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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무슨 뜻이지? 잠시 후 ‘탐정’들은 결정적 단서를 찾는다. 단서는 바로 벤츠 앞에서 끊어져 있는 스키드마크들이다.
얘기인즉 이렇다. 한 운전자가 빠른 속도로 도로를 질주하다 문득 10m앞에 주차된 은색 승용차를 발견한다. 그는 ‘와!’라는 감탄사와 함께 그만 ‘끼익∼’ 급브레이크를 밟고 만다. 그리고 단지 그 ‘아름다운 차’를 보기 위해 무수한 차들이 이 과정을 반복한다. 광고는 벤츠가 ‘달려가다 급정거해 살펴볼 정도로’ 매력적인 차임을 드라마틱한 사진 한 장으로 응축했다.
하지만 진정한 광고계의 고수들은 ‘장군’을 받으면 ‘멍군’을 칠 줄 안다. 벤츠의 맞수 아우디는 벤츠의 인쇄광고를 패러디해 TV광고로 만들었다(벤츠광고를 둘러싼 오른쪽 사진들). 첫 장면은 주차돼 있는 아우디를 보기 위해 급정거하는 차들.
잠시 후 아우디가 주차장을 떠나고 그 자리에 은색 벤츠 한 대가 들어온다. 광고의 마지막 컷은 앞에서 보았던 벤츠광고와 똑같은 장면. 벤츠는 다만 아우디의 명성을 빌렸을 뿐이라는 것이 핵심이다. 무고한 벤츠는 그 수많은 스키드마크를 만들어낸 누명(?)을 쓰게 되는 것이다.
벤츠가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응축해 인쇄광고를 만들었다면 아우디는 인쇄광고를 뒤집어 자기들의 이야기로 탈바꿈시킨 셈이다. 아우디 광고를 보고난 벤츠 사장의 표정은 어땠을까? 사실 비교광고가 제한된 우리 여건으로 볼 때 이런 광고는 낯설고, 또 유교적인 정서엔 점잖치 못한 ‘여우짓’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것이야말로 크리에이티브의 묘미가 아닐까?
임 현 빈(대홍기획 CR본부 국장)
첫댓글 아우디 쿠페.. 내가 좋아하는차^^
세상엔 머리 잘 돌아가는 놈이 너무 많어...너무 멋있잖아..벤츠와 아우디의..저...으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