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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공자요건비해당결정취소
[제주지법, 2015.8.26, 2015구합5102]
【판시사항】
공군 군수사령부에서 수송지원반 반장으로 근무하던 군인 甲이 지게차 장비점검 과정에서 지게차가 오른쪽 발등으로 추락하여 발가락 압궤손상 등의 상해를 입고 전역한 후 국가유공자 등록신청을 하였는데, 특별자치도보훈청장이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국가유공자에 해당하지 않고 보훈보상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보훈대상자에 해당한다고 결정한 사안에서, 甲은 공상군경으로서 국가유공자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공군 군수사령부에서 수송지원반 반장으로 근무하던 군인 甲이 지게차 장비점검 과정에서 지게차가 오른쪽 발등으로 추락하여 발가락 압궤손상 등의 상해를 입고 전역한 후 국가유공자 등록신청을 하였는데, 특별자치도보훈청장이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직무수행 중에 부상을 입은 것이므로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국가유공자에 해당하지 않고 보훈보상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보훈보상대상자에 해당한다고 결정한 사안에서,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조 제1항 제4호
[별표 1] 제2호의 2-1은 공상군경의 기준 및 범위를 정하면서 장비·물자 등 군수품의 정비·보급·수송 및 관리 또는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위가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발생한 사고나 재해로 사망하거나 상이를 입은 사람을 정하고 있는데, 甲이 군수품인 지게차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당한 것이므로 요건을 충족하는 점, 지게차의 정비점검은 항공수송 물품 그 밖에 군수물품 수송을 위해 직접적으로 필요한 것으로서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甲은 공상군경으로서 국가유공자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6호, 제2항,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조 제1항 제4호
[별표 1] 제2호, 보훈보상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2호, 제2항, 보훈보상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조 제1항 제1호
[별표 1] 제1호, 제2호
【전문】
【원 고】
【피 고】 제주특별자치도보훈청장
【변론종결】2015. 7. 15.
【주 문】
1. 피고가 2015. 1. 7. 원고에게 한 국가유공자 비해당결정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주문과 같다.
【이 유】 1. 기초 사실
가. 원고는 1980. 4. 1. 공군에 입대하여 1980. 10. 1. 하사로 임관하였고, 2013. 10. 31. 준위로 전역하였다.
나. 원고는 공군 군수사령부 제○○수송전대 제△△공수지원대 □□수송지원반 반장으로서 2011. 3. 21. 09:30경 지게차(6,000파운드, 이하 ‘이 사건 지게차’라 한다)에 대한 장비점검을 진행하던 중 위 지게차에 엔진오일 및 유압 오일이 누유되고 있음을 발견하고, 다른 지게차(11,000파운드)로 이 사건 지게차를 들어 올리는 방법으로 누유 부위를 확인하기로 하였다. 그 과정에서 다른 지게차(11,000파운드)가 이 사건 지게차를 약 20㎝ 정도 들어올렸을 때 이 사건 지게차가 미끄러지면서 운행감독 및 유도를 하고 있던 원고의 오른쪽 발등으로 추락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우측 발가락뼈가 분쇄 골절되어 접합수술을 받았으나 원고의 제2, 4, 5번 발가락이 괴사되어 발가락 절단 수술을 받았고, 이 때문에 원고는 군에서 전역하게 되었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우측 족부 압궤손상, 우측 제1, 3, 4, 5 족지 원위지골 골절 및 제2, 3 중족골 골절(제2, 4, 5 중족지절 관절 절단술, 부분증식피술) 등의 상해를 입었으므로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국가유공자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 제6호에서 정하는 공상군경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국가유공자 등록신청을 하였다.
마. 피고는 2014. 5. 20.자 2014년 제116차 보훈심사회의 결과를 토대로 원고가 일반적인 작업 도중 상해를 입은 것으로 보아 2014. 5. 29. 원고가 국가유공자법 제4조 제1항 제6호에서 정한 국가유공자에 해당하지는 않으나, 보훈보상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보훈보상자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항 제2호(재해부상군경)에서 정한 보훈보상대상자에 해당한다고 결정하였다.
바. 이에 대하여 원고가 2014. 6. 9. 이의 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14. 8. 6.자 2014년 제187차 보훈심사회의와 2014. 12. 24.자 2014년 제318차 보훈심사회의에서 다음과 같은 이유로 종전과 마찬가지 결론으로 의결하자, 2015. 1. 7. 다시 원고는 국가유공자법 제4조 제1항 제6호에서 정한 국가유공자에 해당하지는 않으나, 보훈보상자법 제2조 제1항 제2호에서 정한 보훈보상대상자에 해당한다고 결정하였다(이하에서는 위 결정 중 원고가 국가유공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정한 부분을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 원고의 병상일지와 공무상병인증서에 따르면 창고작업 및 장비점검 중 지게차 낙하에 의한 부상으로 확인되는바, 이는 지게차를 이용하여 항공기 등 군수품을 직접적으로 정비, 보급, 수송 및 관리하던 중 부상을 입은 것이 아니라 수송지원을 위한 적하역 작업장비인 지게차 자체의 점검 중 부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되고, 단순 지게차 정비작업을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행위라고 볼만한 이유도 없음.○ 또한 원고가 직접 지게차를 운전한 것도 아니고, 지게차가 미끄러지면서 전면에서 운행감독 및 유도하고 있던 원고의 오른쪽 발등을 눌러 부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되어 통상적인 작업 중 부상에 해당하며 원고가 주의를 기울였다면 피할 수 있었던 부상으로서 위험한 직무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음. ○ 이를 종합하면, 원고의 상이는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등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입은 상이로는 보기 어려워 국가유공자법에 따른 국가유공자 요건에 해당하지 않으나, 이는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등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일상적인 직무수행 중 상이를 입은 것으로 판단되어 보훈보상자법에서 정한 공무수행 중 상이로 인정함.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갑 제2호증, 을 제1호증의 1 내지 3, 을 제2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가 부상을 당한 이 사건 사고는 군수품인 지게차를 정비하는 직무수행 중 발생한 것이다. 따라서 원고는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 중 부상을 입고 전역하였으므로 국가유공자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원고를 국가유공자가 아닌 보훈보상대상자로 결정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인정 사실
1) 원고는 2011. 3. 21. 우측 족부 개방성 골절을 동반한 압궤손상으로 진단받고, 2011. 4. 5. 제2, 4, 5 중족골 족지관절 절단상태, 우측 제1, 3, 4, 5 족지 원위지골 골절 및 제2, 3 중족골 골절 등을 포함한 발가락의 압궤손상 진단을 받았고, 이에 따라 같은 날 제2, 4, 5 중족지절 이하 절단술을 받았다.
2) 원고는 2011. 5. 2. 위 증상으로 국군대구병원에 입원하였는데, 위 병원에서 지속적인 창상관리 및 재활이 요구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3) 이후 원고는 제주대학병원에서 2011. 5. 4. 및 2011. 5. 11. 변연절제술, 2011. 5. 31. 부분증식피술의 피부이식술을 받고 개방성 창상에 대한 치료를 받은 후 2011. 6. 20. 다시 국군대구병원에 입원하여 안정을 취하였다. 원고는 2011. 11. 2. 국군대구병원에서 퇴원하였다.
4) 원고는 2011. 5. 4. 다음과 같은 내용을 발병원인 및 경위로 하여 발가락의 압궤손상으로 인한 공상 판정을 받았다.
2011. 3. 21. 09:30경 수송반 소외 1 중사가 공수반 장비점검을 위하여 항공수송 적하역 장비점검 및 배터리 교체 후 이 사건 지게차를 점검하고 엔진오일을 교환하려 지게차를 이동용 정비 도크에 올리려고 시도하였으나, 원고가 정비 도크가 노후하여 고정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지게차를 장비보관소에 재입고하였는데, 엔진오일 및 유압오일 누유가 발견되었다. 이에 누유 부위를 확인하고자 다른 지게차로 이 사건 지게차를 들어보기로 하고 운전자 소외 2 중사가 이 사건 지게차를 20㎝ 정도 들어 올리는 순간 이 사건 지게차가 미끄러지면서 전면에서 운행감독을 하면서 유도하고 있던 원고의 오른쪽 발등 위로 위 지게차의 좌측 앞바퀴가 추락하였음.원고는 2011. 3. 21. 10:45경 제주대학교병원으로 후송되어 진단 결과 우측 발가락뼈 분쇄골절로 판정되어 접합수술을 받았으나, 제2, 4, 5 발가락이 괴사되어 제4, 5 발가락 절단 수술을 받았음.
5) 국군대구병원 의사가 2011. 6. 20. 작성한 입원환자정보조사지에 따르면 원고는 2011. 3. 21. 오전 창고작업 및 장비 점검 중 지게차가 추락하면서 오른쪽 발등이 좌측 앞바퀴에 눌리는 사고를 당하여 119구조대에 의해 제주대학교병원으로 후송되어 우측 발가락뼈 분쇄골절 진단을 받고 접합수술을 받았으나 제2, 4, 5 발가락의 조직이 괴사되어 제4, 5 족지 절단술을 받았다.
6) 제주대학교병원 의사(정형외과)가 2012. 6. 14. 작성한 장애진단서에 따르면 2012. 6. 14. 현재 원고는 제2, 4, 5 족지의 중족-지골관절에서 절단상태, 우측 제1 족지의 중족-족지관절 15도, 지간 관절 0도, 우측 제3 족지의 중족-족지관절 0도 상태이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호증의 1 내지 4, 갑 제3호증, 을 제1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국가보훈관계 법령의 규정 체계와 내용
가) 국가유공자법 및 보훈보상자법이 2011. 9. 15. 개정 또는 제정되어 2012. 7. 1. 시행됨으로써, 국가유공자의 요건이 달라졌다. 즉, 개정 또는 제정 전과는 달리, 군인으로서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상이(공무상의 질병을 포함한다)를 입고 전역한 자는 국가유공자(공상군경)로 예우하고,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상이를 입고 전역한 자는 보훈보상대상자(재해부상군경)로 지원을 받는다.
나) 이때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상이(공무상의 질병을 포함한다)’는 군인 또는 경찰공무원이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 중 부상하거나 질병에 걸리는 것을 뜻하므로, 위 규정이 정한 상이가 되기 위해서는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과 그 부상·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기존의 질병이 교육훈련이나 직무수행으로 인한 과로나 무리 등이 겹쳐서 재발 또는 악화된 경우도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하나,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과 부상·질병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을 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7. 29. 선고 2005두3615 판결 등 참조).
2) 공상군경 국가유공자의 판단 기준
가) 국가유공자법 제4조 제1항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국가유공자, 그 유족 또는 가족은 이 법에 따른 예우를 받는다고 규정하면서 제6호에서 국가유공자의 하나인 공상군경(公傷軍警)을 ‘군인이나 경찰·소방 공무원으로서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상이(질병을 포함한다)를 입고 전역하거나 퇴직한 사람으로서 그 상이정도가 국가보훈처장이 실시하는 신체검사에서 상이등급으로 판정된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제2항은 제1항 제6호의 국가유공자의 요건에 해당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과 범위는 전투 또는 이에 준하는 직무수행의 범위,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과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의 관련 정도, 사망하거나 상이(질병을 포함한다)를 입게 된 경위 및 본인 과실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유공자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제4호는 법 제4조 제1항 제6호에 해당하는 사람을 [별표 1] 제2호의 2-1부터 2-8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상이자로 규정하고 있고, [별표 1] 국가유공자 요건의 기준 및 범위 제2호는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사망하거나 상이를 입은 사람(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으로 인하여 질병이 발생하거나 그 질병으로 사망한 사람을 포함한다)을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그 세부 항목으로 2-1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직무수행(이와 직접 관련된 준비 또는 정리행위, 직무수행을 위하여 목적지까지 이동하거나 직무수행 종료 후 소속부대 등으로 이동하는 행위를 포함한다)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발생한 사고나 재해로 사망하거나 상이를 입은 사람을 규정하면서 다시 (가)목에서 “군인(군무원을 포함한다)으로서 경계·수색·매복·정찰, 첩보활동, 화생방·탄약·폭발물·유류 등 위험물 취급, 장비·물자 등 군수품의 정비·보급·수송 및 관리, 대량살상무기(WMD)·마약 수송 등 해상불법행위 단속, 군 범죄의 수사·재판, 검문활동, 재해 시 순찰활동, 해난구조·잠수작업, 화학물질·발암물질 등 유해물질 취급, 인명구조·재해구호 등 대민지원 또는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위”를 규정하고 있다.
나) 반면 보훈보상자법 제2조 제1항 제2호는 재해부상군경을 군인이나 경찰·소방 공무원으로서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상이(질병을 포함한다)를 입고 전역하거나 퇴직한 사람으로 규정하면서 제2항에서 보훈보상대상자의 요건에 해당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과 범위는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훈보상자법 시행령 제2조 제1항 제1호는 재해부상군경을 [별표 1]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망자 또는 상이자로 규정하고 있고, 다시 [별표 1]은 보훈보상대상자 요건의 기준 및 범위로 “국가유공자법 시행령 [별표 1] 제2호의 2-1부터 2-8까지의 직무수행 외의 직무수행(이와 관련된 준비 또는 정리 행위 및 직무수행을 위하여 목적지까지 이동하거나 직무수행 종료 후 소속부대, 근무지 등으로 이동하는 행위를 포함한다) 중 사고 또는 재해로 사망하거나 상이를 입은 사람”(제1호), “국가유공자법 시행령 [별표 1] 제2호의 2-1부터 2-8까지의 교육훈련 외의 교육훈련(이와 관련된 준비나 정리 행위 및 교육훈련을 위하여 목적지까지 이동하거나 교육훈련 종료 후 소속부대, 근무지 등으로 이동하는 행위를 포함한다) 중 사고 또는 재해로 사망하거나 상이를 입은 사람”(제2호) 등을 각 규정하고 있다.
3) 이러한 관계 법령의 규정 체계와 내용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공상군경으로서 국가유공자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이 사건 사고가 장비·물자 등 군수품의 정비·보급·수송 및 관리와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위가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발생한 사고인지가 해명되어야 한다.
4) 위 기초 사실과 인정 사실에 나타난 사정은 다음과 같다.
① 국가유공자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제4호 [별표 1] 제2호의 2-1은 공상군경의 기준 및 범위를 정하면서 장비·물자 등 군수품의 정비·보급·수송 및 관리 또는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위가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발생한 사고나 재해로 사망하거나 상이를 입은 사람을 정하고 있을 뿐, 군수품을 직접적으로 정비·보급·수송 및 관리하다가 발생한 사고나 재해로 한정하고 있지 않다. 즉, 군수품의 정비·보급·수송 및 관리 또는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위가 다른 원인의 개입 없이 바로 사고나 재해로 이어졌다면 위 요건을 충족한다고 보아야 하고, 피고의 주장과 같이 이를 군수품 그 자체에 직접 관련된 행위에 한정할 필요는 없다.
원고가 당한 이 사건 사고는 군수품인 지게차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지게차가 전방에서 위 정비 과정을 총괄하면서 지게차의 운행을 감독하고 유도하고 있던 원고의 발에 추락하여 원고가 부상을 당한 것이므로 위 요건을 충족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② 만약 피고의 주장과 같이 위 요건을 군수품을 직접적으로 정비·보급·수송 및 관리하던 중 부상을 입은 경우에 한정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지게차는 군수품에 해당한다. 피고는 이 사건 지게차는 수송지원을 위한 적하역 작업장비로서 군수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이나, 이와 같이 해석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
③ 피고는 이 사건 지게차의 정비점검은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지게차의 정비는 항공수송 물품 그 밖에 군수물품 수송을 위해 직접적으로 필요한 것으로서 그 정비행위는 원고의 직무 범위에 당연히 포함되고, 원고가 그 직무 범위 내에서 행한 임무 수행 중 사고를 당한 이상 위 지게차의 정비점검은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만약 피고와 같이 항공기 등 군수품을 직접적으로 정비·보급·수송 및 관리하는 경우에는 위 요건에 해당하는 반면, 지게차 정비작업은 위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게 되면, 맡은 업무에 따라, 그리고 임무 수행의 대상에 따라 국가유공자에 해당할 수 있는 직무 범위가 현저하게 달라져 국가보훈대상자 사이에 형평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국가보훈 기본법, 국가유공자법, 보훈보상자법의 입법 목적에 위배된다.
④ 피고는 이 사건 사고는 원고가 통상적인 작업 중 당한 것이므로 국가유공자로 인정하기 위한 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주장하는 ‘통상적인 작업’의 의미와 그 범위가 불명확하다. 또한 앞서 살펴본 국가유공자법에 따르면 국가유공자에 해당하는지는 그 업무가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인지를 근거로 판단하여야 하지, 그 업무가 통상적인 업무인지를 근거로 하는 것은 아니다.
⑤ 나아가 피고는 이 사건 사고는 원고가 주의를 기울였다면 피할 수 있었던 것이므로 원고의 과실이 개입되었기 때문에 원고를 국가유공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지게차에 누유가 발생하였는데, 정비 도크가 노후하여 위 지게차를 고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 누유 부위를 확인하기 위하여 다른 지게차로 이 사건 지게차를 들어 올려 확인하다가 이 사건 지게차가 추락한 것은 원고로서는 예측할 수 없었던 사고로 보이고, 그 과정에서 원고의 어떠한 부주의가 개입된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 과정에서 원고에게 과실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5)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부상은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에 입은 것으로서 그 때문에 군에서 전역한 원고는 공상군경으로서 국가유공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다만 원고가 최종적으로 국가유공자로 등록될 경우 몇 등급에 해당할지는 국가보훈처장이 실시하는 신체검사에서 판정되는 상이등급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관계 법령: 생략]
판사 허명욱(재판장) 이승훈 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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