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이 머무는 곳,
그 푸른 호수와 하늘빛'
하늘열차로의 티베트 여정(2007, 3, 17 ~ 3, 25)
내 영혼 ‘추나후’에 머물 수 있을까?
설렌다.
마구 설렌다.
이 나이에도~~~.
과연 이 설렘의 종착점은 언제어딜까?
이어지는 설렘이 끝나는 그날, 바로 그때 육신 벗어난 내 영혼, 푸른 물빛과 그 짙푸른 하늘색만이 감싼 ‘지구의 지붕’ 티베트의 하늘호수라는 ‘추나후’에 머물 수 있을까?
(라싸로 가려고 새벽 사천성 성도공항에 도착한 일행. 과일가게 앞에서 잠시 모였다.)
상상의 나래 끝없이 이어진다.
상상(想像)은 실상(實像)을 싫어한다.
티베트에 관한 많은 지식 품어 안고 떠나려했으나 상상이란 허상(虛想)이 이를 완강히 거부해버린다.
‘상상’이란 놈이 거부하니깐 부득이 현장에서 부딪치며 느끼며 생각하며 볼 수밖에 없다.
설령 그 느낌과 볼거리, 그리고 사유(思惟)가 상상을 빗나가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티베트는 나의 상상을 뛰어넘는 신비의 천지로 다가왔다.
이 경이로운 ‘신비의 천지’는 나를 흔감케 했고, 나를 아리게 했고, 끝내 나를 울렸다.
그곳의 신산한 삶이, 교박한 산천이, 외경한 자연이 날 그렇게 만들어버린 것이다.
(삼성전자 제품 TV가 공항 대기실 설치돼 있다.)
(LG전자 제품 TV도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 상품은 지난해(2006년) 가을 대구 어느 일간지가 문화사업의 하나로 내놓았다.
여러 번에 걸쳐 이뤄질 것 같은 이 패키지 상품은 단 1회로 끝났다.
이를 받아 대구 어느 산악단체가 모객에 나섰다.
난 고산증세 때문에 전문산악단체가 주관하는 패키지여행에 따라 나서려했으나 이 또한 모객이 안 돼 무산되는 바람에 포기해 버렸다.
해를 넘겼다.
올 구정(2007년 2월 18일) 전 살던 아파트가 팔렸다.
구정 쇠고 바로 집을 비워줘야 했다.
이사할 집은 4월 하순이라야 입주가 가능하다.
온전히 두 달 공백이 생겼다.
집사람은 서울로 가자고 조른다.
반포동에 있는 큰 딸네 집이 비어있는 거와 같다.
딸은 외손자 둘 데리고 필리핀 수빅 ‘브랜트’란 외국계학교로 공부시키러 갔고, 사위는 한 달 중 25일을 외국출장으로 지샌다.
안산엔 아들이 산다.
당진제철소 건설현장으로 가면서 이사한지 얼마 안 된다.
송파로 이사한 둘째딸아이도 너른 아파트이니깐 아버지 어머니가 함께와 외손자 동무가 되어주길 원한다.
거처 마련되자 역마살 꿈틀 돼
그럼에도 난 서울이 내키지 않는다.
그곳은 나에게 아픈 추억이 도사린 곳이다.
집사람은 내가 ‘싫다’ ‘좋다’ 얘기를 안으니깐 부득이 대구에 내 임시거처를 알아볼 수밖엔.
작은 아파트든 원룸이든 두 달이라는 한시적인 임대를 얻을 곳은 아무데도 없단다.
여행도반 홍기익 사장(홍기산업<주> 대표이사)이 내 형편을 알고 “5월 사무실을 이전해야 하는데 투 룸을 얻어 두 달 기거하다가 그 후 내가 그곳에 들어가면 되지 않느냐?”고 제의했다.
임시거처는 이렇게 마련됐다.
(성도공항을 이륙한 비행기 안에서 잡은 '대설산맥'의 연봉들. 그야말로 설산이다. 세 컷 모두 다른 시각에 잡은 것이다.)
2월 26일 임시거처에다 숙식에 필요한 간단한 짐을 옮겼다.
그러자 바로 역마살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여행사 상품을 뒤져보니 혜초여행사가 유일하게 ‘티베트 청장열차 9일’이라는 상품을 내놓고 모객 중이었다.
우선 홍 사장에게 함께 떠날 것을 제의했다.
“고산 증세 때문에 성큼 내키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가려면 한 살이라도 덜 할 때 가자.”고 권했다.
“친구 따라 강남도 간다는데, 모험 한 번 해보자.”고 승낙했다.
‘立春맞이 겨울바다 나들이’를 함께했던 정원덕 사장에게 연락했다.
첫 마디에 ‘OK’ 사인이 왔다.
정 사장에게 “친구 한 사람 더 추천할 수 없겠느냐?”고 했더니만 “접촉해 보겠다.”고 했다.
이튿날 정 사장은 친구 한 분을 예약자 명단에 올렸다.
대구에서 아주 이상적인 팀 네 명이 만들어졌다.
3월 12일 정 사장이 추천한 그 분의 사업장에 화재가 났다.
부득이 대구에선 홍 · 정 사장과 나 세 사람만 떠날 수밖엔.
고산증세 두려움 떨치지 못해
여행사측은 고산증세에 먹는 약(이뇨제로 약명은 ‘다이아막스’)을 보내왔다.
난 혈압 약을 10년 넘게 먹는다.
늘 다니는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다이아막스’는 너무 강력한 이뇨제입니다. 다른 약을 처방해 주겠습니다.”고 해 이 약과 두통 · 설사에 관한 약까지 마련했다.
그제야 고산증세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은 해소됐다.
난 남미여행에서 페루 쿠스코와 중국 구채구 공항과 황룡고개(3800m) 등 3000m 넘는 고산지대를 여행한 경험이 있다.
그들 지역에서 고산증세를 느껴봤고, 그 두려움은 쉽사리 씻어지지 않고 뇌리에 남아 괴롭혔다.
티베트는 이들 지역보다 훨씬 높은 고산지대가 아닌가?
고산증세 때문에 혹 여행을 못하는 건 아닌가?
건강에 치명타를 입는 건 아닌가? 하는 염려로 긴장을 감출수가 없었다.
(세 컷의 사진 또한 잡은 시간대가 다 틀린다. 설산 연봉들도 다 각각의 모습들이다.)
지방에 사는 건 불편한 게 많다.
특히 외국여행을 떠날 땐 서울지역보담 꼭 3 ~ 5시간을 더 허비해야 한다.
대구 → 인천공항 항공편은 하루 한 편뿐이다.
무거운 짐을 가지고 KTX를 타고 서울역에 내려 다시 버스 갈아타고 인천공항까지 이동한다는 것도 힘든 일이다. 부득이 대구 ↔ 인천공항 셔틀버스를 타는 경우가 많다.
짐 그대로 둬도 되는 이점이 있으나 다섯 시간이나 걸려 여행 전에 이미 진을 빼버리기 일쑤다.
이번 여행도 부득이 대구 → 인천공항 셔틀버스를 타기로 했다.
3월 17일, 여행출발일이다.
이날은 이사 갈 아파트 시공회사가 ‘내 집 보기행사’를 벌였다.
전날 서울서 내려온 집사람을 재촉해 새 아파트 둘러보고 동대구고속버스 터미널로 갔다.
12시 버스다.
이미 홍 · 정 두 사장은 간단한 요기를 끝내고 나 오길 기다렸다.
바깥은 별유천지, 은파 · 은파~
셔틀버스는 토요일인데도 막힘없이 잘 달렸다.
전날 잠을 설쳐 피곤했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설렘 때문일 것이다.
공항엔 오후 5시에 닿았다.
인솔자 이은학 씨를 만나 여행이 시작됐다.
이름으론 남자임이 분명하나 아름다운 처녀다.
그녀는 오지여행 하는 여행객이라서인지 당부사항도 생략했다.
도킹하는 데로 팀마다 각각 짐 부치고 출국수속을 취하라고 했다.
오후 7시 35분발 중국 성도 행 아시아나항공기를 탔다.
세 시간 조금 더 걸려 현지시간 밤 10시 50분 성도공항에 닿았다.
성도공항을 이용하는 게 두 번째다.
몇 년 전 구채구를 다녀오면서 이 공항을 오갔다.
밤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몇 년 전에 들린 그 공항이 아닌듯했다.
현대식 구조를 갖춘 멋진 공항으로 바뀌었다.
밤이 늦었으니 호텔로 들어가 잠자는 게 급선무다.
내일은 새벽에 일어나야 하기에.
성도 신화국제 호텔에 들었을 땐 자정을 훌쩍 넘겼다.
곤한 잠속에 모닝콜이 울렸다.
새벽 5시다.
바쁘게 차리곤 도시락 받아 쥐고 공항으로 가야했다.
고산증세에 대비해 준비해간 이뇨제 한 알을 먹었다.
티베트 라싸 행 비행기는 오전 8시 10분.
비행기는 통로를 중심으로 좌우 세 개씩 좌석이 배열된 소형이다.
내 좌석은 비행기 날개 위 왼쪽 세 자리 중 중간이다.
비행기가 이륙하고 15분.
창문 통해 내다본 바깥세상은 별유천지(別有天地)다.
인간이 사는 세상이 아니었다.
(진정 선계다. 저 너울대는 은파, 은파, 은파, ~~~)
“앗! ~”, 날아온 화살이 명치에 박힌 듯 눈앞이 아득하고 정신이 아찔해져 옴을 느꼈다.
짙푸른 하늘 아래 하얀 눈 가득 인 중중첩첩의 연봉.
한 눈 가득이 채워지는 먼산주름.
흰 비단 펼친 듯 눈부시게 너울대는 은파, 은파, 은파, ······.
준령 아래 푹 꺼진 계곡엔 은색 구름물결이 일렁이며 채운다.
온 천지 하얀 눈과 흰 구름, 짙푸른 하늘색 받아 은색으로 변했다.
진정 선계다.
이 음악은 'J-Rose' 님의 '영상의 샘(泉)' 중 '맑은 마음 그대와~~~'를 옮겨 왔습니다. 'J-Rose'님에게 감사한 마음 보냅니다.
첫댓글 우선 새 궁전으로 무사히 이사했음을 축하드리고, 야~ 와암 ! 티뱃여행 실감난다. 직접참가해서 가는 것보다 더 리얼하네. 3월에 다녀온 여행담을 지금까지 잊지 않고 글로 담아낸다는것 어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인가. 와암이 그려내는 story는 감동적인 입체음악을 감상하는 기분 그 이상이네.
와암 !! 이사하려 신방꾸미랴 티뱃여행기 쓰랴, 고생깨나 했겠습니다. 비행기에서 찍은 사진을 보니 티뱃의 산은 하늘인가 집웅인가 산인가요? 별유천지가 맛내요. 그곳은 와암의 혼이 머무는 곳인가요 와암의 놀리터 인가요 하늘나라 신선을 불러 소주한잔 ㅋ ㅋ 하였나요.,,,,,,
정말 좋은데 다녀오셧구려..티벳이라는 나라 사진보니 가보고 싶구려~
첫댓글 우선 새 궁전으로 무사히 이사했음을 축하드리고, 야~ 와암 ! 티뱃여행 실감난다. 직접참가해서 가는 것보다 더 리얼하네. 3월에 다녀온 여행담을 지금까지 잊지 않고 글로 담아낸다는것 어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인가. 와암이 그려내는 story는 감동적인 입체음악을 감상하는 기분 그 이상이네.
와암 !! 이사하려 신방꾸미랴 티뱃여행기 쓰랴, 고생깨나 했겠습니다. 비행기에서 찍은 사진을 보니 티뱃의 산은 하늘인가 집웅인가 산인가요? 별유천지가 맛내요. 그곳은 와암의 혼이 머무는 곳인가요 와암의 놀리터 인가요 하늘나라 신선을 불러 소주한잔 ㅋ ㅋ 하였나요.,,,,,,
정말 좋은데 다녀오셧구려..티벳이라는 나라 사진보니 가보고 싶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