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런 입사 한 달 만에
'귀하에게 새 직장을 알아볼 시간 2주를 드리겠습니다.'
"왜요? 왜요?"
"그걸 꼭 설명해 줘야 아니?"
마지막 퇴사일에 나온
이 깨끗하고 빌어먹을 회사 건물의 회색 빛 하늘 아래
울고 싶은 구름도 날 보고는 뿌려줄 눈물 따윈 없는지
꽉꽉 얼어버린 찢어진 서류 종이 더미를 내게 마구 뿌려 댄다.
"꺼져 버려! 이 회사의 암적인 존재."
이 말을 부드럽게 타이르며 돌려 말하시는 인사부장님.
'그래요 씨,발. 내가 나가면 돼지.'
까닭없이 날 불러 술 한잔 하자기에,
나는 인사부장이 뭐 하는 인간인지도 모르고
좋다고 따라 나갔더랬지요.
술 한잔 하며 돌려차기 맞듯
턱주가리가 와장창 구안와사 맞을
이 해고 통지를 받고 돌아서는 이순간,
저승이 날 새끼 악마로 고용해 준다면
기꺼이 지옥에 가러 호수에라도 빠지고 싶어서
강바람을 처 맞으며 참이슬을 서리가 내리도록 시린 참이슬을
쫙쫙 빨아 제끼는 데.
근데 씨,발.
호수물이 너무 차가워.
손을 댔다가
119에 전화를 건다.
"김문숩니다.
도지사 김문숩니다."
"공공 서비스에 장난을 거시면 안 됩니다.
용건을 말씀해 주셔야죠."
그래 넌 직업이 있다 이거지.
난 직업도 잃은 꿈도 잃은 그런 삼류 허접 쓰레기 인생이다.
"자살할 것 같아요.
자살자 상담 서비스 부탁 드려요."
진지해진 소방관이 내게 위치 추적을 하고
호수 앞에 실업자는
빠져 죽기는 너무 추운 호수 앞에서 다른 회사 건물 일층 로비로
걸음을 옮긴다.
자살 방지 상담원과 3시간을 신세 한탄을 한 후,
전화를 끊으며 나는 외쳤다.
"씨,발 근데 막차 끊겼네."
|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슬픈데 웃긴...ㅋㅋㅋㅋ
아 이시는 지금 읽어도 최고로 웃깁니다..