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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산업용 로봇에서 레스토랑 서빙이나 헬스케어에 쓰이는 서비스로봇, 그리고 인간의 형태를 한 휴머노이드까지. 로봇은 더 이상 공상과학의 산물이 아니다. 로봇 공학(로보틱스)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커지고 있고 제조업 중심의 국내 산업계에 로봇의 도입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더벨은 산업으로서의 로봇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 그리고 어디로 발전해 나갈 것일지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7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로봇은 특정한 업무를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계를 말한다. 산업현장에서는 간단하지만 위험한 반복작업을 수행하는 로봇이 이전부터 활용돼 왔다. 1961년 미국 완성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가 자동차 조립라인에 최초의 산업용 로봇 ‘유니메이트’를 도입한 이후 산업용 로봇은 그 용도가 운송, 절삭, 주물, 압착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로봇 공학(로보틱스)의 계속되는 발달과 로봇 수요처의 확대 등으로 이제는 로봇 자체가 하나의 산업으로 받아들여지는 단계다. 국내의 경우 이전까지 학계나 중견·중소기업들이 로봇 산업을 이끌어왔다면 이제는 대기업들도 로봇에 시선을 돌리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코스닥 상장사 레인보우로보틱스에 590억원의 지분투자를 결정하면서 로봇 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단순 산업용 로봇에서 협동로봇, 서비스로봇, 그리고 사람들이 흔히 로봇 하면 떠올리는 인간과 같은 모습에 전기적 에너지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기계, 즉 휴머노이드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국내 선진기업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투자한 미국 로봇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이미 유튜브 영상 등 각종 광고를 통해 잘 알려져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휴머노이드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했을 뿐만 아니라 4족보행 로봇, 물류로봇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HD현대그룹(옛 현대중공업그룹)과 두산그룹은 각각 계열사 현대로보틱스와 두산로보틱스를 통해 로봇 산업을 직접 진행하는 대기업집단이다. 현대로보틱스는 국산 가운데에서는 가장 성능과 신뢰성이 높은 산업용 로봇 제작사라는 평가를 받으며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의 분야에서 글로벌 톱5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밖에도 LG전자와 KT는 인공지능에 기반을 둔 다양한 로봇 솔루션을 갖추고 서빙, 호텔, 헬스케어 등 서비스로봇의 영역에서 라이벌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한화그룹도 한화정밀기계와 비전넥스트를 중심으로 그룹이 영위하는 다양한 사업분야에서 로봇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이처럼 로봇에 주목하는 이유는 가장 먼저 산업적 성장 가능성을 들 수 있다. 글로벌 상위 제조업 국가들은 대부분 선진국이다. 인건비가 갈수록 높아질 뿐만 아니라 3D업종을 기피하는 흐름 탓에 산업현장의 인력도 갈수록 부족해지고 있다. 이를 로봇이 채우고 있기 때문에 로봇의 수요는 증가하고 관련 시장도 커질 수밖에 없다.
(자료=프리시던스 리서치)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리시던스 리서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포함한 세계 로보틱스 시장의 규모가 2021년 795억달러(98조원가량)에서 2030년 2256억달러(279조원가량)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 평균 12.3%의 성장률이다.
지분투자 방식이 아니라 직접 로봇사업을 진행하는 기업집단의 경우 기존 사업에 로보틱스 역량을 접목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다.
예를 들어 HD현대그룹의 경우 조선업을 포함한 중공업을 본업으로 영위하는 만큼 선진국의 인력 부족 흐름에 크게 노출돼 있다.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사장은 조선업의 다양한 업무들을 전산화·자동화한 스마트조선소의 실현을 꿈꾸고 있으며 로보틱스 역량은 여기에 필수적이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공학을 활용해 추가 사업의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 지난해 계열사 생산현장에서 시범 운영한 웨어러블 로봇 벡스(VEX)와 첵스(CEX)가 대표적이다. 동시에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개인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추후 지배구조 개편의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도 재계에서는 바라보고 있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로봇에 투자하는 이유가 각양각색인 만큼 로보틱스 산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로봇이라는 ‘산업 테마’의 관점에서 접근하기보다 개별 기업에 대한 분석이 더욱 중요하다고 업계에서는 입을 모은다.
로봇회사 관계자는 “로봇이라는 한 단어로 뭉뚱그리기에는 로봇의 용도가 다양하고 용도에 따른 형태나 필요한 개발능력, 시장의 발전 양상도 제각기 다르다”며 “대기업의 투자를 받거나 대기업집단에 소속된 기업의 경우에는 투자자나 기업집단의 의향에 따라 향후 연구개발의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로봇은 시장뿐만 아니라 기업에 대한 이해가 특별하게 요구되는 산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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