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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우표 없는 편지 원문보기 글쓴이: 청풍명월
☪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과학이야기 『우주와 인류 진화의 비밀』
▢ 제1부 나는 어디에 있는가?
우리 모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와 우주에 대해 한번쯤은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우주는 어디서 시작되고 인간 또한 어떻게 진화 되어 왔는가?’‘나는 누구이며 어디서 시작 되었을까?’하는 것까지 생각해 보았을 수도 있겠다. 나는 태어난 순간부터 시작된 것일까? 아니면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그도 아니라면 훨씬 오래전부터 존재했고, 지금은 나의 후생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이런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거슬러서 우주 탄생의 순간까지 올라가 우리가 사는 이곳이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나는 어떻게 존재할 수 있게 되었는지, 우주 탄생의 순간에서 생명의 진화과정을 분석한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신화 이야기까지 살펴서 뿌리를 찾아봐야 그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우주탄생과 인간진화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도전한 과학자들을 만나보자는 것이 이 책을 펴낸 이유다.
저자 김종일 선생은 영재성 교육신장을 목표로 하는 부산대안학교 융합인재혁신학교 교장 선생님으로, 부산교육대학교을 나와 초등학교 교사가 된 뒤 과학, 수학, 발명, 창의성, 영재교육 등 활동에 참여했고 아이들이 똑같은 교실, 똑같은 교과서에 똑같은 답을 골라야 하는 현실이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대안학교를 열었다고 한다.
‘아인슈타인처럼 생각하고 다빈치처럼 표현하기’로 영재성 신장 프로그램을 개발해 학습센터를 열고, 미래 인재양성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고, 2013년부터 융합인재혁신학교를 통해 혁신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학교 카페 : http://cafe.naver.com/cshool (네이버, 융합인재혁신학교)
“모르고 있을 때는 내가 모르고 있다는 것을 모릅니다. 하지만 내가 어떤 현상이나 사실의 원리를 알고 있을 때의 충만감은 그 사실을 깨닫기 전에는 결코 알 수 없는 것들입니다. 알고 있는 것은 미지의 모르고 있는 것에 대한 호기심을 만들어내고 그 호기심은 새로운 삶의 방향으로 도전하는 에너지가 됩니다.
후테르만스*가 여자 친구와의 데이트에서 “별이 참 아름답지? 난 별이 어떻게 빛나는지 알게 됐어.”라는 말을 했을 때의 감동과 그 말을 들은 여자 친구의 감탄을 한번 되새겨 보십시오. 그저 바라볼 때 별과 그 별이 반짝이는 원리를 알고 났을 때의 별의 차이는 매우 클 것입니다.” [머리말 중에서]
* Fritz Houtermans 별이 어떻게 반짝이는지 그 이유를 밝힌 독일의 과학자
“책은 시간을 거슬러 우주탄생의 순간에까지 올라간다. 그곳에서 시작하는 이야기는 크게 두 개의 주제로 이루어져 있다. 첫째는 ‘Where am I ?’우리가 있는 이곳이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신화와 학자들의 주장 및 이론을 비교하고, 두 번째는 ‘Who am I ?’로 현재 내가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는지를 지구탄생 순간과 생명진화 과정을 분석하며 과학자들의 견해를 살피고 연구해 간다.
과학, 인문학 지식을 쌓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상급학교 진학을 앞둔 학생이 논술 및 심층면접을 위한 창조적인 생각을 하도록 도와준다. 또한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청춘에게 우주와 인간진화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헌신했던 역사적 인물들의 삶을 보면서 용기 내어 도전하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이제, 이 책의 비밀스러운 문을 두드려 내 삶이 어디에서 시작됐는지를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나 보자.” [출판사 리뷰 중에서]
이탈리아 과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살던 시대 이전까지는 사람들은 신이 우주를 창조했다고 믿었다. 왜냐하면 하늘을 보면 태양이 움직이고, 밤하늘의 별들은 지구를 중심으로 돌고, 무거운 물체는 가벼운 것 보다 먼저 떨어지고, 바다 끝은 동그랗기보다는 평평한 수평선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것들은 알려고 노력하기 전까지는 모르는 것이며, 안다고 하더라도 그에 대한 증거가 없다면 안다고 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들 머릿속에는 언제나 가벼운 것보다 무거운 것이 먼저 땅에 떨어진다는 생각을 좀처럼 바꾸기 어려운 것처럼.
또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고 생각해도 사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었다. 다만, 태양이 우주의 중심이라는 과학적 지식을 가지고 보면 모르고 있을 때보다 더 아름다운 세상을 볼 수 있는 준비가 된 것이다.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 생각에서 우주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하는 질문이 만들어졌고 그 질문에 답을 찾는 과정에 인간과 사회는 발달하게 된 것이다.
우주에 대한 질문에 답을 찾아 나선 사람은 교회 성직자들이었다. 1624년 북아일랜드의 주교 제임스 어셔(1581-1656)는 수많은 성경책을 연구하고 계산해서 지구나이가 기원전 4004년 10월 22일 오후 6시라고 발표했다. 그 뒤 150여 년 동안 사람들은 그렇게 믿었다. 사람들은 지구의 나이를 6,000살 정도로 본 것이다. 다만 1760년 프랑스의 뷔퐁(1707-1788)이 지구는 아주 단단한 철 같은 물질로 만들어져 지구가 만들어질 당시에는 아주 뜨거웠을 것이므로 철구를 가열한 뒤 식는 데 걸리는 시간을 연구해 지구의 나이를 75,000년이라고 했다. 그때까지 알고 있던 나이의 10배를 오려 잡은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지구 나이가 육천 살이거나 칠만 오천 살에는 관심이 없었고 막연히 너무 짧은 것이 아니냐고 생각할 즈음 찰스다윈의 『종의 기원』이라는 책이 출판되어 인간이 현재의 모습으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시간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생겼고, 20세기 들어 퀴리부부가 라듐을 발견해 방사능 물질의 존재를 밝혀내고 그 방사성 원소를 이용한 화석과 물질의 연대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알려지면서 지구 나이는 점점 늘어나게 되었다. 결국 지구 나이가 46억이라는 것은 20세기 들어서 알게 된 사실이다.
최초 과학자로 불리는 갈릴레오 갈릴레이(1564-1642)는 성은 갈릴레이, 이름은 갈릴레오로 무엇으로 부르던 이름이 시비꺼리가 되지는 않는다. 그는 어릴 때부터 영리해 집안에서는 의사가 되기를 원해 의과대학에 진학했지만 수학을 잘하고 또 좋아했다. 이탈리아 피사의 탑은 뉴턴의 사과만큼이나 유명한데 어느 날 피사성당에서 미사를 보던 갈릴레오는 천장에 매달린 샹들리에가 바람에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무거워 보이는 샹들리에와 가벼워 보이는 샹들리에가 거의 같은 주기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두 개의 샹들리에가 같은 주기로 움직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진자운동*은 무게와는 관계없이 오로지 진자의 길이만이 움직임에 영향을 준다는 것으로 이때까지 당연히 무거운 것이 가벼운 것보다 먼저 떨어진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놓았다. 물론 실제로는 당연히 무거운 것이 먼저 낙하하지만 그것은 바로 공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 달에 착륙한 우주인들이 무거운 망치와 깃털이 동시에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고, 갈릴레오는 비록 줄에 묶여져있는 진자지만 무게와 관계없이 움직이는 것을 바탕으로 무거운 물체와 가벼운 물체는 동시에 낙하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 振子運動 : 고정된 한 축이나 점의 주위를 일정한 주기로 진동하는 운동
갈릴레오는 자신이 만든 - 지금의 휴대용 망원경 수준인 - 망원경으로 치열하게 우주를 관측했다. 당시에는 신이 우주를 만들었고 지구중심설이 강했으므로 모든 행성은 표면이 매끈하다고 한 것과 달리 달은 울퉁불퉁한 모습이라는 것을 알아냈고 신이 우주를 만들었다는 것에도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는 코페르니쿠스의 지구중심설을 받아들이고 있었지만 아직 명확한 증거를 찾지는 못했다. 그 무렵 만약 금성이 달처럼 위치에 따라 모양이 변하는 것을 관측할 수만 있다면 태양이 중심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는 것이라는 제자의 말에, 금성의 위상변화를 관측했고 마침내 금성의 위상변화를 관측하고는 지구가 움직인다는 것을 믿게 되었다.
갈릴레오는 자신이 관측하고 실험한 결과를 『두 개의 주요 우주체계에 대한 대화』라는 제목의 책을 펴냈다. 교회의 간섭을 피하기 위해 대화 형식을 빌렸지만 여기서 ‘배가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면 배안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설명하고 있는데, 선실 안의 어항에는 금붕어가 놀고 나비는 여전히 자유롭게 날아다니고 두 명의 선원이 던지는 공도 여전히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것을 설명했다. 이것은 지구의 등속(等速-같은 속력의 운동)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지구에 있는 모든 것들의 움직임은 아무 변화가 없다는 것으로 이것을 갈릴레오는 상대성운동*이라 했고 후에 아인슈타인에게 많은 영감을 주어 특수상대성이론을 만들어 낸 필요한 영양분이 되었다.
* 달리는 차에서 공을 위로 던지면 던진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공이 수직운동을 하지만, 차 바깥에 있는 사람이 볼 때는 차가 움직이는 만큼 공도 움직이게 보여서 곡선운동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갈릴레오가 줄여서 『대화』라는 제목의 책을 발간했을 때, 얼마 전에 지동설을 주장하다가 종교재판을 받고 화형을 당한 조르다노 브루노를 생각하고는 그는 종교재판에서 ‘지구는 돌지 않는다.’고 하고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전하지만 어쨌든 갈릴레오는 화형만은 면했다. 대신에 재판에서 집밖으로 나올 수 없는 형벌을 받게 되고 시력을 잃어가면서 『새로운 두 과학에 대한 논의와 수학적 논증』이라는 책을 완성한다.
책에서는 진공상태의 운동, 진자운동, 등속운동, 가속운동, 관성, 물체의 힘과 운동에 관한 거의 모든 것들을 수학적으로 서술했다. 이것은 뉴턴의 운동법칙에도 영향을 주고 과학발전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된 것은 말한 것도 없다. 갈릴레오는 7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아인슈타인은 갈릴레오를 현대과학의 아버지라고 불렀고, 또 갈릴레오가 죽은 그해에 그를 거인이라 불렀던 뉴턴이 태어났다.
생각을 과학으로 바꾼 천재들 중에 역사에 이름을 남긴 이들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도 많다. 올레 뢰머(1644-1710)는 뉴턴이 태어난 다음해 덴마크에서 태어났다. 그는 지구는 태양을, 달은 지구를, 목성도 태양을, 목성의 위성 이오는 목성을 공전하지만, 지구와 목성이 서로 가장 가까이 있을 때 이오의 공전주기가 지구가 목성과 가장 멀리 있을 때 관측되는 공전주기는 서로 차이가 난다는 것을 밝혔다. 그것은 이오에서 출발한 빛이 지구 공전궤도의 지름(약 3억㎞)만큼 더 가야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관측한 뢰머는 빛이 달린 거리와 시간을 측정해 ‘속력은 시간 분의 거리’라는 방정식을 개발해 빛의 속도를 측정해냈다. 현대에 측정한 초속 30만 ㎞와는 차이가 있지만, 당시 기술로는 대단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또 지구의 나이를 알아낸 미국의 패터슨(1922-1995)은 학생일 때 지도교수로부터 지구나이를 계산해 보라는 조언을 듣고 생각에 골똘했다. 그러나 그는 방사성 연대측정법을 이용하면 아주 간단히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연대 측정을 위해서는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물체 또는 물질을 찾아야 했는데 그것이 무엇일까 하고 고민하던 중 그는 원시지구가 만들어질 때 지구와 충돌한 운석을 생각했고 그것을 분석해서 1953년 지구 나이가 45.5억 년이라고 밝혀냈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지구나이 46억 년과 거의 일치한다. 패터슨은 뿐만 아니라 지구의 대기와 물에 존재하는 납의 유독성을 지적해 휘발유를 사용하지 않던 고대의 빙하 속 납성분과 현재대기 중의 납 성분을 비교 분석해 발표함으로써 이때부터 납 성분을 제거한 무연휘발유를 만들게 되었다. 그가 아니었다면 지금 우리는 더 많은 암과 싸우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우주의 하나인 지구! 지구를 벗어난 우주는 어떻게 존재하고 또 어떤 모습일까? 지구는 우주가 무엇인지를 밝히고자 하는 인간들이 살아가는 행성으로 지구의 나이는 곧 우주의 나이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의 증거는 지구에서부터 찾아야 한다. 지구를 벗어나 우주로 나가려면 그 첫걸음은 뉴턴에게서 찾아야 한다
지구 아닌 태양이 우주의 중심이라는 생각은 수많은 증거들로 과학자는 물론 성직자들도 당연히 받아들여지고 있을 즈음에 다른 하나의 질문이 만들어졌다. 그것은 ‘우주는 어떻게 움직이는가?’였는데 ‘달은 원래 직선으로 운동하지만 지구가 당기는 힘, 즉 중력으로 인해 지구 주위를 회전운동 한다.’는 것으로 이것을 만유인력이라 불렀는데 뉴턴 이전에 훅이라는 친구가 이미 뉴턴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를 설명했다. 이런 행성운동은 훅뿐 아니라 당시 지식인들은 대부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수학적으로 정리한 이가 뉴턴이다.
뉴턴(1643-1727)은 고집이 세고 괴팍했다고 한다. 어릴 때 조부모로부터 버림받은 기억 때문이라고 하는데 대학 때는 돈을 받고 친구를 깨워주는 일을 하기도 했다고 하는데 한 푼의 오차도 없이 매정스럽게 돈을 받아냈다고 한다. 사과나무 아래서 만유인력과 프리즘을 통한 빛의 굴절원리 등 다양한 연구를 한 그가 당시 흑사병이 유행하자 고향 울즈소프로 내려가 이뤄낸 업적이라고 한다. 위대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그러하듯이 뉴턴의 사과나무 이야기도 진실인지 만들어낸 것인지 의견이 분분하다고.
그의 수학적 업적은 『프란키피아』라는 걸작을 통해서 알 수 있는데, 이 책에는 장난감 자동차의 운동, 자동차의 움직임과 비행기 원리, 우주를 향해 쏘아올린 로켓과 인공위성 등 지구 안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물체에 대한 운동 원리를 설명했다. 밤하늘을 바라보면 모든 물체는 지구를 중심으로 떨어지는데 왜 달은 떨어지지 않는지를 설명하면서 그는 최초에 달이 만들어질 때 지구와 달이 서로 균형을 이루어 잡아당기기에 적절한 위치에서 지구 밖으로 달아나려는 힘(원심력)과 지구 쪽으로 당겨지는 힘(구심력)에 의해 궤도를 회전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처음의 에너지로 원심력과 구심력이 균형에 의해 달과 인공위성은 지구의 계도를 운동하게 되고 이것은 지구와 태양의 관계는 물론 자신이 지구바닥에 붙어 서 있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모든 물체는 서로 잡아당기는 힘이 있다는 만유인력(萬有引力-universal gravitation)은 뉴턴의 가장 위대한 발견이다. 그 뒤에 아인슈타인이 오류를 발견하기도 했지만, 지구상에 있는 모든 물체, 심지어 인공위성, 미사일, 비행기 등 인간이 만든 모든 운동하는 물체는 뉴턴의 만유인력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서로 당기는 만유인력은 두 물체의 질량에 비례하고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는 이론으로 인류는 엄청난 과학기술의 발전을 이루어왔다. 하지만 대부분이 전쟁무기의 발명으로 이어졌다는 것은 매우 안타깝다. 뉴턴의 위대한 발견은 그의 삶과 성격과는 반대로 괴팍하고 다른 사람의 성공을 시기하기도 했지만 뉴턴의 발견과 업적이 폄하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위대한 과학자라는 칭송을 받는 그는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깊이 잠들어 있다. 지금 우리가 배우는 물리현상의 모든 것은 그가 만든 결과물이고 앞으로 만들어갈 결과물도 그의 설명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 될 것이다. 그를 ‘위대한 거인’이라고 한 것은 그래서다.
뉴턴의 중력법칙은 이후 200여 년 동안 한 번의 의심도 없이 사람들의 생활과 학문에 적용되었다. 자동차와 항공기술이 발전하고, 수많은 인공위성들이 지구 둘레를 돌고 있으며 전쟁 기구와 기술의 발달로 두 번의 세계전쟁을 겪었으며, 결국에는 사람이 달에까지 갔다 오는 것까지 그의 운동법칙은 모든 기능을 다했다. 하지만 그 동안에도 빛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문으로 남아있었다. 빛은 지구와 우주에 있는 모든 것들을 보게 하는데 그 빛은 과연 무엇이며 어떤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만약에 태양이, 즉 태양빛이 갑자기 사라진다면 지구는 어떻게 될까? 뉴턴은 태양이 사라지면 지구에 적용되는 중력이 없어져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고 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태양이 사라졌다는 것을 언제쯤 알 수 있을까? 아마도 8분 쯤 뒤일 것이다. 태양빛이 지구에 도착하는데 걸리는 시간 때문이다. 여름철에 천둥 번개가 칠 때 우리는 번개 불빛을 보고 난 뒤에 천둥소리를 듣게 된다. 천둥과 번개가 만들어진 시간은 같지만 빛이 그만큼 빨리 왔기 때문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빛의 속도에 대한 탐구는 우주가 언제, 어떻게, 무엇으로 만들어졌는가 하는 사람들의 끊임없는 호기심을 자극했다. 만약 우주가 어떤 시간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면 시간은 빛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본 것이다. 우리가 무엇을 본다는 것은 어떤 특정 장소와 시간과 관련 있기 때문인데 시간과 공간의 비밀로 인해 지금 우리가 있는 이곳은 다른 곳과 구별되는 공간인 것이다. 시간은 끊임없이 흐르고 있고 빛이 있기에 우주가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아무것도 볼 수 없다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과학에서 배우는 것이지만, 빛은 입자로 만들어져 직진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빛이 통과하는 물질은 투명하다고 하고, 통과하지 못하는 물체는 불투명하다고 하며 그림자가 만들어진다. 빛은 소리처럼 퍼져 나가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빛의 파동’이라고 배운다. 우주의 신비를 밝히는 데는 망원경의 발달이 깊은 관련되어 있다. 더 많은 세상을 자세히 보기 위해서는 두 눈만으로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20세기 위대한 과학자 아인슈타인(1879-1955)은 어릴 때 아버지로부터 나침반을 선물 받고 그것에 끌려서 과학 공부를 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호기심이 대단했던 그는 이미 10대 때 빛에 관한 실험으로 우주의 비밀을 풀 정도로 천재성을 보였다고 한다. 그는 사고실험(思考實驗)으로 “나는 거울을 들고 있다. 거울에 내 모습이 보인다. 만약 내가 빛의 속도로 달린다면 거울에서 내 모습이 보일까? 안 보일까?”였다.
책에는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과 ‘일반상대성이론’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지만 다 옮기기에는 량이 많고 이해도 어렵다. 특수상대성이론은 1905년, 일반상대성이론은 10년 뒤인 1915년 발표되었는데, 특수상대성이론에서 중요한 조건은 ‘빛의 속도는 일정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10대 때 가진 의문인 빛의 속도로 내가 달린다면 거울 속에서 내 모습이 보일까하는 것은 ‘보인다.’가 답이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모든 것들을 설명할 수 있는 완벽한 것은 아니었다. 이후에 등장하는 과학자들로 인해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기도 하고, 자신의 고집으로 새로운 이론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기도, 그 상처가 다시 자기에게 돌아오기도 하지만 그의 이론은 이후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고 새로운 기술 발전에 기여했다. 특히 우주가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우주의 어디쯤에 있는지에 대한 의문에 가속도를 붙이기도 했다.
1927년 벨기에에서 태어난 신부이자 물리학자 르메트르(1894-1966)는 “애초에 우주는 원시원자라는 아주 작은 물질의 폭발에 의해 팽창하여 만들어졌다.”고 했는데, 과학자들이 증거를 찾기 위한 노력은 망원경의 발달과 함께 새로운 관측 증거들이 쏟아져 나왔다. 증거는 지구가 있는 우리은하가 우주의 전부인지 아니면 은하계 너머 다른 우주가 존재하는지에 관해서였다.
미국의 섀플리는 안드로메다 성운은 당연히 우리 은하 안에 존재한다고 주장하며 만약에 안드로메다가 우리 은하 밖에 있다면 그곳에서 발견되는 별들이 그렇게 밝을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같은 미국 과학자 커티스는 안드로메다에서 관측되는 밝은 별은 우리 은하의 별들보다 훨씬 더 많기 때문에 밝게 보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단지 별의 밝기로 가까이 있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두 사람의 서로 다른 주장은 우주의 크기를 결정짓는 것뿐만 아니라 우주가 팽창하는지 아니면 정지해 있는지에 대한 것과 우주의 나이 그리고 우주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결정되는 주장이었기 때문에 매우 논쟁거리였다. 대논쟁의 결론은 헨리에타 리비트(1869-1921)라는 하버드 천문대에서 낮은 임금으로 남자들이 찍은 별 사진을 분석하는 여성에 의해 밝혀졌다. 그녀는 똑같은 별이 때로 밝게, 때로는 어둡게 변하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녀가 발견한 별은 우주의 크기를 넓혀준 변광성(變光星-variable star)이라는 것이었다.
밝게 빛나는 별은 가까이 있는 별이고 어두운 별은 멀리 있는 별이라는 일반적인 인식을 깨면서 또 밝고 어두운 주기가 더 길수록 더 밝은 별이라는 것까지 알아냈다. 밝기 등급이 같은 변광성을 통해 시간을 계산한 값을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 빛이 우리 눈에 도달하는 시간을 알 수 있게 되고, 그 시간은 빛의 속도에 곱해져 자연스럽게 별까지의 거리를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것은 시차를 이용해 별까지의 거리를 측정한 이전의 방법을 대신해 거리를 측정하는 표준방법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녀는 노벨상 후보로 추천됐지만 선정되기 전에 죽고 말았다.
독후감 처음에 호기심을 말하면서 ‘별은 어떻게 해서 반짝이는지’를 밝힌 후테르만스를 언급했는데 그를 보자. 우리는 흔히 ‘별이 반짝인다.’라고 하지만 이는 ‘빛이 어른거린다.’고 해야 맞는 말이다. 항성인 별에서 만들어진 빛은 한 번도 끊이지 않고 계속 빛을 낸다. 하지만 지구 대기권으로 빛이 들어오면서 대기 중 공기의 밀도에 따라 빛이 굴절되거나 흔들리게 된 것이다. 이 과정에 별빛이 잠시 보였다 안 보였다하는 것처럼 보이게 된 것으로, 대기가 아니라면 별은 어른거리지도 반짝이지도 않을 것이다.
그럼 별이란 무엇일까? 별은 스스로 빛을 내는 항성을 말하는데 지구를 초록별이라고 하지만 이는 과학적으로 틀린 말이다.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별은 태양이며, 후테르만스가 집중한 별도 바로 태양이었다. 태양은 수소들이 헬륨으로 융합되는 과정에 발생하는 에너지로 그것이 빛과 열을 낸다. 즉 수소원자는 원자 간의 밀어내는 힘, 반발력으로 쉽게 결합하지 못하지만 원자간 간격이 좁아지면 원자핵간 서로 잡아당기는 인력이 작용하고 이것이 강한 핵력으로 작용해 수소 원자간의 반발력을 이겨내고 서로 결합하여 헬륨이 만들어지는데, 이런 과정에 수소가 헬륨으로 핵융합반응을 하게 되고 그것이 앞에서 말한 빛과 열을 만드는 것이다.
태양이 가지고 있는 수소의 양은 2톤 정도 된다고 하는데 이는 앞으로 50억년까지 헬륨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뒤집어 말하면 앞으로 50억년 후쯤에는 태양의 운명이 지금과 다른 모습이 될 거라는 것인데 그러면 지구의 운명 또한 어떻게 될지 짐작할 수 없다고 한다. 지금의 지구와는 완전히 달라지게 되는 것만은 확실하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의견이다.
아무튼 지금 나와는 관계없는 이야기고, 우주의 나이는 얼마나 될까? 지금 내가 보고 있는 태양은 8분전의 태양이고, 100만 광년 떨어진 별을 내가 보고 있다면 그 별은 100만 년 전 별의 모습이다. 빛이 되돌아오는 시간을 계산한 우주 나이를 138억년이라고 하는데 우주의 탄생과 그의 나이는 지금도 여전히 멀어지고 있는 것 같다. 아직도 우주에 대해서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다는 생각을 지울 수도 없다.
우주가 최초 폭발한 빅뱅 이후 1분 안에 최초의 물질인 수소를 만들어 냈고, 2분쯤에는 핵융합반응에 의해 헬륨이 만들어졌으며 그리고 약 38만 년 동안 플라스마*에 갇혀 있던 빛이 풀려나 빛의 여행을 시작하고 이후 수많은 별들의 죽음과 탄생으로 우주를 구성하는 다양한 물질들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지금 우주에는 관측 가능한 은하만도 1,700억 개 정도 되고, 셀 수 없는 은하 중에서 우리 은하가 있고, 우리 은하 안의 수많은 별들 중에 태양이 있고, 태양계는 8개 행성을 가졌는데 그 중 하나인 지구에 우리는 살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지 않을 수 없다.
*플라스마 : 고체·액체·기체에 이어서 4번째 상태로 일컬어진다. 우주 내 물질 중 99% 이상이 플라스마 상태로 존재한다. 태양과 같이 관측이 가능한 모든 항성과 성간, 행성 간에 있는 물질, 그리고 행성의 외부 대기권이 플라스마로 이루어져 있다.
▢ 제2부 나는 누구인가?
‘나’라고 인식할 수 있는 생명체로 살아간다는 것은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우연이 더 많이 작용하는지 모른다. 그래서 신이 우주는 물론 지구와 인간을 만들었다고 생각한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조금만 더 태양에 가까웠다면 금성과 같이 너무 뜨겁고 온실가스가 가득해 사람이 살 수 없을 것이고, 조금만 더 멀었더라도 화성과 같이 아주 차갑고 황량한 곳이 되었을지 모를 일이다. 생각해 보면 이 넓은 우주 천지에 인간만 존재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을지 모른다. 어쩌면 인간보다 더 우월한 존재가 있을 수도 있고, 인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생명체가 살고 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앞서 ‘나는 어디에 있는가?’를 찾아보았다면 이제부턴 ‘나는 누구인지?’에 대한 답을 찾을 차례다.
최초로 지동설을 주장한 코페니쿠스의 생각은 혁명이었듯 중세로 접어 들면서 생명의 역사에 대해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놀라운 통찰력으로 실험을 통해 자연에서 생명이 발생한다는 것에 반대한 이탈리아 생물학자 레디(1626-1697)는 ‘썩은 고기에서 구더기가 스스로 생긴다.’는 말은 잘못되었다는 것을 증명했다. 썩은 고기를 가만히 두면 그곳에서 구더기가 생긴다는 것은 당시 사람들은 아주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현상이었으므로 섞은 고기에서 생명이 생긴다는 것을 아주 당연시 하고 있었다. 동쪽에서 서쪽으로 해가 움직이는 것을 당연히 태양이 지구 주위를 움직인다고 생각한 것과 같은 이치로 말이다.
레디는 세 개의 병을 준비해 병마다 섞은 고기를 넣고 한 개의 병에는 뚜껑을 덮지 않고, 다른 하나는 촘촘한 거즈로 뚜껑을 덮고, 마지막 하나는 두꺼운 종이로 단단히 뚜껑을 덮은 뒤 시간이 지난 뒤에 확인해 보니 뚜껑을 덮지 않은 병에서는 구더기와 파리가 날았고, 거즈를 덮은 병 안에는 구더기도 파리도 없었지만 거즈 위에는 알과 파리가 발견되고 마지막 두꺼운 종이를 덮은 병에는 병 안은 물론 병 밖에도 구더기나 파리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로써 생명은 자연에서 스스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 때문이라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레디의 이런 실험결과를 당시 과학자들은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생명은 스스로 발생한다는 것에 대한 믿음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고, 사람의 눈이 아닌 현미경을 통해 미생물을 관찰했고 미생물이 어떻게 생기는지에 대한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그 후 200년이 지난 뒤 논쟁은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프랑스에서 태어난 파스퇴르(1822-1897)를 ‘미생물의 아버지’라고 부르는데 그가 발견한 미생물은 인간에게 발효식품이라는 선물을 주고, 수술도구를 소독케 하여 세균으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게 했다. 또 자연에서 생명이 생겨나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확인한 실험을 통해 레디의 실험을 증명함으로써 지금까지 앍도 있던 자연에서 스스로 생명이 생겨난다는 자연발생설의 힘을 잃게 했다.
이후 영국의 다윈(1809-1882)은,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으로 우주의 모든 것을 설명하듯이 ‘자연선택 이론’으로 생명에 대한 모든 현상을 설명했다. 흔히 진화라 하면 라마르크(1744-1829)의 용불용설(用不用說)을 떠올리지만, 다윈은 환경에 적응하여 신체의 일부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환경에 적응한, 즉 환경에 선택된 종만이 살아남아 유전한다는 진화이론을 설명했다.
라마르크는 목이 긴 기린과 목이 짧은 기린이 무리지어 같이 살았는데 먹이가 점점 줄면서 높은 곳의 먹이만 남자 목이 긴 기린은 살아남고 목이 짧은 기린은 사라졌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다인은 환경(높은키 나무)에 의해 목이 긴 기린이 선택되었다고 하였다. 목이 긴 기린은 돌연변이라는 것인데 돌연변이는 부모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형질의 유전자를 가진 개체를 말하는 것으로, DNA에 이상이 생겨 새로운 유전자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목이 짧은 기린의 무리에서 목이 긴 돌연변이가 생기고 환경에 적응한 목이 긴 유전자를 지닌 기린이 유전되어 현재는 목이 긴 기린만 남았다는 것이다.
지구가 탄생하고 8억 년쯤 뒤, 그러니까 38억 년 전, 걸쭉하게 데워진 바다에서 처음으로 생명체가 생겼다는 것은 과학자들이 받아들이는 이론이다. 화학적 결합에 의해 유기물들의 합성이 최초의 생명체 박테리아를 만들게 되었다는 것인데, 어떻게 부글부글 끓는 바다에서 생명인 박테리아가 만들어진 것일까?
뜨거웠던 원시 바다에는 생명을 구성하는 데 필요한 탄소(C), 수소(H), 산소(O), 질소(N), 인(P)이 섞인 거품으로 부글거렸다. 이 거품들은 햇빛과 번개 등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서로 결합하여 단순하지만 유기물 분자를 만들었다. 이 유기물 분자는 더 큰 분자들과 결합하게 되면서 단백질과 유전정보를 가진 세포를 만들었고 이렇게 만들어진 유기물 분자에는 유전정보가 생겨 복제가 가능했고 복제는 아주 급속도로 번져갔다.
하지만 이때의 유전자 세포는 핵이 없는 원핵세포들로서 20억년 동안 지구를 뒤덮고 있었는데, 그러자 지구대기는 원핵세포들이 내뿜는 냄새와 화산에서 뿜어져 나온 유해가스들로 가득 찼으나, 차츰 광합성(光合成)*에 의해 핵이 있는 진핵세포로 진화해 청록색의 박테리아로 변화했다. 이후 18억년 동안 지구를 이 박테리아가 뒤덮었고 청록색의 박테리아는 탄생과 죽음을 반복하며 퇴적되어 얕은 바다에서 암석 같은 형태를 만들었는데 이것을 ‘스트로마톨라이트’라고 한다.
*광합성: 식물의 엽록체가 물과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양분을 만드는 과정을 말한다. 이때 산소가 발생하고, 산소는 생명체에 꼭 필요한 것이지만, 매우 강력한 산화물질이기도 하다.
모든 생명이 아주 작은 박테리아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우리 몸에는 여전히 박테리아가 살아가고 있고, 박테리아는 지구역사 46억년 중 생명이 태동한 35억년 가운데 30억년이나 박테리아의 시간으로 존재하고 있다. 지구가 점점 식어가면서 생명은 바다에서 육지로 이동하고, 최초 이동 식물이 이끼라는 것, 꽃과 열매를 맺는 식물이 생겨났다는 것 등은 이미 아는 이야기다.
원래, 아니 225만 년 전만 해도 한 덩어리든 지구가 여섯 개 대륙으로 쪼개졌다는 것과 그 대륙은 지금도 조금씩 움직인다는 것은 이미 배운 것이지만 다시 한 번 지구 구조에 대해 알아보자. 지구는 제일 안쪽 내핵은 철과 니켈 등으로 된 고체로 거기는 대략 4,300℃, 그 다음은 철과 규소 등으로 구성된 액체 상태인 외핵, 온도는 3,700℃ 정도, 외핵 바로 위층이 아주 넓은 맨틀로 고체와 액체 중간 상태고, 맨틀은 대류 하는데 대류에 의해 지각이 움직이고 대륙이 조각나게 되는 것이다. 즉 지구의 맨 바깥지각은 퍼즐처럼 맞추어져 있고 맨틀 위에 둥둥 떠 있는 셈이다.
지구는 오랜 시간에 걸쳐 서로 분리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게 되었고 다양한 생명들은 분리 과정의 서로 다른 환경을 만나면서 환경에 적응해 가는 방식에 따라 같은 종이라 할지라도 다양한 모양과 형태로 진화되어 가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학자들은 앞으로 1억년 후에는 지구가 또다시 한 개의 대륙으로 만나게 될 수도 있다고 하는데, 그 때는 진짜 하나의 세계가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원시바다에서는 많은 동물들이 살았는데, 그중에서 인간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척추동물, 등뼈 구조가 있는 동물은 무엇이었을까? 어류의 뼈와 호흡방식이 인간과 연결점이 있을까? 이런 것이 궁금해지지만 먹이사슬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턱과 뼈가 반드시 필요했고 그래서 물고기들도 턱과 뼈가 발달되어 갔다. 물속에서도 먹이 경쟁이 치열해 지자 물 밖을 나와 보았는데 물 밖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산소가 팽창하여 오존층을 형성해 자외선을 막아 주는데다 먹잇감도 더러 있었기 때문이었다. 땅으로 올라오는 시간이 빈번해지자 지느러미는 차츰 발의 형태로 진화하게 되었다.
물과 뭍, 양쪽에 살 수 있는 동물을 양서류(兩棲類)라고 하는데 이들은 많은 알을 낳고 어류와 같은 모습의 올챙이 시절에서 차츰 몸의 구조가 바뀌면서 지느러미가 다리로 변하고 꼬리는 사라지는 것이 특징이었다. 대표적인 것이 개구리이며, 물에서 멀어진 양서류는 더 큰 도전을 하게 되어 뜨거운 햇살에 적응하면서 피부가 두꺼워졌고 피부로 호흡하지 않고 폐로 호흡하게 되었다. 양서류가 다시 악어, 거북 등 파충류로 변했으며 이중에는 거북처럼 다시 바다로 돌아간 종도 있다.
파충류 시대의 절정은 뭐니 뭐니 해도 공룡시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공룡은 아주 다양한 종들이 번창했는데 덩치가 아주 큰 것부터 아주 작은 것까지 실로 다양했다. 심지어 하늘까지를 장악했던 공룡이 왜 멸종했는지? 공룡의 멸종으로 지구에는 포유류의 시대가 열리고 인간이 등장하게 된 것인지 모른다. 만약에 공룡이 멸종하지 않았다면 인간은 아직도 제자리를 찾지 못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공룡 번식이 최대치에 이르렀을 때 운석의 충돌로 공룡은 멸종하였는데 다양한 이론들이 있기는 하지만, 멕시코의 유카탄 반도에 떨어진 운석인 칙술룹 크리에이터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이 운석은 지구에 충격뿐만 아니라 햇빛을 가릴 만큼 먼지를 발생시켜 식물은 광합성에 어려움을 겪었고 그로인해 초식동물이 멸종하고 이어서 육식동물의 생태계마저 파괴되어버렸다. 이로서 지구는 상상할 수 없이 변화되었고 대부분의 생명체가 사라졌다. 만약 운석이 아니었다면 공룡은 멸종하지 않았을 것이고 모르긴 해도 지금까지 공룡이 지구를 지배하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공룡이 멸종하기 이전에 공룡의 틈바구니에서 힘겹게 살아가던 포유류(哺乳類)는 몸집이 작았으며 주로 공룡이 잠든 밤에 활동했다. 2014년 중국에서 2억 3,500년∼2억 8,000년 전 포유류 화석이 발견되기도 했는데 이들은 쥐나 다람쥐 모양의 가냘픈 몸매로 나무 위에서 살아가기 적합한 꼬리와 손가락을 갖고 있었다.
포유류는 양서류나 파충류와는 다른 방식으로 종족보존의 방법을 갖고 있다. 어미가 먹이를 섭취해 젖을 통해 영양분을 나눠주는 방식인데 이것이 양서류나 파충류에 비해 좋은 방식인지는 모르겠지만 종족보존의 효과 면에서 새로운 방식인 것만은 틀림없다. 포유류 중에서 특히 영장류는 네 개의 다리 중에 앞다리는 이동하는 수단으로서 뿐만 아니라 도구를 사용하거나 무엇을 움켜쥐는데 사용하였고, 대부분의 포유류의 눈은 양옆에 있으나 유인원의 눈은 정면에 있어서 거리, 모양, 크기 등을 입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되었고 뇌의 크기 또한 다른 포유류보다 컸다.
초기에 유인원들은 주로 나무 위에서 살았는데 그만큼 나무 위가 안전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나무 위에는 과일이라는 먹을 것도 달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나무 위에서만 지내기에 뇌가 점점 더 발달했고 나무 위에서 편하게 지낼 수 없는 환경이 찾아오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바로 기후 변화 때문이었는데 엄청난 비가 쏟아지거나 거센 바람이 불 때 나무 위에서 살기가 불편한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나무에서 내려온 원숭이는 땅위를 걷기 시작했고 ‘서서 걸어 다니면 좋은 점은 멀리 볼 수 있다. 에너지 소비가 적다. 햇빛을 덜 받게 된다. 도구를 잡을 수 있는 양손이 생긴다’등 이점이 있었다.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나무에서 내려온 원숭이는 점점 인간이 되어갔다.
최초 인류의 조상은 약 500만 전 아프리카에서 살았던 것으로 보이고 이들을 ‘오스트랄로피테쿠스’라고 하는데, ‘남쪽의 원숭이’란 뜻이다. 이들은 다른 유인원보다 큰 뇌를 가졌고, 점점 팔은 짧아지고 다리는 늘어났다. 또 눈은 바닥을 보다가 점점 위쪽을 보게 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들의 척추 뼈는 곧게 펼쳐져 있지만 다른 유인원은 활처럼 굽어 있는 점이 다르다. 키가 29㎝에 불과한 이들은 현생인류의 조상으로, 미국의 도날드 요한슨이 발견한 이들의 화석은 39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살았던 것으로 비틀즈의 노래에서 딴 ‘루시’라는 이름이 붙었다.
인류의 조상을 표로 비교했다.
호모 종 | 시 기 | 특 징 | 비 고 |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남쪽의 원숭이) | 약500만년 전 →390만년 전 | 직립보행 | 아프리카 |
호모 하빌리스 (도구를 만든 인간) | 약223만∼ 140만년 전 | 뗀석기(초기 구석기) | 아프리카 |
호모 에릭투스 (똑바로 선 인간) | 약170만∼ 70만년 전 | 타제석기,불,의사소통,공동생활,학습능력 | 북경원인,자바인 |
호모 사피엔스 (슬기로운 인간) | 약20만∼ 2만8천년 전 | 털옷,가죽끈,가족단위생활, 채집활동 | 현생인류 직계 네안데르탈인- 크로마뇽인 |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 (슬기 슬기 인간) | 약5만∼ 1.5천년 전 | 방수부츠,돌화살,창,언어, 예술성 | 현세인류 |
현생 인류의 직계조상이라고 할 수 있는 호모 사피엔스는 유럽지역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과 같은 시기에 살았는데, 몸집은 네안데르탈인이 더 컸지만 호모 사피엔스가 던지고, 쏘는 도구를 사용한데 비해 이들은 주로 찌르는 도구를 사용했다. 사냥한 고기를 먹기도 했지만 죽은 동물의 사체를 먹기도 해 세균에 감염되었을 가능성으로 약 3만 년 전에 멸종해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의 유전자가 우리에게 남아있다고 하는데 이것은 네안데르탈인이 호모 사피엔스와 경쟁하면서도 서로 어울렸다는 것을 말해 주는 것이다.
네안데르탈인과 거의 같은 시기에 출현한 크로마뇽(5만년∼1.5천년)인은 돌화살을 장착한 창을 사용했고, 몸을 치장하거나 장식하고 발달된 뇌로 언어와 인지능력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유럽의 여러 벽화에서 잘 나타나 있는데 그들은 사냥할 때 무턱대고 돌멩이를 던지거나 함성을 지르지 않았고 서로 역할을 분담할 줄을 알았다.
이제 책을 덮을 때가 된 것 같다. 코로나 19로, 21대 총선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한 책읽기였지만 많은 새로운 것을 알게 했고 재미도 있었다고 생각된다. 저자는 말한다.
“빅뱅이 한 점에서 시작되었듯이 생명도 한 개의 작은 박테리아 세포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지금도 아주 작은 생명들이 우리 주위를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그것이 사람이라고 하여 위대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이라 하여 소중하지 않다는 인식은 인간을 중심에 둔 생각의 결과입니다.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은 ‘나’라는 중심에서 벗어나 생각하면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이 물음에 대한 답은 ‘우리’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라는 답은 지구 안에 있는 모든 생명체가 나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의 시작점이기도 합니다. 더 나아가 이 ‘우리’라는 답 안에 외계의 생명체도 포함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Who am I ? 에 대한 정답은 이제 여러분의 몫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