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역 전 앞에 허름한 3층 건물에 요셉의원이란 간판이 걸려있습니다. 이 병원의 원장은 요셉이란 세례명을 갖고 있는 천주교 신자인 선우경식박사가 자신의 사재를 털어서 의료비 한 푼 안받고 운영을 하는 병원입니다.50이 훨씬 넘은 나이에 독신으로 살면서 뜻한바 있어서 하느님과 결혼했다고 생각하고 인근의 윤락여성들과 알콜 중독자 등 이유가 있어서 보통 사람의 대열에서 이탈한 소외되고 갈 곳 없는 사람들의 병든 몸을 치료해주는 그를 일컬어서 한국의 슈바이처라고 부르지요. 자금은 순전히 뜻있는 분들의 헌금과 간호사 및 의사 등도 모두 무급으로 자원한 봉사자들이지요. 제가 이곳을 알게 된 것은 퍽 오래 전이었습니다. 제 친구 가운데 지금은 고인이 된 한종오 루가서원 출판사 사장을 통해서였는데 요셉회원으로 등록을 해서 몇 년간 한달에 한번씩 좋은 분들과 만남의 광장을 가졌지요. 이탈리아에서 오신 칼라 수녀님을 비롯한 이 세상에서 살기엔 정말 너무나도 아까운 분들...
그중의 한분이 음성의 꽃동네에서 수사를 하고 있는 신야고버란 분입니다. 성씨가 신이고 세례명이 야고버라서 흔히 신야고버 수사라고 하지요. 수사란 수도자로서 월급 없이 노동을 통해서 하느님에게 봉사를 하는 분들인데 이분은 가톨릭 의대를 나와서 내과 전문의 자격을 소지한 분입니다. 이분이 레지턴트 시절에 음성의 꽃동네에 봉사를 가서 오웅진 신부님을 알게 됐고 오 신부님의 인간 사랑에 감동이 되어서 거기서 눌러앉아 죽어가는 사람들의 염과 매장, 그리고 사망진단서를 떼주는 일을 도맡았는데 그동안 염과 매장을 해준 사람만도 일 만 명에 가깝게 되지요. 그분의 집과 친척들은 그분을 병신이라고 하지만 그분은 하느님이 자신의 좋은 기술을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쓰라고 한 것으로 믿고 지금의 일을 감사하게 여기는 우리 생각으로 조금 뒤처진 사람이지요.
저는 그분들을 일게 됨으로서 제 자신이 말로만 사랑이니 베품이니 한 것이 여간 부끄럽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분들이야말로 좋은 집에 장가들어 중산층으로 남부럽지 않게 살 조건을 완벽하게 갖추었는데 그분은 이것들을 포기한 셈입니다. 저는 저보다 돈이 많고, 권력이 많고 학식이 많은 사람들을 절대 부러워하지 않는데 이분들 앞에 서면 김수희가 부른 애모란 노래 가사처럼 한없이 작아지는 느낌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바로 요셉의원 원장인 선우경식 박사가 암에 걸려 강남 성모병원에서 임종을 맞으려하고 있다는 슬픈 소식입니다. 나이가 환갑이 지나도록 장가도 못간 선우경식 의사, 자식은 없지만 그분에게 육신적 정신적 혜택을 입은 수많은 사람들은 그를 친부모처럼 저 세상에까지 가서도 결코 잊지 못할 은인으로 생각할것같아 자기만을 위해 욕심껏 살아간 사람들보다 그 상급이 훨씬 후할 것입니다.가톨릭에서 로만칼라는 하지 않았어도, 일상의 의무로 만족하는 성직자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그분은 해낸것입니다.
우리사회는 이런 분들이 앞장서서 말없이 행동으로 삶의 진실과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는 것이 점점 타락해지는 정신세계에 한줄기 정화제 역할을 하는 것이라 믿지요. 회칼이나 들고 상대를 잔인하게 찔러 죽이는 요즘의 영화 속의 주인공들이 마치 영웅이나 되듯이 활개 치는 이 세상에 이분들이야말로 진정한 영웅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람의 가치란 그가 쓰고 있는 감투의 크기가 아닙니다. 생명의 아픔과 진정 소외되고 늙고 초라한 사람들을 보살피는 분들이 진정 아름다운 사람들입니다. 검사나 판사 같은 죄인을 다루는 사람들이 높은 것이 아니라 그들의 목구멍에 밥을 넣어주는 농민들의 삶이 더 거룩하고 툭하면 의료데모를 하는 분들보다 말없이 죽어가는 분들을 돌보는 호스피스, 그리고 간병인들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꽃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선우경식 의사에게 한번만 더 기회를 줄 수 없는지요. 무릎꿇고 그분의 쾌유를 빌어봅니다.
아멘...
*안타까운 일입니다.오늘 오전 4시에 강남 성모병원 중환자실에서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으셨습니다. 하늘나라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하소서....
( 김광한 작가의 글임) |
첫댓글 부디 극락왕생 하시옵소서 ...나무아미타불.나무아미타불.나무아미타불.()()()
종교를 떠나 한 인간의 깊은 사랑의 실천에 감동을 느낍니다 .극락 왕생 하옵소서. 나무아미타불나무아미타불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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