
9 구간
풍락지에서 조망한 오곡백과 내 마음 풍성하고
낙원 같은 느티나무 아래서 마신 돈 껍질에 운문산 막걸리
아! 지금도 군침이 돈다.
10 구간
10월의 명마 산, 화려한 비단옷을 걸쳐 입고 나온 신사
나도 장군처럼 폼을 잡으니
천하가 눈 아래 펼쳐진 명당이네
11 구간
발 백산의 허허웃음 낙엽처럼 날리고
삼단머리 치렁치렁 꽃바람 추억이
지금도 팔각정 아래 숨어있는 그림자
12 구간
비온 뒤 굳은 땅, 추억의 사진들이 벽에 걸려 웃으니
신난 하모니카, 섹스폰 울음에 겨울밤을 적신 한마음 축제
부디 영원토록 경산시 경계산행 무궁한 발전을.... (end....)
지금까지 경산시경계산행을
끝까지 함께 하신 분께 감사드리며
새해 부디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현}
첫댓글 모래아 노인병원-성암산-병풍산-비내고개-경흥사 까지
산행을 동행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