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95.
오를 수록 나쁘고
떨어질 수록 기쁨이 되는 이 성적은
평균이 없다.
오로지 바닥만 있다.
하한가 보다 더 무거운
저울의 눈금은
눈썹을 치켜뜬 복수의 여신처럼
나의 얼굴을 향해 손가락질을 세운다.
멀리 목욕탕 테레비에 나온 8등신 시대의 앞에서
나의 시대는
그냥 등신일 뿐이다.
그만 좀 처먹어라.
그래 그만 좀 처먹자.
다섯 시간을 버티면.
어느새 꼬로록
돼지같은 배꼽 알람 소리.
샤일록이 배를 째준다면
출혈없이 내 배를 째주어 지방을 흡수해 준다면
난 그에게 기꺼이 내 재산의 반을 나누어 드리리.
꿀꿀대며 짖어대는 상념을 뒤로하고
다시 또 달콤한 초코 케익에 손을 얹는다.
그래 운동하면 되잖아.
무조건 긍정적인 마인드.
아마 하늘에 계신 나의 아버지께서
나의 기도를 들어 주실꺼야.
먹고도 운동 안하고
건강하게 살 빠지게 하소서.
그리고 그 어떤 의학적 질환이나 그에 따른 처치 없이도
날씬하게 만들어 주소서.
하지만 라면앞의 식사전 기도에
아버지께선
천사를 시켜 낮에 줍게하신 이천원으로
엿이나 바꿔 먹으라며 다시
야식의 유혹에 들게 하셨다.
그래 이건 주님의 뜻이야.
하지만 가게 나가기 귀찮아서
악마인지 수호천사 인지 모를 이끌림에
이불을 덮고 그냥 자버린다.
하느님과 작별한 오늘 밤이 지나
다시 내일이면
저울의 성적은
또 하루를 헛살았다며
다이어트 제 삼일의 에프 학점을 때리며
세 번째 학사 경고를 날리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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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공지를 안 읽으셨나봐요.
재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